[시사뉴스 강신철 기자]'이태원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된 미국인 아더 존 패터슨(36)에 대한 첫 재판이 8일 열린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심규홍)는 이날 오전 10시30분 살인 혐의로 기소된 패터슨에 대한 1차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한다. 이날 재판은 중앙지법 서관 417호 대법정에서 열린다.
이태원 살인사건이 발생한지 18년만이자 패터슨이 미국으로 도주한 뒤 16년만에 이 사건의 실체를 규명하기 위한 심리가 이날 1차 공판준비기일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진행된다.
이 사건 쟁점은 사건 당시 함께 있었던 한국계 미국인 에드워드 리(36)가 범인이라는 패터슨의 주장이 인정되는지, 검찰이 재판부에 제시한 증거가 받아들여지는지 여부 등이다.
첫 재판부터 패터슨의 유죄 입증을 두고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검찰은 지난 2011년 '이태원 살인사건' 수사 및 기소를 맡았던 박철완 부장검사(43·사법연수원 27기)를 공소유지를 맡은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이철희)와 함께 재판에 투입한다.
검찰은 아울러 당시 패터슨을 체포한 미국 CID(미군 범죄 수사대)의 수사기록을 이 사건 재판 증거로 제출하는 방안 등을 논의했다.
검찰은 또 사건 당시 패터슨과 함께 있었던 리가 한국에 머물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이 사건 증인으로 신청할 예정이다. 재판 진행 상황에 따라 사건이 발생한 이태원 햄버거 가게에 있었던 패터슨의 친구 일부를 증인으로 신청할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사건 발생 이후 오랜 시간이 흘렀기에 관련자 진술의 신빙성이 입증되는지, 현장에서 발견된 '혈흔'에 대한 상반된 주장 중 어느 주장이 사실과 일치하는지 여부 등 사건의 실체를 규명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패터슨의 변호를 맡은 오병주(59·14기) 변호사는 "지난달 23일 패터슨과 처음 접견했고 기록열람도 하지 못해 변론을 준비할 시간이 촉박하다"며 "이 사건 재판 당일에 다른 재판 일정이 겹치기도 해 재판부에 기일변경을 요청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당초 지난 2일 열리기로 했던 패터슨에 대한 살인 혐의 1차 공판준비기일을 8일로 연기됐다. 재판부는 "국민적인 관심이 집중되는 중요사건인 만큼 사안의 중요성을 감안했다"며 "검찰과 패터슨 양측에서 충분히 사전 준비를 거쳐 구체적이고 충실한 심리가 이뤄질 수 있도록 기일을 변경했다"고 기일 변경 이유를 설명했다.
패터슨은 1997년 4월3일 오후 10시께 서울 이태원 소재 한 햄버거 가게 화장실에서 한국계 미국인 리와 함께 대학생 조모(당시 22세)씨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패터슨은 지난달 23일 입국해 “나는 언제나 그 사람(리)이 죽였다고 알고 있다”며 자신의 혐의를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