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승리 기자] 금호산업 매각가(우선 매수청구권 행사가격)이 확정되면서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재건도 현실로 다가서고 있다.
금호그룹은 18일 "채권단에서 최종 공식 가격을 전달받으면 그룹의 공식 견해를 밝히겠다"고 전했다. 공식 입장은 아니지만, 그룹 내부에서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우선 매수청구권 행사를 기정사실로 하는 분위기다.
한때 4000억원에 달했던 가격차가 181억원으로 줄어든 만큼 박삼구 회장이 금호그룹의 사실상 지주회사인 금호산업에 대한 우선 인수청구권 행사를 거부할 우려는 낮다는 이유에서다.
박삼구 회장은 채권단 지분 50%+1주에 대한 우선 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면 금호타이어를 제외한 아시아나항공 등 그룹 계열사 대부분을 회수하게 된다.
역으로 채권단 제안을 거부하면 6개월간 청구권 효력이 상실, 제삼자 매각이 이뤄져 계열사 대부분을 잃을 수도 있다.
채권단은 조만간 박삼구 회장에게 매각 조건을 공식 전달할 예정이다. 채권단 내부에서도 박삼구 회장의 우선 매수청구권 행사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모양새다. 9월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한 후 연내 매각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언론 등을 통해 보도되는 만큼 박 회장이 시간을 끌지 않아 보인다"며 "올해 안에 모든 매각 절차가 마무리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채권단과 박삼구 회장은 금호산업 매각가를 놓고 신경전을 벌여왔다. 채권단은 협상 초기 1조218억원을 제시했으나 박삼구 회장은 6503억원을 주장했다. 채권단이 거부하자 박삼구 회장이 7047억원을 수정 제안했고 채권단이 7228억원을 매각가로 확정, 통보했다.
박삼구 회장이 우선 매수청구권 행사를 결정하면 금호타이어 매각 논의도 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박삼구 회장은 사재 출연으로 금호타이어 우선 매수청구권도 확보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