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승리 기자] 국내 원자력발전소에 폐연료봉(사용후 핵연료)이 1828만개나 저장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민 3명 당 1개꼴인 셈이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인 유승희(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이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12월 기준 우리나라에 폐연료봉이 1828만5628개 저장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1일 밝혔다.
전체 총 저장량 52만2732다발 가운데 40만7323다발이 저장돼 있어 총 78%가 이미 찬 것으로 나타났다. 원전 부지별로는 고리원전과 월성원전이 각각 82%, 78%로 높았다. 원전 호기별로는 고리3호기 저장율 91%, 한울1호기 90%, 한울2호기는 무려 98%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3기 가동 원전 중 7기가 80% 이상 저장율을 보여 우리나라의 폐연료봉 처리를 위한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용후 핵연료는 매우 강한 방사능을 방출하는 고준위 폐기물로 우라늄과 플루토늄 등으로 구성돼 있다. 냉각시스템 마비나 대규모 지진 등 외부 충격이 발생할 경우 대량의 방사선이 누출될 위험성이 높다. 그럼에도 국내에 고준위 폐기물을 보관할 수 있는 방사능물질폐기장(방폐장)이 없어 각 원전 내 임시저장시설에 보관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4개 한수원 지역 본부의 23개 원전에 보관 가능한 핵연료는 총 52만2732 다발인데 이미 78%가 채워졌다. 매년 발생하는 사용후핵연료는 연간 약 800t으로, 임시저장시설을 아무리 늘려도 2024년부터는 연쇄 포화를 막을 방법이 없다는 게 유 의원의 지적이다.
유 의원은 "장기적으로는 위험한 폐연료봉을 1800만개나 안고 있는 만큼, 정부가 원자력 발전 비율을 감소시킬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며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