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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고두심 "내가 지향하는 엄마 연기해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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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준 PD "엄마 중심 가족극…밝고 진솔한 이야기 그려"

[시사뉴스 송경호 기자] "이 드라마를 하고 있는 게 굉장히 흡족합니다. 제가 생각했던 엄마, 제가 겪었던 엄마, 그리고 지향해야 할 엄마의 모습이 모두 드러나서 행복하게 촬영하고 있습니다."

배우 고두심(64)이 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의 한 음식점에서 진행된 KBS2 주말드라마 '부탁해요 엄마'(극본 윤경아·연출 이건준) 기자간담회에서 연기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이날 이건준 PD와 배우 김미숙(56), 유진(34), 이상우(35)가 참석했다.

 '부탁해요, 엄마'는 '집에서만 벗어나면 행복'이란 생각을 가진 딸과 진애(유진), '니들이 엄마를 알아? 내 입장 돼봐'라고 외치는 엄마 산옥(고두심), '난 누구보다 쿨한 시어머니가 될 거야'라고 마음먹고 있는 또 다른 엄마 영선(김미숙)이 만나 좌충우돌 가족이 되어가는 드라마다.

극 중 고두심은 임산옥 역을 맡았다. 그녀는 장남인 이형규(오민석)를 향한 애정이 깊지만, 둘째 딸 진애(유진)에겐 매정한 모습을 보여준다.

고두심은 "엄마의 경우 아들을 선호하면서도 딸이 궁지에 몰렸을 때 편을 드는 게 진정한 가족이라고 생각한다"며 "엄마는 언제든 자식을 위해서 뛸 수 있는 무기를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녀는 ""나는 종교처럼 어머니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며 "어릴 때 아픔이 있다. 돌아가시기 전에 무릎 꿇고 사죄한 적이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어머니께서 농사를 지으셨는데, 소가 연상이 되는 그런 어머니였다"며 "7남매였는데 학교에 회비를 내야 하는 상황이 오면 뒤로 밀려 학교에 회비를 늦게 내야했다. 돈이 없어서 집에 가서 짜증을 냈다. 어머니가 그날 장에서 돈을 마련해 학교에 오셨다"고 덧붙였다.

고두심은 "어머니가 축대 밑에서 힘든 표정을 지은 것과 짐을 짊어진 형상이 너무 창피했다. 어머니가 돈을 말아서 주시는데 얼른 빼앗아서 뒤도 안 돌아보고 달려갔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 때 잘못했다는 것을 느꼈는지 어른이 된 어느 날 무릎 꿇고 '철이 없어서 그랬다'고 사죄했다"며 "어머니 돌아가시기 전에 바닷가를 보면서 '나는 엄마가 너무 좋다. 내가 자식을 두고 부모가 되어보니까 굉장히 힘들더라. 엄마와 또 인연을 맺고 싶은데 엄마가 엄마 역할이 너무 힘들면 내가 엄마를 할테니까 엄마가 내 딸을 해달라'고 말했었다. 당시 엄마가 아무 말 없이 손에 힘만 꼭 주셨다. 그 때 엄마가 주셨던 힘을 생각하면서 지금까지도 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이야기를 들은 김미숙과 유진은 눈물을 쏟았고 기자회견장은 순식간에 눈물바다가 됐다.

김미숙은 "오늘 이 자리에 독립해서 사는 기자들도 있을테고, 엄마 밥을 먹고 사는 기자들도 있을 것"이라며 "독립해서 살면, 실제 엄마가 되어보면 고두심 선배님이 하신 이야기를 잊지 못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엄마는 참 고단한 직업인 것 같다"며 "아들과 딸이 한 명씩 있는데 이제 둘 다 중학생이다. 어릴 때보다 손이 많이 가는 때이고, 요즘은 우리가 자랄 때처럼 그냥 놔두면 알아서 자라는 세대가 아님을 절감하고 있다. '어떻게 하면 좋은 엄마가 될 수 있을까' '요즘 같은 세상에 어떻게 하면 좋은 성품으로 행복이 뭔지 아는 아이로 키울 수 있을까' 등을 고민하는데, 이번 작품을 통해 고두심 선배님한테 많은 걸 배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미숙은 오는 5일부터 첫 방송되는 MBC 주말드라마 '엄마'와의 경쟁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내비쳤다. 극중 김미숙은 아들 강훈재(이상우)를 홀로 키운 여장부로, 진애(유진)의 미래 시어머니가 될 황영선 역을 맡았다.

김미숙은 "타 방송사의 새로운 엄마도 기대하지만 우리가 더 잘될 것 같다는 자신감이 있다"며 "우리 식구끼리 똘똘 뭉쳐서 다른 엄마의 모습을 틀림없이 보여줄 것이다. 저희 드라마에는 두 엄마가 등장한다. 지고지순한 가족 사랑의 엄마, 자신과 자식 인생을 별개로 생각하는 두 엄마의 모습을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유진은 극 중 산옥의 둘째 딸이자 패션회사 대리 진애 역을 맡았다. 그녀는 지난 4월 딸을 출산한 이후 4개월 만에 드라마에 복귀한 소감을 밝혔다. 그녀는 "극 중 엄마와 진하게 연기하는 것은 처음"이라며 "엄마가 된 후 작품을 해서 어떤 엄마가 되어야 할지 고민하고 있고, 내 엄마에 대해서 더 많이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상우는 극 중 건축사무소를 운영하는 건축가로 솔직담백하고 유쾌한 성격의 강훈재를 맡았다. 그는 사랑하는 이진애(유진)와 행복한 결혼 생활을 꿈꾸지만 아내와 어머니 황영선(김미숙) 간에 불거진 고부 갈등의 중심에 서게 된다.

이상우는 "이진애(유진)와 연애를 시작하게 된다. 엄마가 서운해할 것이다"며 "엄마가 사랑을 자제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이건준 PD는 "그동안 KBS 주말극은 전체적으로 가족을 위주로 했다"며 "최근에 성공했던 드라마들 '내딸 서영이' '가족끼리 왜 이래' 등은 아버지 중심의 이야기였다. 그래서 이번에 엄마 중심의 이야기를 좀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엄마 중심의 이야기를 옛날처럼 칙칙하고 어둡게 하기보다는 밝고 유쾌하게 그리려고 노력했다"며 "인물들이 정직하게 나오고, 막장은 하지 말자고 했다. 진솔한 가족의 이야기, 감정을 흔들 수 있는 이야기를 해보자는 취지로 기획했다. 그런 방향으로 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부탁해요, 엄마'는 세상에 다시없는 앙숙 모녀인 산옥과 진애를 통해 징글징글하면서도 짠한 모녀간 애증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매주 토, 일요일 오후 7시 55분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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