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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아내가 뿔났다' 이진민 PD "'내가 저럴 때가 있었는데'라는 생각 꼭 해봤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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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송경호 기자] "기획의도에서 생각했던 장점들이 다 담기게 돼서 연출하는 입장에서 재미있었던 것 같습니다. 생각하지 못했던 변수가 작용하지 않고 '이랬으면 좋겠다'가 모두 이뤄졌어요."

이진민 채널A '아내가 뿔났다' PD는 최근 서울 상암동 DDMC(동아디지털미디어센터) 한 스튜디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아내가 뿔났다'는 아내가 '이상형의 남자'인 드림맨과 가상의 부부로 살아보는 프로그램으로, 방송 2회 만에 종편 금요일 전체 시청률 1위를 기록하는 등 최고 화제작으로 떠올랐다.

 '아내가 뿔났다'는 남편이 몰랐던 아내의 속마음을 알게 해주는 부부리얼 관찰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다. 박미선·이봉원, 이혜정·고민환, 김정민·루미코, 박해미·황민 부부가 출연한다.

1회 방송에서는 개그우먼 박미선이 배우 최필립과 함께 가상결혼 생활을 하는 모습, 2회 방송에서는 요리연구가 이혜정과 배우 김병세의 가상 부부 생활이 전파를 탔다.

이어진 3회 방송에서는 '하이킥' 커플 박해미·정준하의 가상 부부 생활이 공개됐으며, 4회 방송에서는 김정민 아내 루미코와 배우 노민우의 가상 부부 생활이 그려졌다.

이 PD는 "기획의도랑 프로그램 방향성이 달라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번 프로그램은 기획의도대로 진행돼서 기쁘다"며 "남편이 다른 남자를 만나서 즐거워하는 아내를 보고 질투를 느낄 수 있지만, '내 아내에게 저런 예쁜 미소가 있었구나'라는 감정을 느끼길 바랬다. '아내가 저렇게 웃는 여자였지' '옛날에 저 미소에 내가 반했지' 등 이런 감정을 느꼈으면 하는 마음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연예인들이라서 그런 감정을 느낄 수 있을까 걱정했었는데, 다들 짧은 시간에 몰입해서 그런 감정을 다 느끼셨다"며 "아내들이 좋아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었다. 그게 연출하는 입장에서 신기하고 재밌었다"고 덧붙였다.

그녀는 "프로그램을 하면서 '부부'라는 관계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단순한 게 아니라는 것을 느꼈다"며 "세월을 함께 보내온 사람이니 배우자의 다양한 면을 다 알고 있다. 그 다양한 모습 중에서 어떤 면을 이미 잊고 지내는 게 우리네 삶이다"고 말했다.

이어 "'아내가 뿔났다'에서 드림맨을 보고 아내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서 남편들은 '왜 나를 볼 때는 저 얼굴이 아닐까' 그런 생각도 할 수 있는 것 같다"며 "'물론 내가 그 자리에 있지 않고 다른 남자와 함께 있지만 '옛날에 봤던 그 여자'라는 걸 느끼길 바랬다. 옛날 앨범을 꺼내 보듯이 결혼생활을 되돌아보는 기회를 주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이진민 PD와의 일문일답.

-대학시절 교수님이 '연애는 회전문인데, 결혼은 미닫이문이다'라는 이야기를 하신 적이 있다. 나오는 문이 없어서 탈출하고 싶을 땐 문을 부수고 나와야 한다며, 신중히 생각하고 결혼하라고 조언해주셨다. 방송을 보면서 그 말씀이 많이 생각났다.

 "우리나라 이혼율이 굉장히 높다. 부부들이 살아가면서 어떤 일로 인해 싸우고 짜증내고 꼴도 보기 싫어한다. 급기야 갈라서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패턴들을 많은 가정들이 보이고 있다.

반대로 아무 일 없이 평생 사는 것도 너무 재미없는 일이다. 옆에 사람이 있는데 감정이 없거나 만날 때마다 어색하고, 아니면 양육 파트너이고 더 이상 상처 받기 싫으니까 마음을 차단해버리고 이렇게 몇 십 년동안 산다면 무서운 일이다. 우리 프로그램을 통해 배우자에 대해 관심도 갖고, 몰랐던 부분을 알게 됐으면 좋겠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결혼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선택이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이 프로그램이 부부 이야기와 가상 결혼생활을 담고 있지만, 외연을 넓혀보면 결혼제도의 의미에 대해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도 되는 것 같다.

 "결혼이 굉장히 부담스러운 제도인 것은 확실한 것 같다. 옛날에는 정략결혼을 했기 때문에 누가 누군지 모르는 상황에서 결혼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지 않으면 이상한 사람이 되고 조건을 따지게 됐다. 이 사람은 내가 선택한 사람이니까 백년해로를 해야 되고, 알콩달콩 살아야 한다는 의무감에 사로잡히게 됐다. 그게 사람을 굉장히 힘들게 만드는 것 같다.

예전에 정략결혼을 했을 때에는 서로 바라는 게 없고 사랑에 대해서는 '묻지마'라고 했으니 오히려 편했다. 지금은 사랑해서 만난 사람들도 계속 살다보면 옛날에 얼굴 모르는 사람과 첫날 밤을 맞이한 그 상태가 되어버리는 게 안타깝다.

그래서 마음에 안 들면 헤어지는데, 인간은 혼자서 살 수 없고 가정의 중심이 부부라고 생각한다. 결혼 제도가 인간의 본성에 반하는 제도라고 말하는 사회학자도 있는데, 그건 인간의 본성을 너무 표면적으로 봐서인 것 같다. 우리 프로가 이런 걸 다시 한 번 되짚어줬으면 좋겠다."

-기획 단계에서 어려움은 없었는지.

 "수많은 아이디어에서 이걸 프로그램으로 만들어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출연진 섭외가 어렵다든지 여타의 사정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

사실 남편들 설득이 힘들었다. 실제로는 전혀 과하지 않은데, 출연하기 전에는 프로그램 색깔이 과한지 그렇지 않은지 알 수가 없어서다. 지금은 남편들도 너무 재밌어 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또 시청자들이 프로그램을 어떻게 받아들일지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혹시라도 오해할까봐 1회가 나올 때까지 그 부분을 많이 신경썼다."

-드림맨의 역할은 무엇인가.

 "누군가를 만나 설레이는 마음은 처음에나 있는 일이다. 부부가 20년, 30년을 같이 살면 그런 감정도 없어지는 것 같다. 우리 프로가 '사랑'이라는 건 설레이는 감정을 뛰어넘어서 자꾸 서로 노력해주고 '예쁘다, 예쁘다' 해줘야 가정이 유지될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했으면 좋겠다.

그런 의미에서 드림맨은 부부 사이에서 화학 작용을 일으키게 하는 촉매제다. 한 때 사랑했고 귀여웠던 여자인데 지금은 집에서 서로 아무 말도 안 하고, 모바일 메신저로 대화하는 관계로 전락해버렸다. 드림맨을 통해 남편들이 옛날에 쫓아다녔던 그 아내를 떠올리게 되고, '이 때 예뻤었지' 하면서 서로 보듬어주는 관계로 바뀌었으면 좋겠다.

아내들은 드림맨이 단지 이상형이라서 좋아하는 게 아니다. 자기 이야기를 들어주고 마음을 써주기 때문이다. 부부 관계가 깨지면 사회도 깨진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이런 것들을 일깨워주는 프로그램이 많이 양산됐으면 좋겠다."

-부부와 드림맨 중에 누구를 섭외하는 게 힘들었는지 궁금하다.

 "부부를 섭외하는 게 힘들었다. 일단 남편들이 이 프로그램이 뭔지에 대해서 잘 이해를 못했다. 콘셉트를 다 설명해줬는데도 계속 물어봐서 '와이프가 어떤 사람인지 보면 돼요. 와이프가 지금까지 못 봤던 부분을 다른 사람이 가르쳐줄 거예요'라고 설명했다. 또 남편들에게 '무엇을 어떻게 해야 되는지 고민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저 아내만 지켜보면 된다'고 이야기해줬다."

-아내와 드림맨이 함께 하는 시간을 제한했다. 종소리와 함께 드림맨이 퇴장하는 게 인상 깊다.

 "처음에는 두 사람이 함께 있는 시간을 24시로 해야 될지 아니면 12시로 해야 되는지 거기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리얼리티는 보통 1박2일로 하는데, 우리 프로그램은 그렇게 할 수는 없지 않냐. 처음에는 12시에 종을 쳐서 신데렐라처럼 드림맨이 사라지게 하자고 했는데, 12시가 애매한 시간이었다. 낮 12시도 그렇고 밤 12시도 그랬다. 그래서 12시가 굳이 아니어도 '종을 칩시다'로 정했다."

-실제 녹화시간은?

 "아내와 드림맨이 뭘 하냐에 따라 시간이 조금씩 다르다. 드림맨이 요리해주고 같이 영화보는 것은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고, 캠핑 데이트는 시간이 좀 오래 걸렸다.

종을 언제 칠지에 대해 매번 회의를 하고, 철저하게 비공개한다. 가장 결정적인 순간에 종을 치는 게 포인트다. 종을 치는 순간 입장에 따라 반응이 다를 수밖에 없다. 남편들에게는 해방감을 주고, 아내들한테는 아쉬움을 안긴다. 시청자들에게도 아쉬움과 함께 웃음을 주는 것 같다."

-방송에서 아내가 남편에게 바라는 '위시 리스트'(Wish List)를 보면 평범하더라. 맛집에 가거나 영화 보는 것이어서 놀랐다.

 "나도 위시 리스트를 보고 좀 놀랐다. 아내들이 남편과 하고 싶은 게 거창하지 않았다. 네 사람 모두 다 별 거 없이 비슷해서 놀랬다. 이게 말이 되나 싶었다.

남편들이 연애할 때는 아내와 손 잡고 영화만 봐도 좋았고, 여자가 원하는 로맨스 영화를 같이 봐줬다. 하지만 결혼한 남자들은 돈 내고 로맨스 영화를 보는 것을 안 좋아한다. '뭘 그런 걸 하려고 그래' 또는 '인터넷에서 돈 내고 다운 받아서 보라'는 식이다. 그런 걸 안해주니까 원하는 것이다. 아내들은 아직도 로맨스를 원하는 것이다."

-방송에서 아내의 실상이 그대로 나오는 것 같다.

 "그동안 너무 자극이 없었던 것이다. 우리 프로그램때문에 아내들이 외모에 신경을 많이 쓰게 됐다. 현실적으로 아이가 생기면 육아에 신경을 쓰다보니 자기 자신을 돌아볼 여유가 없는 것 같다.

한편으로는 안쓰러운 마음도 든다. 물론 남편들이 잘못한 것이 아니다. 원래 전업주부의 삶이 그런 것이다. 특히 집에서 화장기 없는 얼굴로 지내는 아내들의 모습을 보면서 시청자들이 친근감을 많이 느낀 것 같다."

-시청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우리 프로는 이미 주사위가 던져진 프로그램이다. 처음에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기획할 때 이상으로 전달된 것 같아서 기쁘다.

결혼한 친구들로부터 '오늘 '아내가 뿔났다'를 보면서 맥주 한 잔 한다' '남편하고 이런저런 대화를 많이 하게 돼서 좋았다' 등의 이런 피드백들을 받았다. 특히 주변 사람들의 반응이 방송 1회 만에 오니까 보람되고 즐거웠다.

물론 제작진의 기획의도가 있지만, 사실 그 메시지는 받는 사람의 마음에 따라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시청자들에게 잊어버리고 있었던 옛날 감정을 느끼게 하고 싶다. '내가 저럴 때가 있었는데'라는 생각을 꼭 해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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