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승리 기자] 농심은 내수부진에 몸살을 앓고 있지만 일찌감치 해외로 눈을 돌려 성과를 내고 있다. 정부의 각종 규제와 강도 높은 가격인상 억제에 '선택과 집중'한 전략이 통한 셈이다.
27일 농심에 따르면 2000년 들어 라면은 본격적으로 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더했다.
농심은 2005년 미국 LA에 생산시설을 확보해 현지 시장뿐 만 아니라 인근 국가에 대한 수출에도 나섰다. 농심은 2003년 라면업계 최초로 연매출 1조원을 돌파하는 쾌거를 이뤘다.
농심은 지구의 지붕인 스위스 융프라우에서 지구 최남단 도시인 칠레 푼타아레나스까지 전세계 100여개 국에 라면을 수출하고 있다.
또 이 시기 라면시장은 고급화, 건강지향적으로 변모했다. 농심은 이에따라 라면의 미래를 기름에 튀기지 않은 건면에 있다고 판단, 2007년 부산 녹산공단에 '녹산공장'을 건립했다.
농심은 한국의 전통 면류를 산업화한다는 모토 아래 천연 식재료 그대로의 풍미를 살리는 건조공법인 '시브이디(Z-cvd)', 이탈리아 파스타 제조기술을 응용한 '네스팅(Nesting)' 공법 등 첨단 기술로 '둥지냉면', '후루룩국수', '후루룩칼국수', 등 새로운 제품을 시장에 선보였다.
2010년을 넘어서면서 농심은 한국라면의 세계화를 추진했다. 2012년 여수엑스포를 맞아 농심은 신라면블랙컵, 메밀온소바, 즉석곰탕 등 세계인의 입맛에 맞는 용기면을 개발해 이목을 끌었다. 2011년 출시된 신라면블랙은 세계 30여 국에서 신라면에 버금가는 인기를 얻으며 식품한류의 주역으로 자리잡았다.
또 2013년 농심이 미국 월마트와 직거래 계약을 성사시키며 미국 전역 3600여 곳의 월마트 매장에 라면을 직접 공급했다. 유럽에서도 영국 모리슨, 스위스 미그로스 등 메이저 유통업체와 잇따른 판매계약을 맺으면서 글로벌 행보를 더욱 활발히 했다.
특히 농심은 중국시장에서 최고 실적을 거두고 있다. 지난해 1억8000만 달러(한화 약 2000억원)의 매출을 기록, 전년 대비 28% 성장했다. 이는 농심 해외사업 매출액인 4억9000만 달러(한화 약 5500억원)의 37%에 해당한다.
농심은 지난해 초부터 '해를 따라 서쪽으로'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공격적으로 중국시장 공략에 나섰다.
기존 북경과 상해 중심의 동부 연안 대도시에서 서안, 성도, 중경 등 서부내륙지역의 신(新)시장 개척에 주력했다. 이를 통해 농심은 지난해 이들 서부내륙시장에서 특약점(농심 제품을 취급하는 중간도매상) 수를 2배 이상 늘리고, 매출도 2배 이상 신장시켰다.
중국에서 농심의 신천지 개발은 온·오프 시장을 가리지 않았다. 농심은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타오바오)를 중심으로 한 온라인 사업에서도 성과를 냈다. 진출 1년 만에 125%의 성장률을 보이며 안착에 성공했다.
여기에 별에서 온 그대 등 한류 드라마 열풍은 중국시장에서 한국 대표라면 '신라면'의 인기를 부추겼다. 농심은 상해 와이탄 신라면 옥외광고, TV광고, 버스 및 지하철 광고와 함께 최근 일반인 대상의 신라면 모델 선발대회 등을 개최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에 주력했다.
농심의 중국시장 공략은 올해 더욱 가속화된다. 농심은 지난해 말 중국사업부문을 대표이사 직속 조직으로 격상시키고, 중국전략팀을 신설하는 등 중국시장 공략을 위한 채비를 마쳤다.
농심은 96년 처음으로 중국 상해에 생산공장을 준공했고, 98년 중국 청도, 2000년 중국 심양에 생산기지를 건설하며 본격적인 해외진출길에 나섰다. 특히 신라면은 한국을 대표하는 한류제품으로 성장해 현재 전 세계 100여 개 국가에서 인기리에 팔리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올해 성장잠재력이 높은 화동지역(소주, 항주, 남경 등)내 판매조직을 강화하고 본격적인 영업에 나서는 한편 장기적으로는 사천성, 귀주성, 호북성, 호남성 등 서남부 지역으로도 판매망을 넓혀나간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