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승리 기자] "대학 강단에 서 보니 대다수 학생들이 대기업 취업을 선호하더군요. 안정적인 직장이라고 착각하는 거죠. 대기업은 끝없는 경쟁이 이뤄지는 치열한 곳입니다."
전북창조경제혁신센터의 양오봉 센터장은 센터에 합류하기 전에는 전북대 화학공학부 교수로 재직했다. 졸업을 앞두고 걱정하는 취업준비생들을 보며 안타까운 마음을 지울 수 없었다. 틀에 박힌 성적과 스펙쌓기에 공을 들이는 젊은 세대들에게 '개성'을 찾기는 힘들었다.
양 센터장은 "젊은 학생들에게 (취업하려면) 눈을 낮추라고 해서는 안 된다"면서 "대기업의 고용 정책이 바뀌는 게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젊은 세대들의 개성상실 이유는 '1등'과 '모범생'을 원하는 기업의 인력 확보 정책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창업 의지와 도전 경험을 가진 청년들을 뽑아야만 기업의 역동성도 높아진다"며 "본인 스스로 회사를 운영해보고 실패를 경험한 사람이 향후 회사에 기여도 많이 하게 된다"고 말했다.
양 센터장은 "향후 직장인들이 독립적으로 일을 계획하고 실천하지 않으면 글로벌 경쟁에서 생존하기가 어렵다"며 "나도 학생들에게 '창업에 성공하면 페이스북의 마크 주커버그나 구글의 래리 페이지가 되는 거고, 만약 실패하더라도 그런 꿈의 기업에서 일할 수 있게 된다'는 말을 자주 한다"고 했다.
양 교수가 센터장으로 직함을 바꾼 것도 이 같은 이유다. 창업 기회를 많이 제공함으로써 예비 창업가들이 활자로 배우기 힘든 것을 직접 경험하기를 바랐다.
전북창조경제혁신센터는 좋은 아이디어만 있으면 창업을 지원한다. 제품 완성과 시판에 그치는 게 아니라 효성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게 목표다. 양 센터장은 창업 기업의 글로벌 진출을 위해 직접 중국 투자가를 만나 수출을 도와주고 있다.
그 결과 현재 전북센터에 입주한 제이비드론코리아가 중국에서 20억 원의 투자를 받았다. 한옥마을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요식업 '치즈 명가'도 중국 진출에 시동을 걸고 있다.
양 센터장은 "우리나라는 대기업 브랜드와 명품 브랜드의 벽이 높지만, 중국은 제품이 좋으면 브랜드와 관계없이 성공할 수 있다"며 "한국 기업이라고 해서 한국에서만 승부를 보려고 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나라보다 수십 배 큰 시장이 있으면 그쪽으로 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양 센터장은 틈틈이 중국 기업인들을 만나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김포에서 북경까지 1시간 30분이면 간다"며 먼 거리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양 센터장은 2년 간의 임기 동안 전북센터를 중국 진출의 교두보로 만들 계획이다, 그는"창업한 지 5년이 됐지만, 아직 마케팅 포인트를 잡지 못하고 주저 앉는 회사들도 종종 있다"며 "그런 분들을 도와주고 중국과 매칭시켜주면 금방 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생존 가능성이 큰 기업을 도와주고 아이디어가 많은 사람의 성공적인 창업을 돕는 게 나의 업무"라며 "실업률이 10%에 육박하고 대학 평균 취업률이 54%를 웃도는 상황에서 창업을 일자리 창출의 돌파구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