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미 텍사스주에 거주하는 무슬림(이슬람교도)들이 신자를 묻을 장소를 찾고 있지만, 지역 주민들은 작은 시골 텍사스 마을에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음모라며 반발해 논란이 일고 있다.
텍사스주 콜린카운티의 파머스빌에 이슬람 공동묘지를 만들자는 제안이 나오자 지역 주민들은 이 프로젝트를 막기 위해 설득 작업에 나서고 있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이슬람 묘지에 대한 우려감이 깊어지고 있다.
이러한 반감은 지난해 텍사스주 일부 지역에서 일고 있는 반(反)이슬람 불신을 반영하는 것으로, 특히 이슬람 창시자 마호메트에 대한 풍자만화 경연대회 총격사건이 벌어진 갈란드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베들레헴 침례 교회의 데이비드 믹스 목사는 "우리가 우려하고 있는 건 이슬람의 급진적인 요소"라고 지역 언론 댈러스 모닝 뉴스에 말했다. 그는 (이슬람)묘지는 시에서 폭넓은 이슬람 확장을 위한 첫 걸음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슬람 묘지' 이슈는 파머스빌 시당국이 콜린 카운티의 이슬람 협회의 요청으로 35에이커(14헥타르)에 달하는 묘지 개발을 검토하면서 가열됐다.
이 지역에는 불교센터와 모르몬 교회가 있지만 주민들은 최근 회의를 열고 이슬람 묘지를 허용하는 것에 대거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이에 대해 파머스빌의 조 헬름베르거 시장은 묘지가 들어오는 것에 대한 주민들의 염려나 불신은 불필요한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슬람 묘지는 시의 개발 기준만 충족하면 승인이 이뤄질 것이라면서 미국이 종교적 자유를 기반으로 설립된 국가라는 점을 지적하면서 이슬람협회는 그저 매장 부지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 이슬람 묘지가 국가적으로 주목을 받게 된 건 2010년 뉴욕의 시드니 센터 마을에서 이슬람 교도들의 매장과 관련된 투표를 진행한 것이 계기였다. 당시 지역 당국의 책임자가 광범위한 비판을 받은 후에 중단됐다.
파머스빌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백인사회의 주민은 약 3500명으로 이들은 시장에게 비슷한 태도를 취하도록 압박하고 있다.
이슬람 묘지를 반대하는 이유는 이슬람의 매장 관행 때문이다. 이슬람은 전통적으로 사체를 관에 넣지 않고 묻는다. 파머스빌 주민들은 이러한 이슬람 관습으로 인한 건강 위험을 염려하고 있다.
파머스빌의 주민 트로이 고스넬은 "누군가 죽으면 그들(이슬람교도)은 그때 묻는다"며 "그들이 총에 맞아 죽었는지, 질병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 때문인지 알 수 없다"고 댈러스 지역방송 KTVT TV에 말했다.
반면 장례식 전문가들은 그런 걱정은 넌센스라고 일축했다.
칼릴 압두르 라시드 이슬람협회 대변인은 "잘못된 정보와 혼동이 비난을 부채질하고 있다"면서 "수의로 덮힌 시신은 관에 넣어 지하에 묻는다"고 댈라스 지역방송 WFAA TV에 말했다. 그는 묘지 확장 계획은 종교보다 인간의 존엄성과 더 관련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일부 주민들은 이슬람 사원이 들어서고 다른 이들은 훈련장이 들어설 것으로 생각하겠지만 우리는 확실히 묘지를 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댈러스 현지 이슬람단체의 간부인 알리아 살렘은 "텍사스 주 북부에는 5개의 이슬람 묘지가 있지만 공간이 협소한 편"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이슬람협회는 매장을 위한 공간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살렘은 AP 통신에 텍사스주 규정은 새로운 묘지가 들어설 수 있는 장소를 제한하고 있다면서 파머스빌은 몇 가지 옵션 중 하나로 부지 매입은 이번 주에 마무리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