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기철 기자] 부산 아이파크의 골키퍼 이범영(26)이 상대팀의 페널티킥 직전 고의로 잔디를 훼손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에 섰다.
문제의 장면은 지난 25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부산과 광주 FC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5에서 연출됐다.
광주는 0-0으로 맞선 후반 21분 상대 핸드볼 반칙으로 페널티킥을 얻었다.
비매너 행동이 시작된 것은 이때부터다. 이범영은 동료 선수들이 주심에게 말을 거는 사이 페널티 스팟 주위를 축구화 스파이크로 파헤쳤다. 수차례 발길질에 흙이 날렸다.
공교롭게도 키커 김호남의 페널티킥은 골대를 크게 벗어났다. 파헤쳐진 잔디에 발을 헛디딘 것이다. 김호남은 아쉬움에 뒤를 돌아봤지만 이미 상황은 정리된 뒤였다.
덕분에 실점을 막은 부산 선수들은 그라운드에 모여 환호했다. 한 수비수는 잔디가 훼손된 부근으로 와서 세러머니를 펼치기도 했다. 경기에서는 부산이 후반 44분 결승골로 1-0 승리를 거뒀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광주에서 보내온 영상을 토대로 28일 오전 심판평가회의에서 이범영의 행동에 대해 다루기로 했다.
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전날 경기평가회의에서는 관련 영상을 확보하지 못해 그냥 넘어갔지만 심판평가회의에서는 잔디 훼손에 대해 의논할 것"이라고 전했다.
심판평가회의 결과에 따라 이범영은 징계를 받을 수도 있다. 이 관계자는 "심판평가회의에 참석하는 심판위원들이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면 경기감독관들의 의견을 물은 뒤 상벌위원회에 회부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K리그 출범 후 이 같은 내용으로 징계를 받은 선수는 아무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