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이종근 기자]출장 차 서울을 방문한 울산 경찰이 우연히 마주친 1년전 사기사건 피의자를 검거해 화제다.
8일 울산남부경찰서에 따르면 남부서 수사1과 지능1팀 소속 고성준 경위와 지경은 경사는 담당 사건 관련 압수수색을 위해 서울에 갔다가 울산으로 돌아오기 위해 지난 3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KTX 탑승권을 구매하고 있었다.
이때 한 남성의 낯익은 얼굴이 경찰의 눈에 들어왔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지난해 자신들이 담당하던 취업사기사건의 피의자 김모(58)씨였다.
김씨는 지난 2011년 12월부터 2012년 11월까지 청년실업자의 부모 3명에게 접근해 대기업에 취업시켜주겠다고 속여 2억3000만원 상당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경찰은 3개월간 추적수사를 벌였으나 잠적한 김씨의 행방을 찾을 수 없었다.
경찰은 휴대전화에 김씨의 사진을 저장해 인상착의를 숙지하는 등 1년간 김씨를 추적해왔다.
김씨는 눈길을 의식한 듯 얼굴을 돌린 채 서울역 화장실에 들어갔고 경찰은 김씨를 따라가 불심검문했다.
김씨는 다른 사람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댔으나 경찰은 자신들이 기억하는 사진 속 얼굴과 똑같은 김씨임을 확신했다.
서울지방철도특별사법경찰대의 협조로 지문을 조회한 결과 김씨로 밝혀졌다. 결국 김씨는 두 경찰관과 함께 KTX를 타고 울산에 도착했고, 곧바로 유치장에 입감됐다.
김씨는 사기 혐의로 구속됐다.
경찰 관계자는 "넓은 서울역 대합실에서 담당사건의 수배자를 우연히 만나 검거한 것은 놀라운 일"이라며 "무엇보다 수배자의 얼굴을 1년간 또렷이 기억한 두 경찰관의 프로정신에 찬사를 보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