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이종근 기자] 현대자동차 노사가 임금개편안 마련을 앞두고 다음달 3일 일본을 방문해 현지 노무·임금 문제 전문가들을 만나 설명을 듣고 임금체계를 연구한다.
29일 현대차에 따르면 현대차 노동조합 간부와 회사 측 대표, 외부 자문위원으로 구성된 '임금체계 및 통상임금 개선위원회'(임금체계 개선위)는 다음달 3~5일 노무 관련 전문가를 만날 예정이다.
현대차 노조 관계자는 "임금체계 개선위가 내달 3일 일본을 방문해 임금 관련 현지 전문가를 만나 일본의 임금체계에 대한 설명을 들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일본 자동차 업체와 공장을 방문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앞서 임금체계 개선위는 지난 6~14일 독일과 프랑스 등을 돌며 폭스바겐, 아우디, 메르세데스-벤츠 등 경쟁업체와 베르너 슈미트 독일 튀빙겐대 교수 등을 만났다.
앞서 개선위는 해외 유명 업체들이 어떤 임금체계를 체택하고 운영하는지, 현지 임금 담당자로부터 임금체계의 장단점을 듣고 돌아왔다. 유럽 선진업체 벤치마킹하기 위해서다. 독일·프랑스의 임금체계는 기본금과 성과급으로 이뤄져 있다. 근속연수가 아닌 업무 성과와 생산성 등에 기반해 임금 수준이 정해진다.
현대차는 근로자의 연공서열식 임금 체계에서 탈피해 생산성과 숙련도 등을 반영한 성과급 위주의 임금을 구상하고 있다.
연공서열식 임금제는 임금이 매년 자동으로 상승하는 고비용 시스템으로 성과와 관계 없이 일하는 기간이 늘수록 연봉도 높아진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호봉제에서 직무·능력급 중심의 임금체계 개편과 임금피크제, 숙련 단계별 임금제, 복잡한 수당 체계를 간소화하는 임금제도의 유연화를 추진 중이다. 그러나 사측의 '호봉제 폐지→직무·능력급 임금'의 임금체계 개편에 대해 노조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현대차 노조 관계자는 "노사가 임금체계에 대해 연구 중"이라며 "개선위가 제안한 개선안을 받을 지, 안 받을지는 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금체계 개선위는 유럽과 일본의 임금체계 연구 등을 바탕으로 3월31일까지 현대차의 임금체계를 개편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현대차 노조는 이와 별도로 사측에 유리하게 결론 난 통상임금 1심 판결에 불복, 이날 오전 항소장을 법원에 제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