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이종근 기자]화재로 10명의 사상자를 낸 전남 담양 H펜션업주부부가 19일 경찰에 출두해 조사를 받고 있다. 전남 담양경찰서는 이날 오전 광주 한 기초의회 의원인 최모씨 부부와 아들이 경찰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최씨 부부를 상대로 누가 실질적인 운영자인지 명확히 규명한 뒤 업무상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처벌할 방침이다. 또 불법 건축된 가건물의 국유지 불법 점용 사실 등에 대해서도 추가 조사할 계획이다.
현재 H펜션은 최씨의 부인 명의로 등록돼 있으나 경찰은 최씨가 화재 당시 손님들을 안내하는 등 평소 펜션 업무나 홍보를 직접 해왔던 것으로 미뤄 실제 운영자가 최씨일 가능성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이 같은 사실 등을 확인하기 위해 H펜션 관리시설과 최씨 부부의 집, 최씨가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병원 병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다. 또 최씨 부부와 아들 등 3명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다.
현재까지 경찰 조사 결과 화재가 발생한 H펜션 바비큐 파티장 2곳은 건축물대장에 등록되지 않은 불법 건축물로 확인됐다. 또 객실 11개동 중 본관 옆 건물 2층에 있는 방갈로 등 객실 4개동 역시 허가를 받지 않은 채 불법으로 건축한 뒤 운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화재가 발생한 폐쇄형 바비큐장과 여름에 바비큐장 용도로 쓰는 마당 등 국유지 270㎡를 무단 점용한 사실도 확인됐다. H펜션에는 소화기 9개가 비치돼 있었으나 이 중 3개는 생산된 지 10년 이상된 노후 제품인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화재 당시 투숙객들이 사용한 소화기 2개도 10년 이상 경과됐으며 1개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피해를 키웠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사용된 소화기 2개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성능에 대한 정밀 감식을 의뢰했다.
경찰은 또 압수수색 자료를 바탕으로 펜션 인허가 과정에서의 불법 여부를 조사해 관련 공무원들에 대한 처벌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 결과 H펜션은 화재 보험에 가입되지 않은 것으로도 확인됐다.
한편 지난 15일 오후 9시40분께 담양군 대덕면 H펜션 바비큐장에서 불이 나 같은 대학 동아리 재학생과 졸업생 등 4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