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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서울의 랜드마크 혹은 바벨탑'…추석연휴 미리 둘러본 제2롯데월드

  • 임택
  • 등록 2014.09.08 14: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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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임택 기자] 조기개장 승인 여부를 두고 설왕설래가 오가는 서울 송파구 제2롯데월드 저층부 상업시설이 추석 연휴가 시작되는 지난 6일부터 시민들에게 공개됐다. 

롯데측은 조기개장 승인권을 쥔 서울시와 협의 끝에 한창 공사가 진행중인 저층부 상업시설 일부를 시민들에게 프리오픈(pre open·사전 개장) 하기로 결정했다. 안전성 여부를 시민들이 직접 눈으로 확인해 보라는 것이다. 

사실 제2롯데월드 만큼 구설수에 오른 건축물도 드물다. 성남 서울공항과 인접한 까닭에 건설초기부터 항공기 충돌 우려가 끊임없이 제기된 데다 지난해부터는 줄줄이 안전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최근 잇따라 발견된 싱크홀(땅이 갑작스럽게 푹 꺼지는 현상)은 단군 이래 최대 건축물이라는 이 건물의 미래에 불안감을 드리우고 있다. 올해 4월 발생한 세월호 참사는 이 같은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롯데측은 추석 당일을 제외한 16일까지 10일 동안 누구나 현장을 찾아 개장을 앞둔 내부 일부를 둘러보게 함으로써 시민들의 불안감을 해소시키려 하고 있다. 

이 같은 조치가 사실상 조기개장 승인을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이라는 지적이 줄 잇고 있는 가운데 기자는 지난 6~7일 각각 오전과 오후 두 차례 일반 시민 속에 섞여 프리오픈에 참가했다. 프리오픈 행사 1회 당 참여인원은 80명 내외. 유모차를 끌고 온 부부도 눈에 띄었다. 

프리오픈을 시작하기 전 홍보관 시청각실에서는 20여분 동안의 홍보동영상이 상영됐다. 동영상에는 제2롯데월드 공사 초기부터 현재에 이르는 진행과정이 담겨있었다. 

시민들의 관심사를 의식한 듯 안전과 소방 대책 등에 대부분을 할애했다. 6중의 안전대책을 세웠다는 자랑과 함께였다. 동영상에 등장한 외국인 관계자는 "비행기가 부딪혀도 끄떡없다"고 장담까지 했다. 

홍보동영상을 마친 뒤 본격적으로 투어가 시작됐다. 

월드타워 아래에 위치한 애비뉴엘(5층)→쇼핑몰(5층)→영화관(5층)·마트·아쿠아리움(지하1층) 순으로 3개동을 넘나들며 저층부 상업시설 내부를 둘러보는 코스였다. 

시민들은 전체적으로 나들이를 나온 듯 들뜬 모습이었다. 그래도 일부 시민은 자신이 안전점검단이라도 된 듯이 마감공사가 한창인 곳곳을 꼼꼼히 살피면서 롯데측 진행요원에게 질문공세를 펼쳤다. 

애비뉴엘동은 기초적인 매장 인테리어 공사가 모두 끝난 상태였다. 직선과 직선이 교차하는 파티션과 단색 위주의 색채는 안정된 느낌을 주었다. 

아직 상품이 진열되지는 않았지만 바닥재나 진열장 등의 재질을 살펴보면 한눈에도 이곳이 명품판매를 위한 공간임을 알 수 있게 했다. 

진행요원의 안내를 따라 구름다리로 이동하자 개방된 천정으로 한창 공사가 진행 중인 월드타워가 보였다. 화려한 내부시설에 눈을 떼지 못했던 사람들이 까마득히 올라가는 마천루를 보고 비로소 '안전'을 입에 올리기 시작했다. 

진행요원 주변에 모여든 60~70대 노인들은 "안전도 좋지만 이대로 어쩔 것이냐. 서울시가 빨리 (조기개장)승인을 해줘서 경제가 산다"고 입을 모았다.

30~40대 젊은이들은 "아직 불안하다. 서울시가 싱크홀하고는 상관이 없다고 하지만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데, 일찍 문을 열었다가 사고가 나면 어쩔거냐"고 웅성거렸다. 

쇼핑몰은 가족단위 내장객을 감안한 듯 흥미를 끌만한 인테리어가 돋보였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가면 곡선과 곡선이 기하학적으로 이어지는 쇼핑몰 내부를 볼 수 있다. 물길이 수직낙하하는 정원과 천마(天馬) 조형물 등이 눈길을 끌었다. 

남자친구와 함께 석촌호수에 운동을 왔다가 들러봤다는 심모(28)씨는 "우리나라 쇼핑몰 중에서는 가장 시설이 화려한 것 같다"고 말했다. 

화려한 외관 속에서도 꺼림칙한 면도 없지는 않았다. 국토부·통일부·서울시 어린이 기자를 하고 있다는 이복희(41)씨의 김모(13) 군은 용케 매장 외벽에 붙여진 경고문을 발견했다. 

경고문에는 '당 임대매장은 관리상태 불량 및 현장안전규정 위반으로 작업신청서 제10항에 의거 일시 공사중단 조치합니다'고 적혀있었다. 위반내용은 '위험성 물질 무단방치'. 

인부들이 작업이 끝나고서 발화성이 높은 시너와 유성페인트를 매장공사장에 놔두고 퇴근했다는 얘기다. 홍보동영상에서 나온 6중의 안전대책에는 현장 인부에 대한 안전교육이 강조돼 있었지만 실제 현장상황은 사뭇 다른 것 같았다. 

영화관(롯데시네마)은 당장이라도 관객을 받아들일 수 있을 만큼 모든 채비를 마친 상태였다. 현재 개봉중인 영화들의 예고편이 대형화면을 통해 상영되자 시민들은 시선을 떼지 못했다. 

지하 1층으로 내려가자 수족관(아쿠아리움)이 눈에 들어왔다. 초입에 설치된 길이 20여m 폭 4m 가량의 통로는 바닥을 제외하고 3면이 유리였다. 유리벽 너머로 열대어 등 희귀종 물고기 100여 마리가 헤엄치고 있었다. 

아이들이 특히 좋아했다. 부모들에게 기념촬영을 부탁하는 한편 물고기의 이름을 스마트폰으로 검색하며 왁자지껄 떠들었다. 

진행요원은 "서울시에서 허가가 나지 않아 물고기를 풀어놓을 수 없다"면서도 "다만 이곳에 있는 물고기는 테스트용"이라고 설명했다. 

수족관 곳곳에는 각양각색의 희귀 물고기 거처가 마련돼 있었는데 입구에는 모두 '적응훈련중'이라는 안내문이 붙어있었다. 

어린이 기자 김모군은 구석에 있는 '바다사자존'을 유심히 살펴봤다. 

수조 앞에 관람석 30여개가 별도로 마련된 20평 남짓한 이 공간의 의미는 무엇일까. 

전경옥 '동물을 위한 행동' 대표는 "이미 롯데에서는 아쿠아리움을 채우기 위해 돌고래 같은 대형 바다포유류를 이미 들여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바다사자존이 별도로 마련돼 있다면 어떤 식으로든지 동물쇼를 하려는 게 아니겠느냐. 아무리 시설이 좋다고 하지만 볕도 들어오지 않는 지하에 대형포유류를 평생 가둬두는 것은 돈벌이에만 열을 올리는 인간의 횡포다"고 우려했다.

전 대표는 추석연휴가 끝나면 유관단체들과 연대해 제2롯데월드 저층부 조기개장을 반대하는 의견서를 서울시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알렸다. 

종합방제센터에서 화재발생 상황을 가정한 훈련 모습을 시연해 보이는 것으로 프리오픈 일정은 마무리 됐다. 1시간 30여분 남짓한 시간이었다. 

롯데측 관계자들은 과자와 음료수를 나눠주며 투어를 마친 시민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요구했다. 

'안전상태'와 '전반적인 준비상태' 등 5가지 질문이 담겨있는 설문지가 시민들에게 주어졌다. 곁에서 살펴보면 대체로 양호 쪽에 의견이 많았다. 

이틀 동안 만나본 시민들은 일단 시설측면에서는 후한 점수를 줬다.

제2롯데월드 맞은편 롯데캐슬 아파트에 산다는 홍모(57)씨는 일본 도쿄타워 등을 갔다 온 경험을 들려주며 "선진국에 비해서도 시설 자체는 매우 훌륭하다. 시설물의 동선이나 출입구 등이 쾌적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50대 중반의 윤모(여)씨는 "아이들에게 새로운 현대적인 시설물이 될 것 같다. 대형콘서트장도 들어온다고 하는데 오페라 같은 볼거리가 새로 생길 것 같아 반갑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안전측면에 대해서는 여전히 찜찜한 기색이 있었다. 

중년의 이모(여)씨는 "싱크홀 논란이 세월호 사고 때문에 부각된 측면이 없지 않은 것 같다"면서도 "우리가 안전전문가도 아니고 이런 짧은 시간 동안 뭘 보라고 했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탈리아인 남편과 함께 프리오픈에 참여한 김모(42)씨는 "서울의 랜드마크가 될 지는 잘 모르겠다. 안전에 대해서는 그렇게 강조하고 있지만 여전히 사고는 나고 있지 않나. 싱크홀도 여전히 걱정된다. 지반이 롯데의 장담처럼 단단한지 의심스럽다. 난 솔직히 비행기 충돌이 가장 두렵다. 서울의 랜드마크가 될지 바벨탑이 될지 두고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전문제 못지않게 교통문제를 우려하는 시선도 적지 않았다. 롯데측은 조기개장 시 무료주차를 금지하고, 주차예약제와 주차요금 할증 등을 통해 차량이 집중되는 것을 막겠다고 홍보동영상을 통해 설명한 바 있다. 

그럼에도 최자선(77·송파 1동)씨는 "사전 주차예약제를 한다고 하지만 교통분산이 얼마나 되겠느냐"며 "백화점이나 마트는 자동차 없이 이용하는 게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추가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파구에서만 30년째 살았다는 심상훈(58)씨는 "처음에 제1롯데월드가 들어올 때만해도 교통상태는 괜찮았지만 지금은 상습정체구역이 됐다"며 "교통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시뮬레이션을 해봤겠지만 어제만 해도 근처에 행사가 있자 일대가 꽉 막혔다. 솔직히 걱정 된다"고 말했다.

제2롯데월드 저층부 조기개장은 불가피한 측면이 없지 않다는 지적이다. 

수조원의 경제적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장밋빛 전망은 차치하고 완공되면 지상 123층, 지하 6층, 연면적만 8105만3966㎡(용적률 576.42%, 건축면적 3만6998.8㎡)에 이르는 이 '수직 도시'는 이미 빼도 박도 못하는 서울의 일부가 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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