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수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는 이른바‘5.10.30’(오텐삼십)이라고 부르는 전문직 제도가 있다. 1급 5년, 2급 10년, 근무 30년이면 현장에서 아웃되도록 하는 제도로 보통 정년 3~4년 남긴 상태에서 전문직이 된다.
LH는 전문직제도를 도입한 것은 고령화된 구성원의 인사적체를 해소하고, 상위 직급의 세대교체(전문직 전환)를 통한 조직 활력을 도모하기 위해 임금피크제(매년 5%씩 급여 삭감)로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들은 자문, 고문역으로 사실상 마땅히 해야 할 일없이 회사를 다닌다. 토지수용 현장에서 지주상대로 보상 상담을 해주는 일 정도가 그나마 맡는 업무다. 임금피크가 있지만 보통 3~4년 일은 안하고 정년까지 단순 업무를 하거나 특별한 일 없이 시간만 보낸다. 내부적으로 전문위원은 ‘신(新)고려장’이라고 말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새누리당 김태원 의원(경기 고양덕양을)이 LH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LH는 전문직원 265명에게 매년 200여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도가 도입된 2009년부터 지금까지 이들에게 지급된 총 급여는 무려 1,067억 원에 달한다.
또한 이들은 1~2급 고위직에서 물러난 퇴직자들로 전체 1~2급 정원의 52.7%를 차지한다. 2014년 7월 기준 이들의 평균 연봉은 8,600만원으로 이들에게 지급되는 총 급여는 229억 원이다.
김 의원은 “LH는 전문직 문제에 대해 그간 감사원과 국회에서 수차례 지적을 받아왔지만 여전히 고쳐지지 않는 이유는 노조의 반대와 역대 사장들이 임기를 편하게 채우려는 보신주의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142조원의 부채를 진 LH는 그 어느 공공기관보다 인력을 효율적으로 운영해야 하는 만큼 ‘땡보’와 다를 바 없는 전문직 제도를 당장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