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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황 시복식 ‘100만 운집’ …광화문 일대 빼곡[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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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통 경호’에 진땀 뺀 경찰, 무탈한 시복식에 안도

[시사뉴스 김정호 기자]프란치스코 교황이 집전하는 순교자 124위 시복미사 시각이 임박해지자 서울 광화문 광장에 모여든 전국의 신도들과 일반 시민들의 표정은 한껏 상기됐다.

16일 이른 새벽부터 자리잡은 시복식 참가자들은 경건히 묵주를 돌리며 기도를 올리거나, 삼삼오오 모여 교황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차분하게 시복식을 기다리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구름 사이로 비추는 햇살을 가리기 위해 '프란치스코 교황 한국 방문'이라고 종이 모자를 쓴 신도들은 교황이 등장하기만을 기다렸다.

인천교구 검단성당에서 온 천주교 신자 유경애(54·여·세례명 마리아)씨는 “지금 우리나라가 힘든 상황에 있는데 변화를 줄 수 있는 메시지를 줬으면 좋겠다”면서 “교황의 힘있는 메시지가 비신자들에게도 전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같은 성당에서 온 이금순(51·여·세례명 로사)씨는 “교황 방한을 통해 우리나라와 전 세계에 사랑과 평화, 인내의 메시지가 퍼지기를 바란다. 지구 방방곡곡에 손길이 미치지 못한 곳까지 하느님의 사랑이 미치기를 바란다”면서 “낮은 곳으로의 행보를 실천하는 교황을 본받고 살겠다”고 전했다.

사제단으로 참석한 송경섭(53·세례명 베드로) 신대방동 성당 주임신부는 “기쁘고 행복하다”면서 “이런 기회가 우리 시대에 다시 오기는 어려울 것이다. 함께 보내는 시간들이 없고 가난한 사람들과 함께 행복한 시간이 되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출입구 13곳에 설치된 300대의 보안검색대 앞에는 신분확인과 함께 공항 수준의 검색이 이뤄지고 있다. 신도들이 들고 온 가방을 일일이 열어보고 금속탐지기로 몸수색까지 하고 나서야 행사장 안으로 들여보내 줬다.

경찰은 이날 최고 수준 비상령인 '갑호 비상'을 내리고 3만 명이 넘는 경찰관을 현장에 배치해 철통 경호에 나섰다.

행사장 입장이 불허한 일반 시민들은 경호벽 밖 통로를 따라 긴 줄로 서서 시복식을 기다렸다. 비교적 공간이 넉넉한 곳에 돗자리를 깔거나 보도블록에 걸터앉은 이들도 수두룩했다.

청계광장에서라도 시복식을 지켜보려고 일산에서 여동생과 함께 신자 김모(59·여)씨는“입장권을 받지 못해 (행사장 안으로) 들어가지 못해 아쉽다”면서 “교황을 볼 수 있어서 영광스럽다. 우리나라에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쪽에서는 통로를 확보하려는 경찰과 자리를 사수하려는 시민 간 실랑이가 빚어지기도 했다.

30년 전 요한 바오로 2세의 첫 방한 당시 장난감 총을 쏘며 교황에게 뛰어든 대학생을 막지 못해 한 차례 곤욕을 치른 터라 경찰의 신경은 곤두설 수 밖에 없다.

경찰 관계자 “오전 4시께부터 광화문 일대에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광화문 일대 커피숍과 분식점도 '특수'를 기대하며 이른 아침부터 문을 열었다. 광화문 인근 점포에는 생수와 커피, 김밥 등을 구입하려는 인파로 북새통을 이뤘다. 점포 앞에 따로 마련된 간이판매대에도 머물 자리가 없을 정도다.

경호벽 밖으로 나오지 못하는 시민들에게 경호벽을 사이에 두고 편의점 직원이 물건을 배달해주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편의점에서 일하는 정모(33)씨는 “먹을거리 물량을 평소보다 5배 이상 늘렸는데도 부족할 것 같다. 물건을 진열할 틈 조차 없다”고 말했다.

광화문 인근에서 분식점을 운영하는 박홍철(56)씨는 “평소에는 토요일 오전에 장사를 하지 않지만 오늘은 대목을 노려 오전 5시부터 준비했다”고 전했다.

광화문광장 시복 미사에 초대된 천주교 신도는 17만 명이다. 전국 각지에서 온 신도와 일반 시민들까지 합치면 광화문 일대에는 100만 명이 넘는 인파가 몰릴 것으로 경찰은 추산했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기간 가장 큰 행사였던 시복 미사가 무사히 끝나자 경호에 진땀뺐던 경찰이 안도했다.

경찰의 ‘철통 경호’를 놓고 일각에서 ‘과잉 통제’라는 지적도 일었지만 수 십만명(경찰 추산 17만5000명)의 군중이 운집하는 시복식 중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아 다행스럽다는 분위기다.

경찰은 16일 광화문광장에서 거행된 시복 미사에 앞서 최고 수준 비상령인 ‘갑호 비상’을 내리고 3만 명이 넘는 경찰관을 현장에 배치했다. 단일 행사 규모로는 역대 최대다.

행사장이 내려다보이는 주변 건물들은 모두 통제하고, 건물 옥상마다 저격수를 투입했다. 25년 만의 교황 방한을 앞두고 개인 총기 6만5000여 정도 일제히 거둬들여 보관했다.

교황의 근접 경호는 교황청과 청와대 경호실이 담당하지만 외곽 경호는 전적으로 경찰의 몫이었던 탓이다. 더욱이 교황은 방탄 차량이나 조끼를 일체 이용하지 않고 퍼레이드에 동원된 차량 역시 지붕을 제외하고 사방으로 완전히 오픈된 형태여서 경찰의 신경은 곤두설 수 밖에 없었다.

30년 전 요한 바오로 2세의 첫 방한 당시 장난감 총을 쏘며 교황에게 뛰어든 대학생을 막지 못해 한 차례 곤욕을 치른 적이 있다.

하지만 경찰의 강도높은 경호에 대해 곳곳에서 불만도 터져나왔다. 시복식에 초청받은 인파가 한데 모이면서 13곳에 설치된 300개의 보안검색대를 통과하기 위해 상당시간 기다려야만 했다.

초청장이 없어 행사장에 입장하지 못한 수많은 시민들은 먼 발치에서나마 교황의 카퍼레이드와 시복식을 보려고 경호벽 밖 통로 부근에 자리잡고 앉는 과정에서 통로를 확보하려는 경찰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오픈된 시복식 주변에 물샐 틈 없이 통제하다보니 일부에서 소란이 빚어지기도 했다”면서 “(교황의) 세부일정과 동선이 모두 공개되다 보니 경호에 어려움이 있다. 남은 일정도 교황과 시민 안전에 이상이 없도록 철저하게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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