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승리 기자] 인기 없는 층의 대명사이던 아파트 1층이 '테라스하우스'로 변신하면서 인기 주거상품으로 떠올랐다.
밖에서 실내가 보일 수 있어 여름에도 창문을 열기 힘들고 소음이나 조망 등의 여건이 좋지 않았던 저층은 보안에 대한 우려도 커지면서 미분양으로 남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 등장하는 아파트들은 저층 입주자들을 위해 외부 공간인 테라스를 설치해 단독주택의 마당처럼 넓게 사용할 수 있게 했으며, 층간 소음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는 1층의 장점이 부각되면서 고층보다 높은 분양경쟁률을 기록하는 경우가 많다.
아파트 저층부에 적용되는 '테라스하우스'는 전용 면적이나 공용 면적에 포함되지 않는 서비스 면적으로 만드는 만큼 같은 전용면적이라도 테라스하우스가 더 크다. 아파트의 편리함은 유지하면서도 마당과 정원 등 단독주택의 삶을 원하는 수요자들에게 인기가 많다.
지난 해 7월 입주한 '세종 더샵 레이크파크'는 개별 정원으로 활용 가능한 테라스형 아파트(36가구)와 17가구의 가든하우스를 만들었다. 가든하우스에는 약 150㎡의 정원 공간이 제공돼 화제를 모았으며, 2011년 청약 당시 최고 3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가든하우스를 끼고 있는 161T㎡ 주택형은 지난 해 닥터아파트에서 조사한 프리미엄 실태 조사에서 웃돈이 2억5000만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비쌌다.
지난 해 동탄2신도시 1차 동시분양 당시 '동탄 센트럴자이'의 저층부 테라스세대는 동시분양업체 중 최고 경쟁률은 141대 1을, 지난 해 분양한 '래미안 위례신도시' 테라스하우스 99㎡는 4가구 분양에 29명이 청약해 379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방에서도 테라스하우스의 인기가 높다. 효성이 울산에서 공급한 '번영로 효성해링턴 플레이스'의 경우 울산에서 처음 선을 보이는 테라스평면 17세대가 계약접수를 시작한 지 3주 만에 계약을 마무리했다.
올해도 테라스하우스에 대한 인기는 여전하다.
중흥종합건설이 분양중인 '중흥S-클래스 프라디움'은 김천혁신도시에 들어서는 아파트 단지 중 최초로 1~3층 저층부에 테라스 디자인을 도입했다. 이 아파트에 도입한 테라스 디자인은 실내를 넓게 쓰면서도 일반 아파트보다 개방감이나 채광성이 뛰어나며, 입주자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어 인기를 끌고 있는 구조다.
대전 죽동지구 A2블록에 조성되는 '죽동 대원칸타빌'에는 1층 세대에는 테라스 부속정원이 조성된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서울 고덕동에 분양한 '고덕 래미안 힐스테이트'도 저층 가구의 방과 거실 전면부에 테라스를 배치했다.
이밖에도 유승종합건설은 구월보금자리지구 S-2블록에 분양 중인 '구월 보금자리지구 한내들 퍼스티지' 전용 121㎡T타입은 테라스하우스로, 코오롱글로벌이 서울 성북구 돈암동에 분양중인 '돈암 코오롱하늘채'에도 경사진 지형을 활용한 테라스하우스가 일부 저층세대에 도입된다.
삼성물산이 분양하는 '래미안 용산'에는 20층 스카이브릿지 조성으로 남은 여유 공간을 테라스로 활용한 특별한 주택형을 선보인다. 저층 테라스하우스와 달리 남다른 조망권까지 자랑하는데다 일부 가구에만 적용될 예정으로 희소가치가 높아 관심이 뜨겁다.
삼성물산의 분양관계자는 "래미안 용산의 테라스하우스는 일반적인 테라스하우스의 장점에 고층의 탁 트인 전망까지 누릴 수 있어 희소성이 높다"며 "보통 최고층 펜트하우스에서만 볼 수 있었던 고층 테라스하우스를 좀 더 적은 부담으로 구입할 수 있기 때문에 분양 전부터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업계 전문가들은 "테라스하우스는 물량은 적지만 꾸준히 공급되고 있고, 아파트에서의 테라스하우스는 희소성 측면에서 가치가 높다"며 "아파트에서 전원생활을 누릴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인기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