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창진 기자] 대한축구협회가 차기 대표팀 감독 후보 중 1순위로 접촉했던 베르트 판 마르베이크(62·네덜란드) 감독의 행보는 어떻게 되고 있는 것일까.
이용수(55) 협회 기술위원장은 지난 7일 기자회견에서 "네덜란드 현지에서 직접 만난 판 마르베이크 감독이 한국 감독직에 관심이 있다. 데드라인을 정하지는 않았지만 앞으로 일주일 이내에 협상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고 자신했다.
일주일이 지난 14일까지 감독직 수락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감감무소식이다.
판 마르베이크 감독이 네덜란드 현지 언론을 통해 한국 축구와 관련한 코멘트를 하고 있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감독직 수락 여부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는 모양새다.
이미 감독직을 수락하고 세부적인 사항을 조율하는 과정인지, 수락 여부도 결정하지 않았는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지만 이 기술위원장의 예상과 달리 시일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추측성 보도를 몹시 경계하는 이 위원장과 기술위원회 등 협회는 철통보안에 신경을 기울이고 있다.
이 위원장은 지난 12일 인천아시안게임 엔트리 논의를 위해 가진 기술위원회를 앞두고도 새 감독과 관련해서는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다만 "깔끔하게 일을 진행하고 싶은 마음이다. 모든 게 정해지면 정확하고, 신속하게 알릴 것이다"고 답했다.
협회의 한 관계자는 14일 "여전히 협상이 진행 중이다. 사실 이 위원장이 말한 일주일은 추상적인 기간일 뿐이다"며 "이 시점을 넘겼다고 해서 나쁜 의미로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만큼 신중을 기하고 있다는 뜻이다. 만약 한국 대표팀 감독을 맡을 마음이 없었다면 이미 거부 의사를 밝혔을 것이다"고 더했다.
판 마르베이크 감독도 네덜란드 언론을 통해 "지난주 대한축구협회와 미팅을 가진 이후, 매일 연락을 취하고 있다"며 긍정적인 기류를 전했다.
하지만 최근 메트로 네덜란드판의 보도를 보면 판 마르베이크 감독은 유럽에서 뛰는 한국 선수들을 점검하는 것을 명분으로 한국과 유럽을 오가며 감독직을 수행하기를 원하는 것으로 보인다.
"유럽과 한국을 균형있게 오가면서 일할 수 있을 것이다"는 발언은 감독을 맡는다고 해도 한국에 계속 머무를 필요는 없다는 뉘앙스도 풍긴다.
보는 관점에 따라 협상 과정에서 얼마든지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협회 관계자는 "이렇게 시간을 들여 협회와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는 것은 본인도 생각이 있다는 의미가 아니겠는가. 긍정적으로 보고, 조만간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판 마르베이크 감독은 기술위원회가 새 감독의 기준으로 삼은 ▲월드컵 지역예선 경험 ▲월드컵 16강 이상 성적 ▲클럽 지휘 경력 ▲대륙별 대회 경험 ▲영어 구사 등을 충족시키는 인물이다.
특히 2010남아공월드컵에서 결승을 경험한 것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