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창진 기자] 삼성 라이온즈 마무리 투수 임창용(38)의 부진이 심상치 않다.
임창용은 지난 6일 청주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 팀이 2-1로 앞선 9회말 등판해 블론 세이브를 기록했다.
세이브 기회는 첫 타자 조인성과 만난 뒤 곧바로 날아갔다. 임창용은 조인성에게 솔로 홈런을 맞고 동점을 허용했다. 몸에 맞는 볼과 보내기 번트로 이어진 1사 2루 위기를 넘기면서 패전 투수를 면한 것이 불행 중 다행이었다.
겨우내 시카고 컵스에서 메이저리그(MLB) 입성을 노리던 임창용은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자 지난 4월 삼성으로 돌아왔다. 일본으로 떠난 오승환(32·한신)의 빈 자리는 자연스레 그의 차지가 됐다.
22개의 세이브수만 놓고 보면 임창용의 행보는 나쁘다고 볼 수 없다. 경쟁자들보다 시즌 출발이 조금은 늦었지만 손승락(넥센·23세이브)에 이은 구원 2위다.
그러나 실상을 들여다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5승2패를 거둔 임창용의 평균자책점은 무려 5.08이나 된다. 10세이브 이상 거둔 이들 중 단연 독보적이다. 블론세이브 8개 역시 1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임창용은 33⅔이닝을 던지는 동안 36개의 안타를 맞았다. 사사구 14개(볼넷 11개, 몸에 맞는 공 3개)를 더하면 50명의 타자가 아웃 카운트 소모 없이 출루했다는 단순 계산이 가능하다.
임창용의 부진이 우려를 사는 것은 비단 삼성 때문만은 아니다. 비교적 여유가 있는 삼성과는 달리 쫓기는 쪽은 오히려 대표팀이다.
최근 한국야구위원회(KBO)와 대한야구협회(KBA)는 오는 9월 열리는 2014 인천아시안게임에 나설 야구 대표 최종 엔트리 24명을 발표했다. 11명의 투수 중 마무리 경험을 갖고 있는 이는 임창용과 봉중근(LG), 둘 뿐이다.
아시안게임은 연전을 거듭하는 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와는 다르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국이 우위에 있다고 해도 찰나의 실수로 하루를 망친다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이 대표적인 예다.
당연히 뒷문지기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개막 한 달여를 앞두고 마무리 후보로 점찍었던 임창용의 부진은 마음에 걸릴 수밖에 없다.
류중일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한국의 목표는 당연히 금메달이다. 금메달 외의 성적은 실패로 귀결되는 분위기다. 오는 10월의 해피엔딩을 위해서는 임창용의 부활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