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정호 기자]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2일 ‘28사단 일병 사망사건’에 대해 “21세기 문명사회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이날 오후 4시 국방부 청사에서 육·해·공군 총장과 해병대사령관을 긴급 소집해 ‘28사단 일병 사망사건'에 대한 전군 차원에서의 재발방지 대책을 논의했다.
국방부는 최근 ‘22사단 총기사고’와 ‘군 기밀유출 사고’에 이어 ‘28사단 일병 사망사건’까지 발생함에 따라 비판 여론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군 수뇌부들을 긴급 소집해 근원적인 인식의 전환을 촉구했다.
이날 회의에는 백승주 국방부 차관과 권오성 육군참모총장, 최차규 공군참모총장, 엄현성 해군참모차장, 이영주 해병대사령관 등이 참석했다.
한 장관은 “21세기 문명사회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수치스럽고 안타까운 일이다. 이번 사건을 보는 국민적 시각은 분노와 공분 그 자체”라며 “군에 입대한 장병들을 건강하게 부모님의 품으로 돌려보내는 것은 군 지휘관들의 의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번 사고의 가해자·방조자·관계자들을 일벌백계하고, 다시는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며 “군 병영이 장병들의 인격이 존중되는 인권의 모범지대가 되도록 병영문화를 쇄신하는데 지휘노력을 배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방부는 병영문화의 악습과 적폐를 척결하기 위해 ▲전군 차원의 병영내 '구타·가혹행위 색출·근절 작전' 시행 ▲보호관심병사 관리시스템 개선사항 조기 시행 ▲병사 고충신고 및 처리시스템 전면 개선 ▲민·관·군 병영문화 혁신위원회 운영 등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지난 4월6일 경기도 연천군 28사단에서 사망한 윤 일병(23)은 부대원들의 집단구타 등 가혹행위에 시달린 것으로 밝혀졌다.
동료 부대원들은 윤 일병이 맞아서 다리를 절룩거리는데도 개의치 않고 폭행했다. 심지어 폭행으로 일어나지 못하는 윤 일병에게 포도당 수액주사를 맞혀 회복시킨 뒤 다시 구타했다. 그것도 모자라 성기에 안티프라민까지 바르는, 인간으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고문까지 가했다. 윤 일병은 부대 PX서 사 온 냉동식품을 나눠 먹던 중 선임병에게 또 다시 가슴 등을 폭행당한 후 갑자기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다.
하지만 폭행당하는 와중에 입으로 삼킨 음식물이 기도를 막아 산소 공급이 중단되면서 뇌 손상을 일으켜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다음날 끝내 숨을 거뒀다. 지난 31일 국방부는 내무반에서 상습적으로 구타와 가혹행위를 해 후임병을 숨지게 한 이모 병장 등 5명을 상해치사 혐의로 구속 기소하고 나머지 1명은 폭행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