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정호 기자]지난달 21일 '총기난사' 사건이 일어난 육군 22사단에서 27일 목매 숨진 신모(22) 이등병이 자대 배치 이후 현역 복무 부적합자인 'A급 관심병사'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신 이병은 중학교 시절 자살 시도를 한 적이 있어 관심병사에 대한 군 당국의 총체적 부실관리에 대한 질책이 불가피해 보인다.
최용한 육군 공보과장은 28일 정례브리핑에서“어제 16시35분께 육군 동부전선 모 부대 소속 신모 이병이 역내 화장실에서 신발 끈으로 목을 맨 채 발견되어 인근 병원으로 후송했으나 17시18분께 사망했다”며“현재 군 수사기관에서 정확한 사망경위와 원인을 조사 중에 있고 현재까지 유서 등 메모나 이런 것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군에 따르면 자살한 신 이병은 A급 관심병사였으며 현역 부적합 심사 대상자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부대내 가혹행위가 있었는지에 대해 최 과장은“그것은 지금 수사기관에서 조사를 하고 있기 때문에 수사결과가 나오면 알려 드리겠다”고 말했다. 군에 따르면 신 이병은 입대 전에도 여러차례 자살시도를 한 전력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군에서는 신 이병을 관리하기 위해 보직을 두 차례나 바꾸기도 했다고 한다.
최 과장은 “(입대 전 자살 전력이 있기 때문에) 전문상담관에 의해 사단 신교대에서 상담을 했었다”며 “중대장이나 소대장이 면담을 했고 본인이 원해서 2차례 보직변경을 한 바 있다”고 말했다.
최 과장은 “신 이병이 전투 지원중대에서 4.2인치 박격포병으로 처음 주특기를 부여받았다가 본인이 원해서 취사병으로 변경했다”며 “(신 이병이) 다시 취사병이 맞지 않다고 해서 좌표를 계산하는 계산병으로 바꿨다”고 말했다.
문제는 신 이병이 병무청 정밀진단에서 자살위험 고위험군으로 이미 분류됐고 자대 배치 이후 현역 복무 부적합 심의 대상자로 선정됐음에도 걸러지지 않고 현장 부대의 판단에만 맡긴 이유다. 총기난사 사건을 일으킨 임모(23) 병장처럼 A급 관심병사에 대해 전수조사를 벌였다는 군의 조치가 허술했음을 스스로 자인한 것이어서 향후 문책이 불가피해 보인다.
최 과장은“(군 복무 부적합자를 걸러내지 못한) 그런 이유 때문에 지금 군에서 병무청과 협의를 하고 있다”며 “A급 병사나 자살위험이 높은 인원은 처음부터 군 입대를 못하도록 병무청이 거르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협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석 대변인은 이에 대해 “A급 병사로 분류하는 것은 지휘관의 판단이 크게 작용하기 때문에 사단별로 판단기준이 다를 수 있다”며 “A급 병사보다 더 위중한 경우는 '복무 부적합'인데 이들은 전역을 시키고 있다. 군에서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에 상담을 통해 (신 이병의) 보직도 여러 차례 바꿔준 것”이라고 부연했다.
국방부나 각 군 본부가 관심병사의 정확한 통계나 관리현황을 갖고 있지 않은 이유에 대해 김 대변인은“각 사단별로 통계는 일부러 유지하지 않고 있는데, 이유는 사단별로 비교가 되기 때문”이라며“그러나 사단 내에서는 내용을 파악하고 있지만 그것을 종합하지 않는 것이 기본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27일 오후 4시35분께 강원 고성군 간성읍 장신리 동부전선 최전방 22사단에서 신모(22)이병이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해당 부대 관계자에 따르면 신 이병이 상황근무에 나서지 않자 수색에 나선 결과 부대 내 화장실에서 운동화 끈으로 목을 맨 채 숨진 신 이병을 발견하고 병원으로 긴급 이송했으나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