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창진 기자] 프로야구 사상 첫 합의판정을 지켜본 일부 프로야구 감독들이 견해를 밝혔다.
25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의 경기를 앞두고 LG 양상문 감독이 합의판정에 대해 의견을 밝혔다.
지난 24일 광주 KIA전에서 양상문 감독은 비디오판독을 요구했다가 실패를 맛봤다.
6회초 2사 1루에서 LG 스나이더가 2루 도루를 시도했는데 태그아웃이 선언됐다. 이에 양상문 감독은 합의판정을 요청했는데 결국 아웃으로 판명됐다.
양 감독은 "한 번 쓰고 안 쓰고의 문제가 아니라 이제는 (합의판정을)요청하러 못 나갈 것 같다"며 "합의판정을 요청하러 나가는 게 아니고 단순히 어필하러 나가는 경우라도 조심스럽고 부담스러울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만약 합의판정이 없었으면 어제 같은 경우 나가지 않았을 것이다. 선수가 세이프라고 판단해서 나광남 주심한테 해보자고 했다. 나중에 선수가 미안하다고 했다"고 전했다.
10초 안에 합의판정 요청을 해야 하는 경우에 대해서는 "조금 짧을 수도 있지만 너무 길어지면 수비하는 입장에서는 좋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올해 후반기부터 시행되는 합의판정은 감독만 요청할 수 있으며 심판 판정 후 30초 이내에 신청해야 한다. 경기가 종료되는 아웃카운트와 이닝의 3번째 아웃카운트에 대해서는 판정 후 10초 이내에 요청해야 한다.
롯데 김시진 감독은 30초는 시간이 충분한데 10초 안에 요청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지 않느냐고 아쉬움을 표출했다.
김 감독은 "어필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없다. 어필을 하다보면 시간이 지나버린다. 처음부터 합의판정을 요청하러 나가야만 가능하다. 하지만 10초 안에 결정하는 것은 어렵다"고 강조했다.
코치나 구단 관계자가 더그아웃 밖에서 영상을 확인한 후 감독에게 상황을 전달해야 하는데 10초는 빠듯한 게 사실이다.
김 감독은 "합의판정을 쓰거나 쓰지 않고 넘어갔을 때 판단이 잘못된 경우에도 우리가 비난을 받을 수도 있다"고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한편 합의판정 1호는 전날 대전구장에서 나왔다. NC와 한화가 7-7로 맞선 4회초 2사 2루에서 NC의 나성범이 때려낸 타구가 홈런으로 판정됐다가 파울로 바뀐 것이다. 한화의 요청에 따라 진행된 비디오 판독 결과로 나성범의 투런포는 파울로 번복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