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창진 기자] 브라질의 축구스타 호나우지뉴(34·아틀레치쿠 미네이루)의 브라질 월드컵 출전의 꿈이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브라질축구협회는 25일(한국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3월 A매치에 참가할 대표팀 명단을 발표했다.
공격수 네이마르(스페인 FC바르셀로나)·헐크(러시아 제니트)·미드필더 파울리뉴(잉글랜드 토트넘)·오스카(잉글랜드 첼시)·수비수 단테(독일 바이에른 뮌헨)·마르셀로(스페인 레알 마드리드) 등 유럽 빅리그에서 활약 중인 주축 선수들과 공격수 프레드(브라질 플루미넨세) 등 국내파 주축 선수들이 대거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호나우지뉴의 이름은 찾을 수 없다.
앞서 루이스 펠리프 스콜라리(66) 브라질대표팀 감독은 남아공과의 평가전에 오는 6월 자국에서 열리는 월드컵 본선에 나설 최정예 요원들을 소집하기로 밝힌 바 있어 호나우지뉴의 합류에 관심이 쏠렸다.
지난해 스콜라리 감독은 20대 선수들이 중심이 된 브라질대표팀의 경험 부족을 보완해 줄 베테랑으로 호나우지뉴를 선택, 대표팀에 승선시켰다. 그러나 호나우지뉴는 지난해 4월 칠레와의 평가전 이후 대표팀에서 배제된 상태다. 호나우지뉴가 주장 완장을 찼던 이 경기에서 브라질은 1.5군 전력으로 칠레 2군을 상대로 홈에서 졸전 끝에 2-2 무승부를 거둬 팬들로부터 거센 야유를 들었다.
이후 호나우지뉴는 절치부심한 듯 소속팀인 브라질 리그의 아틀레치쿠 미네이루를 코파 리베르타도레스(남미클럽선수권대회) 우승, FIFA 클럽월드컵 3위로 이끄는 등 맹활약했다.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는 평가를 듣게 된 그에게 유럽 빅리그가 다시 러브콜을 보냈다. 지난 1월초 미네이루와의 계약이 종료돼 이적도 용이했다. 거액을 받고 터키 리그의 베식타스로 향한다는 언론 보도가쇄도했다. 그러나 예상을 깨고 호나우지뉴는 미네이루 잔류를 선언했다. 이유는 브라질월드컵 출전 때문으로 전해졌다.
호나우지뉴가 그토록 브라질월드컵 출전에 목을 매는 이유는 자국에서 열리는 월드컵이라는 점이 가장 커 보인다. 여기에는 명예 회복이라는 절실한 이유가 있다.
호나우지뉴와 스콜라리 감독은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주축 선수와 사령탑으로 호흡을 맞춰 브라질의 통산 5회 우승을 견인했다. 그러나 당시 브라질에는 호나우두(38)·히바우드(42)라는 걸출한 선배 공격수들이 있었다. 호나우지뉴는 그들에 가릴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만 2006독일월드컵을 앞두고 그는 세계 최정상의 선수로 성장했다.
2003~2004시즌을 앞두고 프랑스 리그앙의 파리생제르맹(PSG)에서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FC바르셀로나로 이적한 그는 소속팀의 2004~2005, 2005~2006시즌 리그 2연패·2005~2006시즌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끌면서 2년(20042005년) 연속 FIFA 올해의 선수상을 거머쥐었고, 특히 2005년에는 프랑스 풋볼이 유럽리그 최고 선수에게 수여하던 발롱도르까지 차지하면서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선수로 우뚝 섰다.
2006독일월드컵을 앞두고 당연히 그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다. 하지만 호나우지뉴는 정작 월드컵 무대에서는 도움 1개에 그치는 부진에 시달리며 디펜딩 챔피언 브라질이 8강에서 맥없이 탈락하는 데 결정적 이유가 됐다.
이어 4년 뒤 2010남아공월드컵에 출전하지 못한 상태에서 브라질은 또다시 8강에서 짐을 싸야 했다. 당시 월드컵에 출전하지 못한 호나우지뉴의 마음이 어떠했는 지 짐작할 만하다.
호나우지뉴로서는 이번 월드컵에 출전, 자국 국민들 앞에서 독일월드컵에서 못다한 활약을 펼치며 12년만의 우승 복귀를 주도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 보인다.
또한 호나우지뉴는 센추리클럽(A매치 100회 출전) 가입이라는 명예도 노리고 있다. 호나우지뉴는 칠레전까지 A매치 97회를 기록 중이다.
하지만 이 모두가 호나우지뉴의 희망으로 끝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