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 위험 수당이 얼마인 줄 아세요? 한달에 5만원이에요. 생명 수당은 없어요. 감상이 아닌 현실적인 이야기입니다."
기부와 독도수호에 앞장서고 있는 가수 김장훈이 소방관 살리기에 나섰다. 김장훈은 5일 "여러 가지 일을 해왔는데, 감히 이 프로젝트가 가장 보람되고 눈물나는 행복한 프로젝트라고 생각한다"며 의욕을 드러냈다.
김장훈은 지난해 말부터 '빠빠빠'의 그룹 '크레용팝'과 함께 '대한민국 소방관 프로젝트'를 펼치고 있다.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는 소방관들을 응원하는 프로젝트다.
소방관 응원가인 '히어로'를 이날 낮 12시에 발표했다. 김장훈과 크레용팝이 함께 부른 곡으로 이들은 '크레훈팝'이라는 이름으로 뭉쳤다. '빠빠빠'의 작곡가 김유민씨가 만들었다.
노래에 맞춰 김장훈과 크레용팝 멤버들이 안무를 선보이는 뮤직비디오도 함께 공개했다. 음원 수익금은 소방관 유가족 및 자녀들에게 장학금과 성금으로 전달된다.
북미 투어 등 해외 활동에 주력하고 있는 김장훈은 이 프로젝트를 위해 귀국했다. "북미에서는 소방관이 '히어로' 대접을 받더라고요. 근무수당과 휴가도 많고, 무엇보다 명예가 커요. 그곳에서 이런 점들을 느끼다보니 대한민국 소방관이 너무 안쓰럽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제 공연이 뭐 법률로 제정된 것도 아니고 도저히 못 참겠다 싶어 미루고 프로젝트를 시작했어요."
2002년 병원에서 소방관을 만나고 난 뒤부터 생각했던 일로 "갑작스러운 게 아니라 너무 늦은 것"이라는 마음이다. 2007년 이명박 대통령 당선 당시, '대통령에게 바란다' 인터뷰에서 다른 이들이 모두 경제를 살려달라고 했을 때 그는 소방관과 경찰관을 위해 힘써달라는 주문을 했다.
일부에서는 김장훈을 민족주의자라고 오해하기도 한다. "전 제 민족을 사랑하는 것이에요. 어떻게 보면 일부분 민족주의자가 맞을 수도 있겠죠. 개인의 삶은 형편없을 지라도 나라를 위해 살고 싶어요. 과거에 죽을 뻔했던 적이 있었는데 이후의 삶은 보너스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팀명을 크레훈팝으로 정한 것에 대해서는 "나이와 선후배 따지지 말고, 동등한 지위로 컬래버레이션을 한 것"이라고 답했다. "크레용팝이 연말 시상식과 해외 스케줄이 많은 가운데도 잠을 못 자며 연습하고 뮤직비디오를 촬영했다"며 고마워했다.
크레용팝 멤버들은 "제일 중요시해야 할 것은 좋은 음악을 통해 소방관에게 좋은 기쁨을 드리는 것"이라면서 "평소 좋은 일을 많이 하는 김장훈 선배님과 함께해서 영광"이라고 입을 모았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의 소방관 권희정(32)씨는 "저뿐만 아니라 전국의 소방관들이 이번 '히어로'에 대해 굉장히 기대를 하고 있다"면서 "많은 분들이 열악한 소방관들의 근무환경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김장훈씨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김장훈이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바라는 것은 소방관의 명예를 높이는 일이다. "소방관들 장비가 참 열악합니다. 솔직히 불구덩이로 뛰어드는 일이 쉽지도 않죠. 그분들이 길거리를 지날 때 아동, 청소년, 시민들이 '히어로'를 불러주고 박수를 쳐주면 힘을 내지 않을까 해요. 자녀들이 학교에서 소방관 아버지를 자랑스러워했으면 좋겠고요." 나아가 소방관을 위한 입범으로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도 덧붙였다.
김장훈과 크레용팝은 16일 경기 수원 아주대학교 실내체육관에서 소방관을 위한 무료 공연 '119 안전지킴이와 함께 하는 사랑의 콘서트'를 연다. 애초 1000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으나 지금까지 3500명이 참가를 신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