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이종근 기자] 8세 여아를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계모 박모(40)씨에 대한 2차 공판이 7일 울산지법 101호 법정(재판장 정계선 부장판사)에서 열렸다. 이날 공판에서 울산지검은 계모에게 살인의 고의가 있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피해자 이서현양을 부검한 해당 부검의를 증인 신청했다.
심폐소생술을 실시하다 갈비뼈가 부러졌고 욕조 안에서 목욕하다 물에 빠져 숨졌다는 피고인 박씨의 진술을 반박하기 위해서다.
지난달 17일 열린 첫번째 공판에서 피고인 박씨는 이양에 대한 학대사실 4건과 이로 인해 죽음에 이르된 사실 등은 모두 인정했다.
하지만 살인의도에 대해서는 죽일 의도는 없었다며 부인한 바 있다.
검찰은 골절된 16개 갈비뼈 모두가 앞쪽에 위치해 있는 것는 심폐소생술과 무관한 것이라는 부검의의 부검감정서를 증거로 제출했다. 또 출혈이 발견된 것에 비춰볼 때 사망 이전에 골절이 이뤄졌고 폐에 물이 차 있지 않아 익사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검찰은 이양의 엉덩이에서 발견된 조직의 섬유화도 박씨가 지속적으로 폭력을 행사했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 공판에서 해당 부검의가 증인으로 출석해 이 같은 내용을 진술할 예정이다.
이날 재판부는 검찰이 제출한 1560페이지 분량의 증거자료에 대해 사건과의 연관성과 반복 여부 등을 따져 증거 채택 여부를 가렸다.
재판부는 제출된 진정서와 탄원서에 대해서는 증거 채택 대신 재판의 참고자료로 활용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검찰은 다음 공판에 이양의 친부와 부검의를 증인으로 신청했고 변호인측은 증인신청을 하지 않고 반대신문만 진행하기로 했다.
변호인측은 박씨에 대한 정신감정을 신청하려 했지만 재판부가 사건과 관계없이 양형을 위해 감정을 신청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다시 검토해 줄 것을 요청했다.
다음 재판은 다음달 11일 오후 2시 101호 법정에서 재개된다.
공판에 앞서 '하늘로 소풍한 아이를 위한 모임(서현이 카페)'은 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대신고 의무자 중 의사 2명과 담임 2인에 대해 징계할 것을 주장했다.
이어 학대신고 의무자를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한 전국교직원노조 울산지부와 대한의사협회에 대해 규탄성명을 발표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아동학대 피해자 가족들도 참석해 아동학대 가해자들을 엄벌에 처해 줄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한편 재판이 끝나자 서현이 카페 모임 20여 명은 박씨를 실은 호송차량을 막아서다 경찰 60여 명과 15분여 간 대치하기도 했다. 일부 회원은 재판장에서 박씨에게 욕설을 하다 퇴정조치 당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