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을 떠들썩하게 달궜던 군산여성 실종사건은 결국 경찰관의 내연녀 살인이라는 비참한 결과로 막을 내리면서 지역사회가 들썩이고 있다.
경찰은 지난 2일 “군산경찰서 소속 정모(40) 경사가 내연녀 이모(39·여)씨와 임신 및 위자료 문제로 차량 안에서 다투다 격분한 정 경사가 이씨를 목졸라 살해하고 시체를 유기했다”고 밝혔다.
이어 전북지방경찰청은 3일 자로 부하 경찰관의 여성 살인사건 책임을 물어 군산경찰서장을 직위 해제했다. 또 경찰은 4일 내연녀를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살인·사체유기)로 정 경사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소식을 접한 시민은 "민중의 지팡이가 이럴 수 있느냐, 충격적이다"면서 "이번 사건이 경찰관 개인의 도덕성 결여로 비롯됐다지만 잇따르는 경찰관의 일탈행위는 비난을 받아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김모(47·군산시)씨는 "경찰에서 자꾸 문제가 발생하면서 시민의 불신은 높아지고 있다"며 "조직 차원에서 강력하고 철저한 자정 분위기를 만들어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박모(52·공무원)씨는 "상황이 어찌됐던 경찰관이 시민을 목졸라 살해하고 시체를 내동댕이 친 것은 용서 받지 못할 흉악한 범죄"라며 "경찰은 이번 사건을 거울삼아 똑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조직을 새롭게 재정비하고 자체감찰 기능을 확대하는 등의 노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또 경찰 내부적으로도 해이해진 기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군산경찰서 A경사는 "시민의 신뢰가 갈수록 땅에 떨어지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 동료 경찰관을 잡겠다고 몇 날 며칠을 헤매고 다녔다. 경찰 스스로 자정노력이 필요한 때인 것 같다. 관련자를 문책하고 국민께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이면 끝이라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경찰관은 "현직 경찰관의 살인으로 판명됐다지만 어찌 이런 일이 발생하는지 모르겠다"면서 "이번 사건으로 어려운 여건에서 묵묵히 근무하는 많은 경찰관들의 사기가 저하되지는 않을 지 우려스럽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2009년 4월에도 군산경찰서 소속 조모 경위가 평소 알고 지내던 미장원 여주인의 머리에 권총을 쏜 뒤 자신의 머리에도 총을 쏴 함께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해 경찰조직을 곤경에 빠뜨렸다.
이 사건에 사용된 총기는 3.8구경 4인치 권총으로 공포탄 1발과 실탄 3발이 장전돼 있었고 조 경위는 사건 당시 공포탄을 포함 4발 모두를 발사했다. 실탄 2발이 이들의 머리를 관통했고 나머지 한 발은 빗나가 창문틀에 박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