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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어린아이의 시선으로 본 전체주의의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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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붉은 완장을 찬 아이들, 그 속에 묻힌 순수의 울음을 생생히 담아낸 소설책이 출간됐다.

 

북랩은 최근, 어린아이의 시선으로 본 전체주의의 민낯을 드러내고 혁명성과 인간성의 반비례를 보여 주는 ‘홍소병’을 펴냈다.

이 책은 중국 문화혁명 시기, 만주 조선인 마을의 어린 소년들이 ‘혁명’이라는 이름으로 내몰린 비극의 현장을 생생히 복원하고 있다. 저자는 자료와 구술을 바탕으로, 북만주 두메산골의 초등학생 조직 ‘홍소병(紅小兵)’을 통해 순수와 광기의 교차점을 섬세히 포착했다.

또한 문화혁명이라는 거대한 역사적 폭풍 속에서 어린아이들이 어떻게 이념의 장식물이자 도구로 이용됐는지를 설파한다. 학교의 교사들이 반동 분자로 몰려 투쟁당하고, 무당과 터주신을 없애며 전통이 무너지는 풍경은 당시 사회의 붉은 광기를 상징한다. 특히 주인공 한수철의 눈을 통해 그려지는 ‘혁명의 놀이’는 어린아이들의 천진함과 체제의 잔혹함이 맞닿는 지점을 날카롭게 드러낸다.

저자는 “이념과 신앙이 인간의 양심을 압도하던 시절, 아이들조차 그 광풍의 일부가 돼 꼭두각시로 전락했다”며 “그 속에서도 인간다움의 흔적을 찾고 싶었다”고 말한다. ‘홍소병’은 역사적 사실에 문학적 상상력을 결합해 인간성의 왜곡과 집단적 맹신의 본질을 묻는 책이다.

‘홍소병’은 잔잔하고 긴 호흡의 문체를 통해 만주의 조선인 공동체가 겪은 역사적 상처를 되새기며, 오늘의 우리에게 ‘순수함은 체제의 손에 어떻게 파괴되는가’라는 물음을 던진다. 붉은 불꽃 아래 잿빛으로 사라진 어린 목소리들의 이야기가 독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할 것이다.

저자 김현선은 서울 동국대학교를 졸업하고,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사회학 석·박사를 졸업했다. 이후, 일본(日本) 오사카교대학교 초빙 교수, 중국(中國) 연변대학교 민족연구원 객원 교수, 성공회대학교 사회문화연구원 학술 연구 교수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는 글 작가이자 독립 연구자다. ‘홍소병’을 통해 첫 장편소설 출간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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