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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재갑 교육칼럼] 敎職, 天職, 賤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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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는 군자의 세 가지 즐거움(君子三樂) 중에서 천하의 영재를 얻어서 교육하는 일을 세 번째의 즐거움으로 꼽았다(得天下英才 而敎育之 三樂也).

가르치는 일은 맹자가 삼락(三樂)의 하나로 꼽을 만큼 예전부터 보람 있는 일이었다. 우리 선조들도 교육의 보람을 매우 귀하게 여겼다.

가르치는 일을 업(業)으로 하는 사람에게는 ‘스승의 그림자는 밟지도 마라’고 할 정도로 최고의 예우를 했다. 지금도 ‘교원예우에 관한 규정’(대통령령)을 두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교원을 예우하도록 하고 있다.

이런 사회 분위기 속에서 교사들은 교직(敎職)을 천직(天職)으로 알고 후진 양성에 힘썼다. 박봉(薄俸)에 시달릴 때도 교사들은 교직에 헌신했다.

그러나 이젠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교직이 천직(天職)으로서의 가치를 상실하고, 생계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다.

‘스승의 그림자는 밟지도 마라’는 말은 옛말이 됐고, 교사는 교육의 보람을 잃어가고 있다. 교단을 떠나는 교사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2월 명예퇴직을 신청한 서울 유초중고 교원은 총 1070명에 달한다. 명퇴 신청자가 가장 많았던 지난해 2월의 919명보다 16%나 늘어났다.

서울지역 교원 명퇴 신청자는 2009년 795명, 2010년 1037명, 2011년 1243명, 2012년 1683명으로 4년째 증가세다.

전국적으로 명퇴 교원 수는 2009년 2천922명, 2010년 4천184명, 2011년은 4천151명에 달했다. 교원의 정년 단축 조치가 있었던 1999년에는 8월 명퇴 인원만 8천명에 달했다.

교원들의 명퇴가 늘어나는 원인에 대해 교육계는 교원능력개발평가, 행정업무 증가, 학교폭력 등 생활지도의 어려움, 교권추락 등을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지적은 타당한 측면도 있지만,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 교원평가는 사실상 무늬만 평가일 뿐이며, 행정업무도 과거와 비교하면 상당히 줄었다.

교육여건도 상당히 좋아졌다. 학급당 학생 수는 과거보다 절반으로 줄었고, 수업시수도 많이 줄었다. 교사들이 교단을 포기할 만큼 교육여건이 열악한 것은 아니다.

교사가 교단을 떠나는 것은 학생과 학부모로부터 폭행을 당하고, 교권 경시 풍조가 확산하는 등 교사들의 심리적 교육여건이 열악한 탓이다.

또 정부가 교육개혁을 한답시고 교사를 개혁의 대상으로 내몰면서 교사들이 설 자리를 잃어갔다.

교사들이 교단을 떠나는 또 다른 이유는 명퇴수당과 연금이라는 경제적인 안전장치가 마련돼 있기 때문이다.

명퇴 신청 교원 대부분은 명퇴수당과 연금을 꼼꼼히 따지고 나서 교직을 과감하게 내던진다. 이를 두고 어떤 사람은 ‘비겁한 선택’이라고 비난하기도 한다.

교사들이 어떤 선택을 하든 분명한 건 교사들이 소명의식을 갖고 교직에 헌신할 수 있는 심리적 교육의 둑이 무너지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조사결과를 보면, 아이러니하게도 교단을 떠나려는 교사는 많은데 학생과 학부모는 교사를 가장 선호하는 직업으로 꼽고 있다.

청소년들이 교직을 선호하는 것은 아마도 자신의 적성과 꿈, 도전 정신은 뒷전인 채 교직이 안정적이고, 방학이 있고, 연금제도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현장 교사는 심리적 교육의 둑이 무너져 교단을 떠나고, 청소년들은 먹고사는 문제로 교단에 서려고 한다. 천직(天職)으로 여겼던 교직이 천직(賤職)으로 전락하고 있는 현상이다.

교직이 천직(天職)으로서의 소명의식과 가치를 상실하고 단순한 밥벌이 수단으로 전락하면, 그 순간 교직은 천직(賤職)이 된다. 교직이 천직(賤職)으로 전락하는 건 막아야 한다.

교직을 천직(天職)으로 여기는 교육 전통은 유지·발전시키는 게 좋다. 이를 위해서는 교사들 스스로 시대변화에 맞게 교직관을 재정립해 나가는 노력이 중요하다.

우리 사회도 맹자가 삼락(三樂)을 말한 것처럼 교사들이 가르치는 즐거움, 교육의 보람을 느끼도록 교권을 존중해야 한다. 교사가 바로 서야 교육이 바로 서고, 교육이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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