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09.17 (수)

  • 맑음동두천 25.8℃
  • 구름조금강릉 27.3℃
  • 맑음서울 26.6℃
  • 구름많음대전 25.0℃
  • 흐림대구 22.6℃
  • 흐림울산 23.8℃
  • 구름많음광주 24.8℃
  • 흐림부산 27.2℃
  • 구름조금고창 25.2℃
  • 제주 24.5℃
  • 맑음강화 25.7℃
  • 구름많음보은 24.4℃
  • 구름많음금산 25.9℃
  • 구름많음강진군 26.3℃
  • 흐림경주시 22.1℃
  • 구름많음거제 25.3℃
기상청 제공

기본분류

[한재갑 교육칼럼] 敎職, 天職, 賤職

URL복사

맹자는 군자의 세 가지 즐거움(君子三樂) 중에서 천하의 영재를 얻어서 교육하는 일을 세 번째의 즐거움으로 꼽았다(得天下英才 而敎育之 三樂也).

가르치는 일은 맹자가 삼락(三樂)의 하나로 꼽을 만큼 예전부터 보람 있는 일이었다. 우리 선조들도 교육의 보람을 매우 귀하게 여겼다.

가르치는 일을 업(業)으로 하는 사람에게는 ‘스승의 그림자는 밟지도 마라’고 할 정도로 최고의 예우를 했다. 지금도 ‘교원예우에 관한 규정’(대통령령)을 두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교원을 예우하도록 하고 있다.

이런 사회 분위기 속에서 교사들은 교직(敎職)을 천직(天職)으로 알고 후진 양성에 힘썼다. 박봉(薄俸)에 시달릴 때도 교사들은 교직에 헌신했다.

그러나 이젠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교직이 천직(天職)으로서의 가치를 상실하고, 생계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다.

‘스승의 그림자는 밟지도 마라’는 말은 옛말이 됐고, 교사는 교육의 보람을 잃어가고 있다. 교단을 떠나는 교사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2월 명예퇴직을 신청한 서울 유초중고 교원은 총 1070명에 달한다. 명퇴 신청자가 가장 많았던 지난해 2월의 919명보다 16%나 늘어났다.

서울지역 교원 명퇴 신청자는 2009년 795명, 2010년 1037명, 2011년 1243명, 2012년 1683명으로 4년째 증가세다.

전국적으로 명퇴 교원 수는 2009년 2천922명, 2010년 4천184명, 2011년은 4천151명에 달했다. 교원의 정년 단축 조치가 있었던 1999년에는 8월 명퇴 인원만 8천명에 달했다.

교원들의 명퇴가 늘어나는 원인에 대해 교육계는 교원능력개발평가, 행정업무 증가, 학교폭력 등 생활지도의 어려움, 교권추락 등을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지적은 타당한 측면도 있지만,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 교원평가는 사실상 무늬만 평가일 뿐이며, 행정업무도 과거와 비교하면 상당히 줄었다.

교육여건도 상당히 좋아졌다. 학급당 학생 수는 과거보다 절반으로 줄었고, 수업시수도 많이 줄었다. 교사들이 교단을 포기할 만큼 교육여건이 열악한 것은 아니다.

교사가 교단을 떠나는 것은 학생과 학부모로부터 폭행을 당하고, 교권 경시 풍조가 확산하는 등 교사들의 심리적 교육여건이 열악한 탓이다.

또 정부가 교육개혁을 한답시고 교사를 개혁의 대상으로 내몰면서 교사들이 설 자리를 잃어갔다.

교사들이 교단을 떠나는 또 다른 이유는 명퇴수당과 연금이라는 경제적인 안전장치가 마련돼 있기 때문이다.

명퇴 신청 교원 대부분은 명퇴수당과 연금을 꼼꼼히 따지고 나서 교직을 과감하게 내던진다. 이를 두고 어떤 사람은 ‘비겁한 선택’이라고 비난하기도 한다.

교사들이 어떤 선택을 하든 분명한 건 교사들이 소명의식을 갖고 교직에 헌신할 수 있는 심리적 교육의 둑이 무너지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조사결과를 보면, 아이러니하게도 교단을 떠나려는 교사는 많은데 학생과 학부모는 교사를 가장 선호하는 직업으로 꼽고 있다.

청소년들이 교직을 선호하는 것은 아마도 자신의 적성과 꿈, 도전 정신은 뒷전인 채 교직이 안정적이고, 방학이 있고, 연금제도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현장 교사는 심리적 교육의 둑이 무너져 교단을 떠나고, 청소년들은 먹고사는 문제로 교단에 서려고 한다. 천직(天職)으로 여겼던 교직이 천직(賤職)으로 전락하고 있는 현상이다.

교직이 천직(天職)으로서의 소명의식과 가치를 상실하고 단순한 밥벌이 수단으로 전락하면, 그 순간 교직은 천직(賤職)이 된다. 교직이 천직(賤職)으로 전락하는 건 막아야 한다.

교직을 천직(天職)으로 여기는 교육 전통은 유지·발전시키는 게 좋다. 이를 위해서는 교사들 스스로 시대변화에 맞게 교직관을 재정립해 나가는 노력이 중요하다.

우리 사회도 맹자가 삼락(三樂)을 말한 것처럼 교사들이 가르치는 즐거움, 교육의 보람을 느끼도록 교권을 존중해야 한다. 교사가 바로 서야 교육이 바로 서고, 교육이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국회, 16일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 질문…'미 한인 구금 사태'·관세 협상 등 쟁점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국회는 16일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을 실시한다. 여야는 '내란 종식' '미 조지아주 한인 구금 사태', 한미 관세 협상 등을 놓고 공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 시절 드론 도발 등 외환죄 논란을 집중 부각하면서 내란 종식 프레임을 이어갈 전망이다.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지난 14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내란 종식이 대한민국의 정상화"라며 "우리 당은 내란 청산 그리고 끊임없는 개혁, 미래를 위한 성장 동력 확보 차원에서 최선을 다해 임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미국 조지아주 한인 구금 사태와 대미 외교 및 한미 관세 협상 등 현 정부 출범 이후 외교·안보 현안을 집중 지적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한미관세 협상을 사실상 '외교 참사'로 보고 있고 지금도 손을 놓고 있다"며 "조지아주 구금 사태, 현 정부의 대북관, 군 내 무너지는 안보 관련 내용도 물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수진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14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란특별재판부 또는 사법부 해체 등 다양한 이슈들이 많다"며 "관세 문제, 미국과의 외교 문제도 있다. 이런 것들에 대해 명명

경제

더보기
"제조업·AI는 미래 경쟁력" 이노비즈협회, 옴부즈만과 규제 개선 간담회 개최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이노비즈협회(중소기업기술혁신협회)는 16일 경기 판교 협회 대회의실에서 최승재 중소기업 옴부즈만과 함께 이노비즈기업인 현장소통 간담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간담회는 글로벌 관세 협상 과정에서 제조업의 중요성이 다시 부각되고, 동시에 정부가 추진 중인 AI 활성화 정책 방향에 맞춰 혁신형 중소기업의 현장 목소리를 청취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 자리에는 이노비즈협회 정광천 회장을 비롯 최영호 부회장(㈜리스크제로 대표), 배민성 부회장(㈜지니테크 대표), 김종원 부회장(㈜네오피에스 대표), 박지환 이사(㈜씽크포비엘 대표) 등이 참석했으며, 옴부즈만 측에서는 최승재 옴부즈만과 지원단 관계자가 함께했다. 간담회에서는 △중소기업 현실에 맞는 중대재해처벌법 개선 △AI 데이터 규제 개선을 위한 TDM 면책 제도 도입 △노란봉투법 시행에 따른 중소기업 피해 최소화 방안 마련 △기술융복합 R&D 관련 외국인 전문인력 비자 제도 개선 등 혁신형 중소기업의 성장과 AI 확산을 위한 현장 규제 개선 방안이 논의됐다. 정광천 이노비즈협회 회장은 “이노비즈기업은 제조업의 뿌리를 지키면서 동시에 AI와 같은 신기술을 선도하는 혁신 주체”라며, “최근

사회

더보기
해양경찰관 고(故)이재석 경사 사건과 관련 인천해경서장 대기 발령
(사진=뉴시스 제공) [시사뉴스 박용근 기자] 갯벌에 고립된 70대 중국인을 구조하다가 순직한 해양경찰관 이재석(34) 경사 사고와 관련해 관할 해경서장을 대기 발령 조치했다. 해양경찰청은 16일 이광진 인천해양경찰서장을 대기발령하고 중부해경청에서 근무하도록 조치했다고 밝혔다. 해경청은 또 인천해경서 영흥파출소 소장과 사고 당시 당직 팀장도 대기 발령 조치했다. 인천해경서는 지난 11일 새벽 인천 영흥도 갯벌에서 이 경사가 고립자 구조 중 순직한 사고와 관련해 대응이 미흡했다는 지적과 함께 사건을 은폐 하려고 했다는 의심을 받았다. 당시 파출소 당직자는 모두 6명이었으나 이 중 4명은 휴게시간이라 이 경사만 혼자서 출동했고 추가 인원 투입도 늦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당직팀 동료 4명은 전날 장례식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그동안 영흥파출소장으로부터 이 경사를 '영웅'으로 만들어야 하니 사건과 관련해 함구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폭로했다. 이 경사 순직 사고와 관련해 해경은 2인 출동이나 최대 3시간 휴게 등 다수의 관련 규정을 지키지 않은 정황도 드러났다. 이와 관련 이재명 대통령이 순직 사고와 관련 "해경이 아닌 외부의 독립적인 기관에 맡겨 엄정히 조사하라"

문화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생성형 AI 활용…결국 사용자의 활용 능력과 방법에 달려 있다
지난 2022년 인공지능 전문 기업인 오픈AI에서 개발한 챗GPT를 비롯해 구글의 Gemini(제미나이), 중국의 AI기업에서 개발한 딥시크, 한국의 AI기업에서 개발한 뤼튼,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두고 있는 중국계 미국기업이 개발한 젠스파크 등 생성형 AI 활용시대가 열리면서 연령층에 상관없이 생성형 AI 활용 열기가 뜨겁다. 몇 시간에서 며칠이 걸려야 할 수 있는 글쓰기, 자료정리, 자료검색, 보고서, 제안서 작성 등이 내용에 따라 10초~1시간이면 뚝딱이니 한번 사용해 본 사람들은 완전 AI 마니아가 되어 모든 것을 AI로 해결하려 한다, 이미 65세를 넘어 70세를 바라보는 필자는 아직도 대학에서 3학점 학점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일 개강 첫날 학생들에게 한 학기 동안 글쓰기 과제물을 10회 정도 제출해야 하는데 생성형 AI를 활용해도 좋으나 그대로 퍼오는 것은 안 된다는 지침을 주었다. 그러면서 “교수님이 그대로 퍼오는지 여부를 체크 할수 있다”고 큰소리를 쳤다. 큰소리가 아니라 지난 학기에도 실제 그렇게 점검하고 체크해서 활용 정도에 따라 차등 평가를 실시했다. 이렇게 차등 평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은 필자가 생성형 AI 활용 경험이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