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뉴스 이성동 기자]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사랑하는 대구시민과 당원 동지 여러분.
국회부의장 주호영 의원입니다.
저는 이번 6.3 지방선거에 출마하지 않기로 하였습니다.
어제 서울고등법원은 제가 낸 대구시장 경선 컷오프 효력정지 가처분 항고를 기각했습니다.
법원은 당헌, 당규를 현저히 위반했다거나 객관적 합리성을 현저히 잃은 심사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습니다.
저는 법원 결정을 매우 아쉽게 생각합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법원이 정당의 자율성 존중과 정당 내부 문제라는 말 뒤로 비겁하게 물러섰다고 생각합니다.
공당의 공천이 헌법과 법률이 요구하는 민주주의 원칙을 제대로 지켰는지 따져 묻고, 반복돼 온 공천 폐단에 분명한 선을 그을 기회였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그 문턱에서 멈춰 섰습니다.
저는 법원의 결정이 대단히 유감스럽습니다.
그러나 법원이 대구시장 공천 가처분신청을 기각되었다고 해서 이번 어처구니 없는 공천절차가 결코 정당화될 수는 없습니다.
저는 작년부터 김부겸 후보의 출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준비해 왔습니다.
이번 선거는 대구경북이라고 해서 “미워도 다시 한 번” 식의 안이한 기대에 기대서는 분명히 어렵다고 봤기 때문입니다.
김부겸 후보는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닙니다.
그래서 6선 국회의원으로서, 국회부의장과 원내대표를 세 차례 맡으며 쌓은 경험, 그리고 과거 김부겸 후보를 상대로 이겨 본 정치력과 선거력을 바탕으로 제가 가장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대구·경북이 통합되고 상속세, 법인세 제도를 바꾸면 대구·경북을 다시 살릴 수 있다는 확신을 가졌습니다.
대구경북 시도통합이라는 거대한 과제를 안정적으로 이끌고 끝까지 마무리할 사람도 필요하다고 봤습니다.
저는 그 통합을 제대로 해낼 자신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시도통합은 민주당의 지역차별과 민주당, 국민의힘 지도부의 6.3 지방선거의 자당 승리의 계산과 후보들의 사리사욕으로 끝나 무산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김부겸 후보는 어떠한 역할도 하지 않았고, 수수방관하였으며, 우리당 후보 중에는 앞에서는 찬성, 뒤에서는 반대한 사람도 있었습니다.
저는 설명되지 않은 이유로 컷오프됐습니다.
저는 이 문제를 제 개인의 억울함으로만 보지 않았습니다.
공당의 공천은 절차와 상식 위에서 이뤄져야 하고, 당원과 시민의 선택권은 존중돼야 합니다.
그런데 이번 대구시장 공천은 정반대로 갔습니다.
공관위는 3월 22일 저와 이진숙 후보 등을 컷오프했지만, 컷오프 직후 여론조사에서 저와 이진숙 후보, 두 사람이 1, 2위였습니다.
더구나 컷오프 20여 일 뒤 조사에서는 제가 1위에 올랐습니다.
이것만 봐도 이번 컷오프가 얼마나 민심과 어긋난 결정이었는지 분명합니다.
저는 이번 컷오프가 두고두고 남을 잘못된 사례라고 봅니다.
여론조사 1, 2위를 잘라내고 나니, 대구를 버리고 경기도 양평 전원주택에서 노후를 보낸다던 김부겸 후보까지 “이 정도면 대구시장 선거를 해볼 만하겠다”고 뛰어들게 만든 것 아니겠습니까.
선거는 이기기 위해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길 가능성이 큰 후보는 도려내고, 지도부 입맛에 맞는 경쟁력 없는 후보들로 판을 채워놓고서 시민들에게 승복하라고 하는 것은 무도하고 패륜적인 일입니다.
제가 법적 대응까지 하며 끝까지 문제를 제기한 이유도 거기에 있습니다.
선거 때만 되면 전략공천이라는 이름으로 낙하산을 내리고, 민심과 동떨어진 계산으로 경쟁력 있는 후보를 밀어내고, 나중에는 당을 위해서 받아들이라고 하는 방식, 그 낡은 공천 농단을 이번에는 끊어보자는 것이었습니다.
보수의 선거 대참패는 그 원인이 공천 파행에 있었고 그것이 결국 우리 당 출신 대통령들의 탄핵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러나 공천에 관여한 사람들이 책임지는 일은 전혀 없었습니다.
저는 이번만큼은 보수 실패의 고리를 한번 끊어보려고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의 잘못된 공천 구조를 바꾸는 데는 실패했습니다.
그러나 적어도 무엇이 문제인지, 왜 이번 공천이 잘못됐는지, 왜 이런 식으로는 선거를 이길 수 없는지는 분명하게 드러났습니다.
저는 그 점에서 이번 문제 제기가 헛된 일만은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저를 여기까지 오게 한 가장 큰 이유는 대구를 민주당에 내줘서는 안 된다는 절박함이었습니다.
저는 김부겸 후보의 기세를 결코 가볍게 보지 않았습니다.
실제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김부겸 후보가 국민의힘 후보들보다 압도적으로 앞서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지금의 경선 구도로 그 흐름을 막아낼 수 있겠느냐는 걱정을 저는 끝까지 버리지 못했습니다. 특히 1,2 위 후보들의 지지자들이 투표장으로 가지 않는 다면 선거 승리는 지극히 어렵다고 보였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제 출마 여부를 둘러싼 공방이 더 이어질수록 선거를 살리기보다 오히려 더 꼬이게 할 수 있다는 판단을 했습니다.
제 문제가 앞에 서는 순간, 공천의 잘못과 본선의 위기라는 본질은 다시 흐려질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그런 상황까지 가게 해서는 안 된다고 봤습니다.
여기서 제 입장을 분명히 정리하고, 앞으로는 당의 공천 구조를 바로잡고 보수를 다시 세우는 일에 더 무겁게 책임을 지는 것이 옳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번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습니다.
難忍能忍菩薩行(난인능인보살행) : 참기 어려운데도 참는 것이 보살의 경지라 했습니다.
晴耕雨讀(청경우독): 맑은 날에 농사일을 하고 비오는 날엔 집에서 책을 본다고 했습니다.
당의 행태를 보면 만정이 떨어집니다만, 저는 이즈음에 인간이 스스로 가져야하는 신의에 대하여 깊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먹던 물에 침을 뱉지 않겠습니다.
오래 저를 돕고 함께한 당원과 척을 지고 싸우는 선거는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이번 대구시장 경선의 본질은 제가 나오느냐 마느냐가 아닙니다.
공천권을 쥔 사람들이 당을 자기 사람 챙기는 도구로 쓰고, 불편한 사람은 쳐내고, 민심보다 계산을 앞세우는 이 잘못된 구조를 우리 당이 고칠 수 있느냐 없느냐, 바로 거기에 본질이 있습니다.
저는 앞으로 국민의힘의 타락한 정치, 패륜 정치와 타협하지 않겠습니다.
공천권을 몇 사람이 움켜쥐고 자기 사람은 살리고 불편한 사람은 잘라내는 정치, 당원과 시민이 고를 후보를 지도부가 먼저 골라버리는 정치, 여론이 가리키는 경쟁력보다 자기들 계산을 앞세우는 정치와는 끝까지 맞서겠습니다.
이번 대구시장 공천에서 드러난 잘못도 그냥 덮고 넘어가지 않겠습니다.
저는 앞으로도 우리 당의 공천이 다시 당원과 시민의 선택 위에 서도록 만들겠습니다.
선거 때마다 전략공천이라는 이름으로 낙하산을 내리고, 특정인을 찍어내기 위해 기준을 비틀고, 그러고도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구조를 고치겠습니다.
공천 실패에 책임질 사람은 책임지게 하고, 무너진 당의 질서를 바로 세우고, 보수가 다시 선거에서 이길 수 있는 당으로 돌아가도록 저의 정치 인생을 걸겠습니다.
끝으로 장동혁 대표에게 한 말씀드리겠습니다
德微而位尊(덕미이위존)하고 智小而謀大(지소이모대)면 無禍者鮮矣(무화자선의) 라 했습니다.
인격은 없는데 지위는 높고 지혜는 적은데 꿈이 크면 화를 입지 않는자 가 드물 것이라 했습니다.
제발 나아가고 물러날 때를 알기 바랍니다.
그동안 저를 믿고 응원해주신 대구시민 여러분, 당원 동지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기대에 다 미치지 못한 점은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저는 침묵하지 않고 제 역할을 잘 해내겠습니다.
이번 일의 책임과 무게도 끝까지 제 몫으로 감당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