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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원자력의 완성을 위한 마지막 과제 '사용후핵연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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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좋은땅출판사가 ‘사용후핵연료 그 솔루션에 관하여’를 펴냈다.
 

원자력 논의의 중심에는 언제나 ‘사용후핵연료’라는 가장 어렵고 민감한 문제가 놓여 있다. 구정회 저자의 신간 ‘사용후핵연료 그 솔루션에 관하여’는 이 문제를 감정적 찬반이나 추상적 담론이 아닌 오직 현장 경험과 기술적 축적을 바탕으로 정면 돌파한 책이다. 사용후핵연료를 두려움의 대상이 아닌 ‘관리와 선택의 문제’로 재정의하며, 원자력의 완성을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마지막 과제를 차분하게 제시한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저자의 이력 자체가 곧 콘텐츠라는 점이다. 저자는 1987년 한국원자력연구원 입사 이후 39년간 사용후핵연료 운반·저장·처리·처분 전 과정을 직접 경험한 국내 최고 수준의 실무 전문가다. 국내 최초 사용후핵연료 수송 참여, 원전 내 소내수송 시스템 확립, 수송용기 및 각종 장치 개발, 핵주기시설 인허가와 정책 논의까지 이어진 경험은 단순한 이론서에서는 결코 담아낼 수 없는 현실감을 제공한다. 책 전반에는 ‘왜 이 기술이 선택됐는가’, ‘현장에서 무엇이 문제였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실제적인 답이 촘촘히 녹아 있다.

구성 또한 이 책의 강점이다. 운반·저장·처리·처분이라는 사용후핵연료 관리의 전 과정을 단계별로 정리하면서도 각 장마다 기술적 쟁점과 정책적 함의를 함께 제시한다. 특히 운반·저장 분야에서는 국내외 수송·저장 용기 개발 현황과 안전성 검토를 구체적으로 비교하며, 기술 축적과 국산화의 의미를 분명히 짚는다. 이는 단순한 기술 소개를 넘어 우리나라 원자력 기술의 현재 위치를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자료로서의 가치도 갖는다.

파이로프로세싱을 다룬 처리·재활용 기술 부분 역시 이 책의 핵심적인 특징이다. 저자는 파이로 기술을 둘러싼 논쟁을 이념이나 구호로 설명하지 않는다. 한미 공동연구의 성과와 한계, 국제 비확산 체제 속에서의 현실적 제약을 함께 다루며, 기술 개발이 반드시 고려해야 할 외교·정책적 맥락을 동시에 제시한다. 이를 통해 파이로프로세싱을 ‘찬반의 상징’이 아닌 냉정하게 검토해야 할 하나의 선택지로 위치시킨다.

처분기술을 다룬 장에서는 저자의 문제의식이 더욱 분명해진다. 수평처분과 수직처분 방식 비교, 안전성·회수성·연계성에 대한 분석은 특정 결론을 강요하지 않고, 기술자적 시선에서 장단점을 차분히 정리한다. 여기에 처분용기, 사업 일정, 부지 확보 문제까지 연결하며, 처분기술이 단순한 연구 과제가 아니라 사회적 결단의 문제임을 분명히 한다.

무엇보다 이 책은 전문가만을 위한 기술서에 머물지 않는다. 정책 결정자, 산업 종사자, 그리고 원자력에 불안을 느끼는 시민 모두를 독자로 상정하고, 가능한 한 명확하고 절제된 언어로 설명한다. 사용후핵연료 문제를 숨기거나 미루는 것이 아니라 투명한 정보와 책임 있는 선택으로 풀어가야 한다는 메시지가 책 전반을 관통한다.

‘사용후핵연료 그 솔루션에 관하여’는 원자력의 미래를 둘러싼 논의에서 반드시 참고해야 할 실무형 기록이자 기술과 정책, 사회적 신뢰를 함께 고민한 보기 드문 문제 제기서다. 사용후핵연료 문제를 외면하지 않고 제대로 이해하고자 하려는 독자에게 이 책은 단단한 기준점이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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