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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AI 전환, 어떻게 구조 조정의 언어로 사용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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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좋은땅출판사가 ‘커리어의 해체’를 펴냈다.

AI 전환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커리어’라는 개념 자체를 다시 묻는 책이 출간된다. 신세웅 저자의 ‘커리어의 해체’는 직업의 소멸과 구조 조정의 확산을 단순한 기술 변화로 설명하지 않고, 인간의 인식과 사회 구조의 문제로 확장해 분석한 신간이다. 저자는 경영전략 컨설턴트이자 HR 조직문화 전문가로서, 기업 현장에서 목격한 변화의 실상을 바탕으로 커리어 붕괴의 현재를 정리한다.

이 책의 특징은 AI를 ‘미래의 위협’이 아닌 ‘이미 작동 중인 시스템’으로 다룬다는 점이다. 신입 채용의 축소, 중간 관리자 역할의 약화, 자동화에 따른 보이지 않는 해고 등은 이미 많은 조직에서 일상화된 풍경이다. 저자는 이러한 현상을 비용 절감과 성과 지표 중심의 경영 논리 속에서 설명하며, AI 전환이 어떻게 구조 조정의 언어로 사용되는지를 짚어 낸다.

‘커리어의 해체’는 또한 커리어를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장치로 다룬다. 길드와 도제, 평생직장 모델이 형성되고 붕괴된 과정을 역사적으로 추적하며, 오늘날 우리가 믿어 온 ‘안정된 커리어’가 얼마나 취약한 전제였는지를 드러낸다. 이는 개인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자기계발 담론과 거리를 두고, 구조적 변화를 이해하도록 돕는다.

후반부에서는 변화 속에서 새롭게 등장하는 생존 전략을 제시한다. 다중 정체성, 고유성, 데이터 스토리텔링, 관계 자본, 디지털 정체성 등은 저자가 제안하는 핵심 키워드다. 이는 특정 직업을 유지하는 전략이 아니라 직업이 사라지는 환경에서도 작동하는 개인의 역량에 초점을 맞춘다.

‘커리어의 해체’는 취업서나 AI 활용서와는 결이 다르다. 이 책은 ‘무슨 일을 할 것인가’보다 ‘어떤 존재로 살아남을 것인가’를 묻는다. 다가올 10년을 막연한 불안이 아니라 재설계의 시간으로 받아들이고자 하는 독자라면 주목할 만한 문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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