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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커버스토리】 경주 APEC 성공, 국격 높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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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협력·연대’ 강조
한미정상회담 성공적...관세협상 타결, 핵잠수함 등 성과
한일 정상 “미래지향적 협력 강화할 때”
한·중, 70조 원 규모 ‘원-위안 통화스와프’ 체결

[시사뉴스 김세권 기자] 지난 1일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공식 일정이 마무리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한미, 한일, 한중 정상회담 등 다자 외교를 성공적으로 치렀다는 평가다. APEC 21개 회원국은 ‘APEC 정상 경주선언’을 채택해 APEC 3대 중점 과제인 ‘연결·혁신·번영’을 기반으로 무역·투자, 디지털 전환, 포용적 성장 등 핵심 의제를 포괄하고, AI 협력과 인구구조 변화 대응에 대한 회원국들의 공동 인식을 반영했다.

 

이재명 대통령, ‘협력·연대’ 강조

 

이재명 대통령은 경주 APEC 정상회의가 개막한 지난달 31일 21개 회원국 정상을 향해 “우리 모두는 국제질서가 격변하는 중요한 변곡점 위에 서 있다”며, “협력과 연대만이 우리를 더 나은 미래로 이끄는 확실한 대답”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자유무역 질서가 거센 변화를 맞이하며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심화되고 무역 및 투자 활성화의 동력이 떨어지고 있다”며, “인공지능(AI)으로 대표되는 기술은 우리에게 전례 없는 위기이자 동시에 전례 없는 가능성을 선사한다”고 말했다.

 

이어 “쉽지 않은 도전이지만, APEC이 걸어온 여정에 지금의 위기를 헤쳐갈 답이 있다고 믿는다”며, “각자의 국익이 걸린 일이기 때문에 언제나 우리가 같은 입장일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힘을 합쳐 공동 번영을 이뤄내야 한다는 궁극의 목표 앞에서 우리는 함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2025년은 대한민국이 국민의 놀라운 저력으로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국제사회에 완전히 복귀한 역사적인 해”라며, “APEC이 눈부신 성취를 이루며 ‘다자주의적 협력’의 모범을 바로 세웠던 순간마다 대한민국은 그 여정을 주도하며 함께해 왔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신라의 화백 정신은 일치단결한 생각을 강요하지 않는다. 서로 다른 목소리가 어우러져 만들어 낼 화음의 심포니를 추구하며 조화와 상생의 길을 찾는 것이 화백 정신”이라며, “조화와 화합으로 번영을 일궈낸 천년 고도 경주에서, 함께 미래로 도약할 영감과 용기를 얻어가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이 대통령의 제안은 경주선언으로 채택됐다. APEC 21개 회원국은 지난 1일 ‘APEC 정상 경주선언’을 비롯해 ‘APEC AI 이니셔티브’, ‘APEC 인구구조 변화 대응 공동 프레임워크’ 등 문서 3건을 채택했다.

 

경주선언은 APEC 3대 중점 과제인 ‘연결·혁신·번영’을 기반으로 무역·투자, 디지털 전환, 포용적 성장 등 핵심 의제를 포괄하고, AI 협력과 인구구조 변화 대응에 대한 회원국들의 공동 인식을 반영했다.

 

AI 이니셔티브는 모든 회원국이 AI 전환에 참여하고 혜택을 공유할 수 있도록 AI 혁신 촉진, 역량 강화, 민간 AI 인프라 투자를 포함한 협력 방향을 제시했다. APEC 최초의 명문화된 AI 공동 비전으로, 미국과 중국이 함께 참여한 첫 정상급 AI 합의문이다.

 

‘APEC 인구구조 변화 대응 공동 프레임워크’는 저출생·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가 역내 공통의 도전 과제라는 인식에 따라 마련됐다. ▲회복력 있는 사회시스템 구축 ▲인적자원 개발의 현대화 ▲기술 기반 보건·돌봄 서비스 강화 ▲모두를 위한 경제 역량 제고 ▲역내 대화·협력 촉진 등 5대 중점 분야별 정책 방향과 협력 방안을 제시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5일 이번 APEC 성공을 제도와 예산으로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경주 APEC 정상회의 후속조치를 위한 비상설 특별위원회인 ‘APEC 성과 확산 및 한미관세협상 후속지원 위원회’를 구성했고, 위원장은 김병기 원내대표가 맡았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제 공은 국회로 넘어왔다. 민주당은 오늘 구성된 당 특별위원회를 중심으로 정부가 만든 외교적 성과를 제도와 예산으로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한미정상회담 성공적...관세협상 타결, 핵잠수함 등 성과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도 성공적이었다. 우리나라와 미국의 관세 협상이 지난달 29일 진행된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극적으로 타결됨에 따라 향후 대미 수출에 있어 불확실성이 상당부분 해소됐다는 평가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지난달 29일 오후 경북 경주 APEC 국제미디어센터에서 브리핑을 갖고 “대한민국 정부는 미국과의 관세 협상의 세부 내용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세부 합의 내용과 관련해선 미국이 한국에 대한 국별관세 및 자동차관세를 15%로 인하하고 반도체·의약품 등에 대해선 최혜국 대우를 약속하며 미국 수입시장 내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고 보고했다.

 

3,500억 달러 금융패키지 조성과 관련해선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 프로젝트에 1,500억 달러를 투입하고, 2,000억 달러의 경우 일본이 합의한 금융 패키지와 유사하지만 연간 투자 상한액을 200억 달러로 설정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핵추진 잠수함 건조 승인은 우리 안보의 중요한 모멘텀이 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북한과 중국의 잠수함 추적을 언급하며, “핵 추진 잠수함의 연료를 우리가 공급받을 수 있도록 결단해달라”고 공개 요청한 지 하루 만에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도입을 승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우리(한미) 군사 동맹은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고, 이를 바탕으로 저는 그들이 지금 보유한 구식 디젤 추진 잠수함이 아닌 핵추진 잠수함을 건조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핵추진 잠수함은 디젤 잠수함과 달리 내부에 소형 원자로를 탑재해 추진 동력을 얻는다. 디젤 잠수함과 달리 연료 보급이 필요없어 장기간 잠항이 가능하고, 작전 반경도 훨씬 넓다. 다만 한미 원자력협정은 핵연료의 군사적 사용을 제한하고 있어, 미국의 동의가 있어야만 건조가 가능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 결과를 두고 “아주 멋지고 아름다운 협상이었다. 이번 정상회담은 양국 간 신뢰와 협력을 더욱 굳건히 하며, 미래지향적 한미동맹 발전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는 황금같은 시간이었다”며,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오래도록 이어져 온 우정과 협력 속에서 한미동맹의 진정한 가치를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고 했다.

 

미 행정부도 올해 APEC 정상회의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며, 개최국인 한국에 공을 돌렸다.

 

케이시 메이스 美 APEC 담당 고위 관리는 지난 6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외신기자센터에서 열린 APEC 결과 관련 브리핑에서 “올해 엄청난 성공을 거둔 이유 중 하나는, 한국이 한해 동안 주도적으로 다른 국가들을 이끌면서 탁월한 역할을 한 덕분”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경주 APEC 최고경영자(CEO) 연설에서 밝혔듯이 한국은 미국의 소중한 친구이자 가까운 동맹이다. 올해 APEC에서 한국과 협력할 수 있었던 것은 정말 훌륭한 일이었다”고 덧붙였다.

 

한일 정상 “미래지향적 협력 강화할 때”

 

다카이치 사나에 신임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도 긍정적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첫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협력 방안을 논의하며 미래지향적인 한일 관계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는 데 인식을 공유했다. 이 대통령 취임 후 세 번째 한일 정상회담이자, 다카이치 총리 취임 이후 첫 대면이다.

 

이 대통령은 “총리를 이렇게 처음 뵙게 돼 참으로 반갑고, 특히 일본 역사상 첫 여성 총리라는데 거기에 각별한 의미를 부여하며 진심으로 축하드린다”며, “대한민국 국민뿐만 아니라 동아시아를 포함한 전 세계인들이 총리의 미래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격변하는 국제 정세, 그리고 통상 환경 속에서 한국과 일본은 이웃 국가이자 공통점이 참으로 많은 나라”라며, “한일 양국이 그 어느 때보다 미래지향적인 협력을 강화해야 될 때”라고 강조했다.

 

다카이치 총리도 “이 대통령이 그렇게 좋은 웃는 얼굴로 환대를 해줘서 감사하다”며, “올해는 일한 국교 정상화 60주년이라는 큰 기념비적인 해로 그간 구축해 온 일한 관계의 기반을 바탕으로 양국 관계를 미래지향적이고 안정적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양국을 위해 유익하다고 확신한다. 이를 위해 셔틀외교도 잘 활용하면서 저와 대통령님 사이에서 잘 소통해 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의 전략 환경 아래 일한 관계, 일·한·미 간 공조의 중요성은 더욱 증대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여러 급에서 잘 소통하면서 발전시켜 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중, 70조 원 규모 ‘원-위안 통화스와프’ 체결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일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국빈 방한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정상회담을 가졌다. 시 주석의 국빈 방한은 11년 만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가진 정상회담에서 70조 원 규모 ‘원-위안 통화스와프’ 체결에 합의하고 경제·치안 분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양국은 중앙은행 간 5년 만기 70조 원(4,000억 위안) 규모의 ‘원-위안 통화스와프 계약서’를 체결했다. 아울러 한중간 호혜적 협력을 추진해 나가기 위한 장기적 방향성을 설정하는 ‘한중 경제협력 공동계획(2026~2030)에 관한 MOU’와, 한중 FTA 서비스·투자 협상의 실질적 진전을 통한 양국 간 경제협력의 제도적 기반 마련을 뒷받침하는 ‘서비스무역 교류·협력 강화에 관한 MOU’도 체결했다.

 

또한 한중간 양국 국민의 민생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미래지향적 협력을 추진해 나가기 위해 ‘실버산업 및 혁신창업 분야 협력에 관한 MOU’ 및 우리 농산물의 중국 수출을 원활히 하는 MOU, 양국 경찰 당국이 초국가 스캠(사기) 범죄 대응을 위한 공동 대응을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이 되는 ‘보이스피싱·온라인 사기 범죄 대응 공조 MOU’도 체결됐다.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 문제도 폭넓게 논의됐다. 이 대통령은 정부의 비핵화·평화 구상을 설명하고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위한 중국의 건설적인 역할을 요청했고, 시 주석은 한반도 문제 해결과 지역 평화·안정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최근 중북 간 고위급 교류가 활발히 진행되는 등 대북 관여의 조건이 형성되고 있는 상황을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이러한 양호한 조건을 활용해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위해 한중 양국이 전략적 소통을 강화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했다.

 

시 주석은 “우리는 한국 측과 소통을 강화하고, 협력을 심화하며, 공동 이익을 확대하고, 도전에 함께 대응해서 중·한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가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발전을 추진함으로써 지역의 평화와 발전을 위해 더 많은 긍정적인 에너지를 불어넣을 용의가 있다”며, “양자 관계 및 공동 관심사에 대해서 대통령과 깊이 있게 의견 교환할 용의가 있다”고 했다.

 

두 정상은 한중 관계가 공유해온 역사적 경험과 상호 호혜적 협력의 기반에 변함이 없다고 보고, 변화된 환경에 맞춰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성숙하게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

 

이를 위해 고위급 정례소통 채널을 가동해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를 확대해 우호적 분위기를 조성하기로 했다.

 

중국의 한화오션 미국 자회사 제재, 서해 구조물 문제, 한한령(한류 제한 조치) 해제, 희토류 공급망 등 다양한 경제·안보 현안도 논의됐다.

 

위 실장은 한화오션 제재와 관련해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 문제가 풀리면 그런 기류 속 한화오션 문제도 생산적 진전이 있을 수 있다는 기대를 가지게 됐다”며, “서해 문제와 한한령도 (논의가) 이뤄졌고, 좋은 논의가 있었다. 서로 실무적인 협의를 해나가고 서로 소통하면서 문제를 풀어보자는 공감대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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