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좋은땅출판사가 ‘택배기사 우리들의 이야기’를 펴냈다.
이 책은 묵묵히 흘러가는 일상의 뒤편에서 고단하지만 따뜻한 삶을 살아내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단순한 노동의 기록을 넘어선다. 책 속에는 아파트 단지를 오르내리며 마주한 이웃들의 얼굴, ‘밥 먹고 가라’는 한마디에서 비롯된 따뜻한 정, 별이 되어 떠난 어르신을 그리워하는 기억, 때로는 무례한 응대 속에 받는 상처와 분노까지 솔직하게 담겨 있다. 무거운 박스를 옮기다 생긴 갈비뼈 골절, 반복되는 직업병의 고통 그리고 코로나 전후 달라진 현장의 풍경까지, 저자는 택배기사로서 몸소 겪은 현실을 가감 없이 풀어낸다.
저자는 안양대학교 신학과를 졸업한 뒤 검도관 관장, 대학 외래교수, 무술 신문 논설위원, 체육 지도자 등 다채로운 경력을 거쳤다. 그러나 화려한 이력을 뒤로하고 삶의 다음 여정으로 택배 현장에 들어섰다. 수많은 사람의 일상과 가장 가까운 자리를 오가며 부딪힌 기쁨과 슬픔, 웃음과 눈물을 기록한 이 책은 저자가 만난 인연과 깨달음을 진솔하게 담아낸 또 하나의 사명과 고백이라 할 수 있다.
택배 현장은 저자에게 또 다른 삶의 학교였으며, 작은 친절과 미소 하나가 배달하는 이와 받는 이를 이어 주는 다리임을 보여 준다. 고객의 짧은 인사 한마디는 저자에게 힘겨운 노동을 버틸 수 있는 이유가 됐다. 저자는 그 순간들을 기록하며 ‘택배기사의 하루는 곧 공동체의 이야기’임을 독자들에게 전하고자 한다.
또한 책에서 ‘택배가 내 손에 오기까지’라는 장을 통해 물류의 흐름과 구조를 설명하며, 택배라는 시스템이 단순한 배송 서비스가 아닌 사회적 인프라임을 짚는다. 또 부록에는 택배기사와 이용자 각각을 위한 문답지가 실려 있어, 책을 읽는 독자들이 일상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배려와 이해를 제안한다.
‘택배기사 우리들의 이야기’는 도시의 골목골목과 택배 차량의 좁은 좌석 안에서 숨 쉬는 수많은 인생을 독자들에게 전한다. 누군가의 문 앞에 놓인 작은 박스 하나에도 한 사람의 땀과 정성이 담겨 있음을 이 책은 잊지 않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