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1.28 (금)

  • 맑음동두천 1.3℃
  • 맑음강릉 6.3℃
  • 맑음서울 3.2℃
  • 맑음대전 3.4℃
  • 맑음대구 5.7℃
  • 맑음울산 5.4℃
  • 맑음광주 6.3℃
  • 맑음부산 8.1℃
  • 맑음고창 3.0℃
  • 맑음제주 9.2℃
  • 맑음강화 0.1℃
  • 맑음보은 0.7℃
  • 맑음금산 1.7℃
  • 맑음강진군 6.5℃
  • 맑음경주시 3.7℃
  • 맑음거제 5.4℃
기상청 제공

문화

[이화순의 아트&컬처] 동판화 연금술사 강승희, 갤러리포레서 <블랙예찬> 성료

URL복사

김영호 기획, ‘새벽’ 다룬 자연풍경 40여점 소개
드라이포인트, 부식 판법 융합으로 수묵화 서정성 표현
특수 제작한 ‘다이아몬드 블랙’의 신비로운 빛깔 선봬

 

새벽의 강과 산, 들과 오솔길, 그리고 이를 배경으로 한 수목과 화초들...

수묵화 같은 감성적인 동판화에 40년간 매진해온 작가 강승희 교수(추계예술대학). ‘동판의 연금술사’로 불려온 그가 9년만에 펼친 ‘새벽’ 풍경의 동판화전이 20일 서울 서초동 갤러리포레(대표 서미진)서 성료되었다. 2014년 노화랑 전시 이후 9년만이었다.

 

강승희는 ‘새벽’이란 주제로 일관해왔다. 고즈넉한 새벽녘의 서정이 수묵화 같은 분위기를 담고 있다. ‘새벽’ 시리즈는 5시30분이라는 시점이 명확히 제시되어 있다. 콘크리트 빌딩과 광고물 그리고 전신주 사이로 밝아오는 도시의 새벽을 담은 작품은 여명과 어둠의 대비를 통해 동양적 명상의 세계로 이끄는 듯하다. 

 

왜 ‘새벽’이었을까?

이에 대해 강승희는 “대학때 고향 제주와 가족을 떠나 상경했는데, 늘 고향과 가족이 그리웠다. 매일 새벽 5시30분에 깨어나면 어슴프레한 미명 속에서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밀려왔다. 그 ‘그리움’ 때문에 약 40년간 작품 주제는 ‘새벽’이었다”고 말했다. 풍광 좋은 제주도가 고향인 그는 삭막한 서울의 새벽 풍경에서 자연을 발견하고 고독함을 치유하는 새벽을 소재로 줄곧 작업했다.

 

강승희의 동판화는 주제와 기법 그리고 색채에서 독보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우선 그가 신택한 주제는 ‘새벽’으로 일관되어 왔다. 동틀녘의 ‘도시 풍경’에서 시작해 ‘자연 풍경’으로 이어지는 ‘새벽’ 시리즈는 5시 30분이라는 시점이 명확히 제시되어 있다. 그가 작품으로 보여주는 도시의 새벽은 여명과 어둠의 대비가 확연하다. 그가 선택한 풍경이 자연으로 이어지면서 새벽의 서정성은 차원을 달리하게 된다.

 

평론가 고충환에 따르면 ‘비어있으면서 충만한 움직이지 않으면서 움직이는 침묵을 통해서 말하는 역설’의 시간이 그의 <새벽> 시리즈가 품은 5시 30분이다.

강승희는 “역마살이 있는지 시간 날 때마다 전국 이곳저곳을 다닌다”면서 "한강 하류 김포평야부터 전국 산하를 돌아다니며 새벽 풍경을 동판에 새겨왔다"고 말했다.

 

작가는 직접 만든 강철 니들 등 판화 도구를 쓰면서 남다른 판법 드라이포인트를 쓴다. 직접 제작한 강철 니들을 통해 수묵화의 번짐 효과를 동판화에서 보여준다. 여명의 시간대에서 바라본 자연풍경은 드라이포인트와 직접 부식 판법이 융합된 기법으로 표현해낸다. 더 구체적으로는 니들 끝이 동판의 표면에 깊숙이 파고들며 발생하는 고랑과 그 주변에 솟아오른 금속 찌꺼기에 잉크가 올려지고 프레스의 압력으로 풍부한 표정의 점과 선이 완성되고 수묵화의 효과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강승희가 동판화를 위해 선택한 색채는 블랙이다. 도시와 자연의 새벽이 이제 막 생명의 움을 틔우는 듯한 심오함을 품고 있다. 그의 동판화에서 발견되는 블랙의 계보학은 먹빛에 젖줄을 대고 있다.

천연 원료로 만들어낸 자연스럽고 깊은 먹빛의 계보학이다. 해뜨기 직전의 여명과 같은 밤하늘의 색깔로 푸른빛이 도는 송연묵(松煙墨), 해가 지고 난 뒤의 밤하늘 색깔로 황혼처럼 붉은 빛이 도는 유연묵(油煙墨)이 좋은 예다. 작업을 할 때는 적·청·녹·흑·백을 모두 섞은 블랙 30%와 순수한 블랙 70%를 철판에 끓인 후 특별한 '다이아몬드 블랙'을 만들어 쓴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평론가 김영호(중앙대 명예교수)는 “강승희가 제작 사용하는 블랙은 청색과 녹색 그리고 적색을 모두 품은 색으로 오방색의 신비로운 기운을 지니고 있다”면서 “그의 블랙은 원형적 세계의 빛이라 부를 어떤 색감의 서정을 보는 이들에게 선사해준다”고 평한다.

 

고향 제주 향한 그리움으로 ‘새벽’을 주제 삼아

제주에서 태어난 강승희는 오현고를 졸업하고 홍익대 서양화과에 입학했다. 그에게 서울은 고층 빌딩과 소음의 도시로 낯설었다. 새벽 도시 풍경의 삭막함과 서정성에 점차 익숙하게 되고 정을 붙이게 됐다. 부전공으로 선택한 판화가 자신에게 잘 맞는 것을 느낀 작가는 동판화를 통해 한편의 수묵활 같은 서정적인 작품을 만들어내고자 노력했다.

 

국내에 판화과가 개설된 것은 1988년. 홍익대와 추계예술대가 학부에 판화과를 개설하면서 국내에서 판화 연구가 시작되었다. 국내에 판화과가 개설되기 전까지 판화는 화가들이 몫이었다. 국내에서 화가 수업을 받은 작가들이 외국에서 판화를 공부하고 돌아와 강단에 서거나 그룹을 조직해 판화의 보급에 앞장섰던 시절이었다.

 

강승희는 대학 3학년에 재학 중이던 1986년 회화과에 개설된 판화 수업을 부전공으로 공부하면서 동판화에 천착하기 시작했다.  대학 졸업 후에는 본격적으로 판화로 작품 제작에 몰두했다. 그의 연구 실적은 유고슬라비아와 일본의 유수한 국제판화공모전에서 인정을 받아 판화가로서 입지를 굳혔다. 1994년 추계예술대 판화과 교수로 초빙되어 후진을 양성하고 있다.

 

 

작가는 대학원 때 유럽을 여행하면서 ‘서양화로는 더 이상 새로울 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특히 한국은 중국과 일본에 비해 판화에 대한 인식이 낮아 이를 바로 잡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한다.  그에게 동판화 작가의 길은 이렇게 운명처럼 다가왔다.  특히 해외 판화공모전 수상 후 정통 동판화의 계보 속에서 새로운 판법을 지속적으로 실험하며 독자적인 세계를 일구어 왔다.

 

그의 초기작들은 도시의 새벽 풍경들을 자신의 심상 풍경으로 구현한 동판화 작품이었다. 오랫동안 살았던 번잡한 도시, 서울을 떠나 김포로 내려가면서 그의 작품은 변화하기 시작했다. 강과 산 그리고 들판이 넓게 펼쳐진 풍경들로 변모했다. 순수한 새벽의 서정을 표현하기 위해 불필요한 요소들을 화면에서 걷어냈다. 비어있으나 상념과 아련한 기억만 남아있는 공간을 판화 속에 담았다.

 

 

 

갤러리포레는 지난 9월 1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 서리풀 공원 근처에 개관한 신생 갤러리. 한국 신형상 미술의 계보 속에서 자신의 고유한 조형언어를 구축해 온 작가들을 소개하고 있다. 숲을 나타내는 프랑스어 ‘포레(Forêt)’를 갤러리 명칭으로 한 만큼, 생태· 생명· 환경 그리고 자연을 지향하는 갤러리의 비전을 담고 있다. 갤러리는 판화예술의 대중화를 위한 특가로 작품을 소장할 수 있는 기회로 10호 작품을 특가 200만원에 판매했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추경호 체포동의안 국회 통과...재석 180명 중 찬성 172명...국민의힘 의원들 모두 표결 불참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국회의 12·3 비상계엄 해제 요구 의결을 방해한 혐의로 현행 ‘윤석열 전 대통령 등에 의한 내란ㆍ외환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출범한 조은석 특별검사팀으로부터 구속영장이 청구된 추경호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국회는 27일 본회의를 개최해 ‘국회의원(추경호) 체포동의안’을 재석 180명 중 찬성 172명, 반대 4명, 기권 2명, 무효 2명으로 통과시켰다. 이날 표결은 무기명 비밀투표로 실시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모두 표결에 불참했다. 현행 헌법 제44조제1항은 “국회의원은 현행범인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회기 중 국회의 동의없이 체포 또는 구금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날 본회의에서 추경호 의원은 신상발언을 해 “저는 계엄 당일 우리 당 국회의원 그 누구에게도 계엄해제 표결 불참을 권유하거나 유도한 적이 없다”며 “국민의힘 의원 그 누구도 국회의 계엄해제 표결을 방해한 사실도 없다”며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다. 추경호 의원은 “저에 대한 영장 청구는 국민의힘을 위헌 정당 해산으로 몰아가 보수정당의 맥을 끊어버리겠다는 내란몰이 정치공작이다”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 경기문화재단 실학박물관과 학술교류 확산을 위한 업무협약 체결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은 경기문화재단 실학박물관과 지난 27일 오후 2시 실학박물관 열수홀에서 학술교류 업무 협약(MOU)을 체결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날 협약식은 양 기관 간 학술 네트워크 구축과 협력 체계 강화를 위해 마련됐으며, 장서각에서는 이창일 고문서연구실장과 허원영 선임연구원이, 실학박물관에서는 김태완 팀장과 진미지 학예연구사 등이 참석했다. 양 기관은 이번 협약을 통해 △보유 자료 기초 조사 실시 및 협업 △문화유산‧한국학 관련 학술대회 공동 기획 및 개최 △각종 자료집·역주서·연구서 공동 기획 및 간행 △전문 연구인력의 상호 교류 및 기타 협업 모색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최근 장서각이 그동안 이름으로만 전해지던 최한기의 저술 『통경』을 발견함에 따라, 최한기 가문 자료를 다수 소장한 실학박물관과의 협력 연구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양 기관은 최한기의 저술과 가문의 고서‧고문서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기초자료 집성’을 추진하고, 최한기를 중심으로 한 특성화 연구 주제 개발 및 심화 연구를 확대할 계획이다. 옥영정 장서각 관장은 “이번 협약을 계기로 여러 기관에 분산돼 체계적으로 정리되지 못했던 최한기

문화

더보기
‘명작은 어떻게 탄생하는가’... 양정무 교수 강연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성북문화재단(대표이사 서노원)은 12월 3일(수) 지역 대학과 함께하는 명사 강연 시리즈 ‘사유의 지평, 전환의 시대를 가로지르다’의 마지막 강연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강연에는 ‘난생 처음 한번 공부하는 미술 이야기(난처한 미술 이야기)’ 시리즈로 대중에게 인지도를 높인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양정무 교수를 초청한다. 양정무 교수는 신작 ‘명작은 어떻게 탄생하는가’를 바탕으로 명작의 탄생과 역사적 맥락, 그리고 20세기 한국의 명작을 살펴보며 ‘명작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탐구할 예정이다. 또한 미술사학자로서 개인적 경험을 사례로 제시하며 명작에 대한 통찰을 대중에게 전할 계획이다. 올해 성북구립도서관의 명사 강연 시리즈는 김누리 교수, 과학 커뮤니케이터 궤도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참여해 인문·사회·과학·예술을 아우르는 공론장으로서의 역할을 성공적으로 확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성북구립도서관은 성북구의 예술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한국예술종합학교와의 이번 협력을 통해 지역 주민의 문화예술 교육의 접근성을 높이고, 공공 도서관의 문화 플랫폼 기능을 강화하는 데 힘쓰고 있다. 성북구립도서관은 이번 강연을 끝으로 2025년 시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또 만지작…전국을 부동산 투기장으로 만들 건가
또 다시 ‘규제 만능주의’의 유령이 나타나려 하고 있다. 지난 10.15 부동산 대책 이후 규제 지역에서 제외되었던 경기도 구리, 화성(동탄), 김포와 세종 등지에서 주택 가격이 급등하자, 정부는 이제 이들 지역을 다시 규제 지역으로 묶을 태세이다. 이는 과거 역대 정부 때 수 차례의 부동산 대책이 낳았던 ‘풍선효과’의 명백한 재현이며, 정부가 정책 실패를 인정하지 않고 땜질식 처방을 반복하겠다는 선언과 다름없다. 규제의 굴레, 풍선효과의 무한 반복 부동산 시장의 불패 신화는 오히려 정부의 규제가 만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 곳을 묶으면, 규제를 피해 간 옆 동네가 달아오르는 ‘풍선효과’는 이제 부동산 정책의 부작용을 설명하는 고전적인 공식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10.15 부동산대책에서 정부가 서울과 수도권 일부를 규제 지역으로 묶자, 바로 그 옆의 경기도 구리, 화성, 김포가 급등했다. 이들 지역은 서울 접근성이 뛰어나거나, 비교적 규제가 덜한 틈을 타 투기적 수요는 물론 실수요까지 몰리면서 시장 과열을 주도했다. 이들 지역의 아파트 값이 급등세를 보이자 정부는 불이 옮겨붙은 이 지역들마저 다시 규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만약 이들 지역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