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주요국 통화긴축 기조 완화로 글로벌 경기 개선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제조업 업황과 교역이 여전히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해 하반기 주요국 경기 차별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국내 경제의 우호적인 환경으로 전환되기 어려운 만큼 적극적인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특히, 중국발 경기 둔화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노력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내수 견조’ 미국, 1% 후반 성장…중국, 5% 힘겹게 달성
지난 7일 현대경제연구원은 ‘하반기 주요국 경기판단 및 전망-디커플링 되는 주요국 경기 속 커지는 중국 리스크’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연구원은 ‘현안과 과제’ 보고서를 통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선행지수(G20 기준)는 지난해 12월 저점(99.0포인트)을 기록한 후 완만한 상승세를 유지하면서 올해 7월 99.7포인트까지 상승해 경기 반등을 예고하고 있지만, 글로벌 제조업 경기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서비스업 업황은 펜트업(Pent-up·억눌린) 수요의 점진적인 완화로 둔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주요국 통화긴축 기조의 완화로 글로벌 경기 개선 기대감이 확대되고 있으나, 글로벌 제조업 업황과 교역이 여전히 부진한 모습을 보여 향후 경기 향방에 대한 불확실성은 지속되고 있다.
또한, 올해 6월 글로벌 수출 증가율(상품, CPB)은 –1.3%를 기록하며 작년 11월 이후 감소세가 지속하고 있으며, 수입 증가율도 지난해 11월 이후 감소세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주요국 통화긴축 기조의 완화로 글로벌 경기 개선 기대감이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제조업 업황과 교역이 여전히 부진한 모습을 보여 향후 경기 향방에 대한 불확실성은 지속되고 있다.
주요국별 경기 판단과 전망을 살펴보면 미국의 경우 견조한 내수를 바탕으로 한 1% 후반 성장세가 전망됐다. 올해 상반기 미국 경제는 고강도 긴축에도 내수가 견조해 성장세를 이끌었다고 분석됐다. 연구원은 앞으로 견조한 노동시장에 힘입은 미국 경제의 연착륙 가능성이 커지고 있지만, 통화긴축의 누적효과로 연말로 갈수록 경기하방 압력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주요국 경기 ‘디커플링’ 따른 외부 환경 불확실성 더욱 확대
중국은 기저효과와 정부 정책으로 성장목표치 5%를 힘겹게 달성할 것으로 예측됐다. 중국경제는 상반기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과 기저효과로 5%대 중반대 성장세를 기록했지만, 기대 이하의 보복수요로 소비회복이 둔화하는 가운데 대외 여건의 부진도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됐다. 유로존 경제는 상반기 대외부문 개선에도 내수가 부진하면서 성장세가 크게 둔화됐다.
그간 유로존 경제성장을 견인했던 민간소비가 크게 둔화하면서 경기 부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됐다. 유로존은 생산과 소비의 위축 흐름이 지속되고, 고물가 현상까지 장기화하면서 성장세 둔화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연구원은 올해 유로존 경제는 작년보다 크게 둔화된 연간 0.8%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은 내수 중심의 회복세가 이어지며 1%대 중반대 성장이 전망됐다.
인도는 견조한 내수를 바탕으로 6%대 성장률이 예상됐고, 베트남의 경우 강력한 경기부양책으로 6% 중반 성장 목표를 달성할 것으로 예측됐다.
“중국에 과도한 대외 의존도 점진적 완화해야”
하반기는 부동산 시장 침체로 실물경기 하방압력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성장목표치 달성을 위한 정부의 정책지원이 급격한 성장 둔화를 제한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처럼 올해 하반기 인도와 베트남 등은 안정적 경기 흐름이 예상되는 한편, 중국 등은 경기둔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주요국 경기 디커플링에 따른 외부 환경 불확실성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연구원은 전망했다.
연구원은 “정부 차원의 수출 전략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고, 상대적으로 양호한 경기 흐름이 예상되는 인도 등 신흥국과 자원 수출국에 대한 적극적인 통상 외교 정책을 통해 다변화된 수출 전략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연구원은 “국내 경기 악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적절한 수출 전략의 구축이 필요하다” 분석했다. 특히 “중국의 실물경기 침체가 국내 외환시장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중장기적으로는 대(對) 중국 디리스킹(De-risking) 전략을 준비해 중국발 경기둔화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석유수출기구 플러스(OPEC+)의 감산 연장 등 공급측 요인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 추가 상승 리스크에 대비해 이에 대한 대응을 지속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이형석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은 과도한 부채 누증 등 구조적인 취약성으로 부동산 경기의 부진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아 금융시장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한·중 양국 간 외환시장 동조성이 높은 상황에서 중국의 외환시장 부진이 국내 외환시장으로 전이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한 “중국에 대한 과도한 대외 의존도를 점진적으로 완화하기 위해 차이나 플러스원(China Plus One) 등의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며 “또 새로운 수출 시장과 생산 거점을 주요 경제 권역별로 다각화하고 전략 광물을 선제적으로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