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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13세기 고려 나전 <나전국화넝쿨무늬상자> 최초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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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문화재청(청장 최응천)은 9월 6일 오전 10시 30분 국립고궁박물관(서울 종로구)에서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사장 김정희, 이하 재단)을 통해 일본에서 환수한 고려 나전칠기《나전국화넝쿨무늬상자》를 언론에 최초 공개한다.


이번에 환수된 《나전국화넝쿨무늬상자》는 일본 개인 소장가의 창고에서 100여 년 이상 보관되어 최근까지 일본에서조차 그 존재가 알려져 있지 않았던 유물로, 지난해 7월 재단의 일본 현지 협력망(네트워크)을 통해 최초로 확인되었다. 이후 문화재청과 재단은 1년여 간의 치밀한 조사와 협상 끝에 지난 7월 마침내 환수에 성공했다.

 

 

현존하는 고려 나전칠기가 전 세계 20건에도 못 미치고, 그 대부분이 외국에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 환수한《나전국화넝쿨무늬상자》의 문양과 보존상태가 고려나전을 대표할 만큼 뛰어날 뿐만 아니라 그동안 학계에 전혀 알려지지 않은 유물을 발굴했다는 점에서도 그 의의가 매우 크다.

나전칠기는 자개로 무늬를 장식하고 칠을 한 공예품이다. 목재, 옻칠, 자개, 금속 등 다양한 재료를 이용하며, 작게 오려낸 자개를 일일이 붙여 꽃과 잎의 문양을 장식하는 등 고도의 정교함과 복잡한 제작과정을 거쳐 완성되기 때문에 ‘공예 기술의 집약체’ 라고도 일컬어진다.

특히, 고려의 나전칠기는 청자, 불화와 함께 고려시대를 대표하는 최고의 미술공예품으로 손꼽혀 왔다. 12세기 고려에 사신으로 왔던 송나라의 서긍(徐兢)은 <고려도경(高麗圖經)>에 “나전 솜씨가 세밀하여 가히 귀하다(螺鈿之工 細密可貴)”라고 기록했으며, <고려사(高麗史)>에도 이미 11세기에 고려 조정이 송(宋), 요(遼) 등 외국에 보내는 선물 품목에 나전칠기가 있었다는 기록이 전해지는 것으로 볼 때 당시 주변국에서 매우 인기가 높았음을 알 수 있다.

이번에 환수된 《나전국화넝쿨무늬상자》는 13세기 작품으로 추정되며, 고려 나전칠기의 진수를 보여주는 유물이다. 먼저 문양을 살펴보면, 고려 나전칠기의 대표적인 문양인 국화넝쿨무늬, 모란넝쿨무늬, 연주(連珠)무늬가 고루 사용되었다. 전체 면에 자개로 약 770개의 국화넝쿨무늬를 장식하고, 천판(뚜껑 윗면) 테두리의 좁은 면에는 약 30개의 모란넝쿨무늬를 배치했으며, 외곽에는 약 1,670개의 연주무늬가 촘촘히 둘러져 있는 등 사용된 자개의 수가 약 4만 5,000개에 달한다.


또한  C자형 금속선으로 국화꽃무늬를 감싸고 있는 넝쿨줄기를 표현했고, 두 선을 꼰 금속선으로 외곽 경계선을 표현했다. 국화꽃무늬는 중심원이 약 1.7mm이며, 꽃잎 하나의 크기는 약 2.5mm에 불과한데, 꽃잎 하나하나에 음각으로 선을 새겨 세부를 정교하게 묘사했다. 이처럼 자개로 국화 또는 모란무늬를 기물 전면에 빼곡하고 규칙적으로 배치한 점, 단선의 금속선으로 넝쿨 줄기를 묘사한 점, 매우 작게 오려낸 자개에 음각의 선을 그어 세부를 표현한 점 등은 고려 나전칠기 중에서도 최고의 작품성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나전 본래의 무지개 빛깔과 광택이 살아있어 오색의 영롱함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나전과 금속선 등 장식 재료의 보존상태도 현재까지 알려진 고려나전 중에서도 매우 탁월한 작품으로 평가된다. 또한 이번 환수 과정에서 주목할 부분은 매입 전에 유물을 국내로 들여와 고려 나전칠기의 제작기법, 재료 등을 정확하게 분석하여 밝혀냈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 지난 5월 국립고궁박물관에서 X선 촬영 등 과학적 조사를 통하여 정밀분석을 실시했으며, 그 결과 목재에 직물을 입히고 칠을 한 목심저피칠기(木心苧被漆器)로서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칠기 제작기법이 사용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번에 환수된 《나전국화넝쿨무늬상자》는 국립고궁박물관의 체계적인 보관 아래 향후 우리나라 나전칠기의 전통 기술 복원을 위한 연구와 국민들의 문화유산 향유 확대를 위한 전시 등에 다양하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문화재청과 재단은 앞으로도 적극 행정과 현지 협력망 강화 등을 통해 국외 소재 중요 한국 문화유산의 발굴과 환수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이번 문화유산 환수는 복권기금으로 추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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