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6.01.19 (월)

  • 맑음동두천 -7.7℃
  • 맑음강릉 1.0℃
  • 맑음서울 -6.6℃
  • 흐림대전 -3.6℃
  • 흐림대구 1.0℃
  • 흐림울산 3.2℃
  • 구름많음광주 -1.9℃
  • 흐림부산 5.4℃
  • 흐림고창 -2.2℃
  • 흐림제주 3.4℃
  • 구름조금강화 -8.9℃
  • 흐림보은 -4.1℃
  • 흐림금산 -3.0℃
  • 흐림강진군 -1.0℃
  • 흐림경주시 2.1℃
  • -거제 5.6℃
기상청 제공

문화

[이화순의 아트&컬처] 찜통 더위도 물리친 에드워드 호퍼의 ‘현대인의 고독’

URL복사

<에드워드 호퍼: 길 위에서>전, 30만 넘을 듯
서울시립미술관서 8월 20일까지 전시
작품 160여점, 자료 110여점을 7개 섹션으로

“내 작품속의 고독한 사람들은 내 자신의 반영일 것이다.”(에드워드 호퍼)

 

 

고독은 보통 불행한 감정이라 생각한다. 현대인들은 그 고독을 피하기 위해 수많은 단체를 통해 여러 만남을 갖고 분주히 살아간다. 하지만 고독을 피할 수는 없다. 


현대인의 고독을 자신의 회화에 주요 주제로 삼은 에드워드 호퍼(1882~1967) 전시에 올해 상반기 최다 관객이 몰렸다.


지난 4월 개막한 서울시립미술관 전시 <에드워드 호퍼: 길 위에서> 인기는 광풍이라 할 정도였다. 미술관에 따르면 4월 20일 전시 개막에 2000명이 다녀갔고 6월까지 매일 티켓이 매진이었다. 7월18일 현재 23만6천명이 관람했다.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그의 어떤 점이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을까. 


호퍼의 작품과 아카이브를 가장 많이 갖춘 뉴욕 휘트니미술관과의 협업으로 이뤄진 이번 전시는 ‘밤을 지새우는 사람들(Nighthawks)’(1942) 등 뉴욕 휘트니미술관 소장품이 아닌 작품은 빠져 호퍼 팬들에게는 다소 섭섭한 부분도 없지 않다. 그럼에도 ‘이층에 내리는 햇빛’(1960) 등 에드워드 호퍼의 주요 작품이 포함된 국내 최초 회고전이라는 점에서 많은 관객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호퍼 그림의 특징은?


호퍼는 1920년대부터 30년대, 그리고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의 경제성장 시대와 그 이후까지 미국이 현대화 되어 가는 시대에 사람들이 겪었던 고독과 소외감, 욕망과 좌절, 권태 등 인간의 정서, 감정을 그림 속에 담아냈다. 


호퍼의 말처럼 그림 속 고독한 사람들은 곧 자신을 반영했다. 대공황과 생명과 환경을 무자비하게 파괴시키는 전쟁을 지나 고도로 발전되어 가는 사회상 속에 뼛속까지 추워지는 외롭고 비참한 심정을 호퍼는 화폭 속에 성공적으로 담아낸 것이다. 


“말로 할 수 있다면 그림을 그릴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한 호퍼의 말처럼 그는 말로 다할 수 없는 고독감과 욕망과 좌절 등을 표현하고자 애썼다. 그의 시선은 누구도 주목하지 않고 “무관심으로 흘려버리는 평범한 것”에 머물고, 대상과 공간을 세심히 관찰하여 포착된 현실은 호퍼 특유의 빛과 그림자, 대담한 구도 그리고 시공간의 재구성 등을 통해 자기화된다. 이런 의미에서 호퍼의 그림은 풍경 너머 내면의 자화상이라고 할 수 있고 그 모습은 우리와 닮아 있다.


목회자이자 시인, 사상가였던 랠프 월도 에머슨(1803~1882)는 힌두교를 미국에 도입하고 그 영향을 크게 받았다. 에머슨은 자신을 신뢰하고 인간성을 존중하는 개인주의적 사상과, 자연과 신과 인간은 궁극적으로는 하나로 돌아간다는 범신론적인 초월주의 철학 입장에 섰다. 모든 개인 안에 신성(神聖)이 들어있기 때문에 개인은 초월적인 존재라는 초월적 개념을 주장했다. 그는 세속을 싫어하고 자연 속에서 사색을 쌓아 ‘문학적 철인’이라고 추앙받기도 했다. 


그의 이러한 이상주의는 젊은 미국의 사상계에 큰 영향을 끼쳤다. ‘자기 안의 신’을 주장했던 그는, “내가 가르친 유일한 교리는 ‘개인의 무한함’(the infinitude of the private man)이다”라는 말을 남겼다.


최광진 미술평론가는 “호퍼는 에머슨을 대단히 존경해 그의 저서를 보고 또 볼 정도로 빠져들었으며, 에머슨의 사상을 받아들여 긍정적인 고독을 그림으로 표현했다”고 말한다.  


실제로 호퍼는 애늙은이처럼 9세(1891)에 뒷짐을 진 채 파도치는 바다를 바라보는 소년의 뒷모습을 스케치(사무엘 테일러 콜리지의 <늙은 선원의 노래> 중)할 정도로 일찍부터 고독감을 알았던 것 같다.

 

 

대도시의 고독과 욕망...


그의 작품 중 ‘밤의 창문’(1928)을 보자. 이 그림은 고가 철도를 타고 가며 호텔 방 창문 너머를 그린 것이다. 20세기 초 뉴욕은 오늘날과 같은 대도시로 변모하던 시기로 마천루가 형성되고, 지하철과 철도에 이어 자동차 보급이 확산되며, 다리와 고속도로가 잇따라 건설됐다. 하지만 호퍼의 관심은 사람들이 북적이는 도시 풍경보다 낡고 사라져 가는 19세기 건축물의 코너나 지붕 등을 포착하는 데 있었다.

 

특히 그는 사적인 공간에서 펼쳐지는 대도시의 풍경과 도시인의 삶을 관찰해 담아내는 데 집중했다. 밖에서 실내를 들여다보는 관찰자적 시선은 내부와 외부를 연결하는 장치인 ‘창문’을 통해 도시인의 일상을 묘사한 데서 드러난다. 진부한 호텔 방 속에 핑크빛 속옷을 입은 익명의 여인의 뒷모습만 보고 느낀 욕망은 호텔 방 커튼처럼 가볍게 느껴진다. 창문의 커튼처럼 가볍게 날린다. 도시의 고독은 심연처럼 깊다. 

 

 

20세기 대표 아이콘이라는 ‘잠 못 드는 사람들 Nighthawks’(1942년)은 카페의 유리창 안에서 본 ‘대도시의 고독’이다. 두 거리가 만나는 길모퉁이, 뉴욕의 그리니치 애비뉴에 있는 밤샘 레스토랑에서 호퍼는 영감을 얻었지만, 특정 지역을 넘어서는 시대적 보편성을 가진 작품이 되었다. 세 명의 고객이 앉아있는 밤샘 식당에 비치는 차갑고 윙윙거리는 형광등 불빛 아래, 조리사를 포함해 늦은 밤을 함께 지새우는 네 사람, 함께 있지만 모두 외롭다. 인간의 고립과 도시의 공허함, 썰렁한 형광등 불빛 속에 현대인의 고독이 잘 포착되어있다. 


호퍼는 “무의식적으로, 아마도 나는 대도시의 외로움을 그리고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지나가다 본 어느 가정집 창 안의 장면을 그린 ‘뉴욕의 방’(1932년)에서는 권태로움을 그렸다. 


호퍼는 1920~1930년대 도시의 밤 풍경을 자주 그렸다. 호퍼를 흠모한 작가 조너선 샌틀로퍼는 호퍼의 작품 ‘밤의 창문’에서 영감을 받아 단편 소설을 쓰기도 했다.

 

 

인공의 빛, 자연의 빛


호퍼의 예술세계에서 중요한 영역인 ‘빛’ 은 그가 오랫동안 천착한 부분이다. 빛을 활용해 공간에 대한 존재감과 마치 그 공간에 누군가가 있었을 것만 같은 느낌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색상, 빛, 명암으로 주조해낸 그의 세계에선 인간의 감정이 느껴진다. 호퍼가 그린 도시의 밤을 비추는 빛은 당시의 기술로는 불가능한 빛이다. 호퍼가 고안해 낸 회화적인 빛이다. 

 

 

도시의 인공광이 도시의 고독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빛이라면 자연의 빛은 호퍼가 그린 여러 낯선 감정을 견딜 만하게 만들고, 그의 그림을 결정적으로 사랑하게 만드는 마법적인 요소이다. 그림 ‘햇빛 속의 여인’ 속 여인도 문득 햇빛을 향해서 일어섰다. 손에 들려 있는 타 들어간 담배는 그녀가 꽤 많은 시간을 침대에서 지체하고 있었음을 암시한다. 그녀를 일으켜 세운 것은 다름 아닌 햇빛이다. 빛이 강렬한 만큼 그녀의 뒤에 따르는 어둠도 깊다. 오늘날 우리가 느끼는 부정적인 감정의 종류와 크기는 호퍼의 시대와 비교할 수 없다. 고독감, 소외감, 불화, 좌절감 등이 우리를 찾지만 그럼에도 희망은 있다. 호퍼의 많은 그림들에서 인물들은 빛을 향한다. 빛이 거기에 있으므로.

 

 

조세핀이 기증한 휘트니미술관 자료로 구성 


이번 전시에는 호퍼의 전 생애에 걸친 드로잉, 판화, 유화, 수채화 등 작품 160여 점과 산본 호퍼 아카이브(Sanborn Hopper Archive)의 자료 110여 점을 7개 섹션으로 나누어 작가의 삶과 작품세계를 조망하고 있다. 


휘트니미술관은 1968년에 조세핀 니비슨 호퍼(1883~1968)에게 작고한 남편 에드워드 호퍼의 작품 2,500여 점과 작품 관련된 정보를 꼼꼼히 기록한 장부를 기증받았다. 또 휘트니미술관은 2017년에 아서 R. 산본 호퍼 컬렉션 트러스트가 보유한 4,000여 점의 아카이브를 이어받아, 에드워드 호퍼와 관련된 독보적인 연구 자산을 확보하고 있다. 

 

 

<에드워드 호퍼: 길 위에서>는 파리, 뉴욕, 뉴잉글랜드, 케이프코드 등 작가가 선호한 장소를 따라, 도시의 일상에서 자연으로 회귀를 거듭하며 작품의 지평을 넓혀간 호퍼의 65년에 이르는 화업을 돌아본다. 


전시는 ‘에드워드 호퍼’, ‘파리’, ‘뉴욕’, ‘뉴잉글랜드’,‘케이프코드’, ‘조세핀 호퍼’, ‘호퍼의 삶과 업’의 7개 섹션으로 구성되었다. 


전시에서는 작가의 예술세계에 있어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어릴 때의 경험과 기억을 표현하는 작품도 함께 살펴볼 수 있다. 

 

<사진 = 서울시립미술관>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커버스토리】 함영주 회장 “판 바꾸는 혁신·하나금융 대전환” 선언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2025년 연임 성공 이후 본격적으로 출범한 2기 체제는 ‘안정’과 ‘성장’을 목표로 비은행 부문 강화, 글로벌 시장 확대, 주주가치 제고를 주요 과제로 삼고 있다. 새해 신년사에서 함 회장은 금융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판을 바꾸는 혁신’과 ‘하나금융 대전환’을 선언하며,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함영주 회장 ‘2기 체제’ 밸류업·비은행 부문 강화 지난해 3월 정기주총에서 81.2%의 찬성률로 연임에 성공한 함 회장은 오는 2028년 3월까지 임기를 보장받았다. 그의 정당성은 실적과 안정적인 리더십 체제에 기반하고 있다. 함 회장이 연임에 성공한 가장 큰 배경은 실적이다. 지난 2022년 함영주 회장 선임 당시에는 외국인 과반의 반대표가 나왔으나, 3년 후 연임 표결에서는 찬성 우위로 전환됐다. 이는 외국인 주주들이 과거와 달리 수익성과 경영 성과에 더 주목하고, 주주 환원 정책에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함 회장은 2015년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통합한 이후 초대 은행장을 맡았고, 하나금융 부회장을 거쳐 2022년 회장 자리에 올랐다. 그의 재임 기간 동안 그룹 당기순이

정치

더보기
김병기, 재심 포기→자진 탈당...“충실히 조사받고 무죄 입증할 것이다”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서울 동작구갑, 국방위원회, 3선)이 자진 탈당했다.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윤리심판원이 지난 12일 공천헌금 수수 의혹 등을 이유로 김병기 의원에 대해 제명을 의결한 지 일주일 만이다.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은 19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날(19일) 오후 1시 35분께 김 의원의 탈당계가 사무총장실로 접수됐고 즉시 서울(특별)시당에 이첩해 탈당 처리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탈당 후 추가 징계 가능성에 대해선 “현재 윤리심판원 회의가 진행되고 있다”며 “저는 '징계 중 탈당'으로 기록하는 것이 적절한 방안으로 이해하는데 윤리심판원이 조만간 어떤 결론을 내릴지는 들어봐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현행 더불어민주당 당규 윤리심판원규정 제18조(징계회피 목적 및 징계과정 중 탈당)제1항은 “징계절차가 개시된 이후 해당 사안의 심사가 종료되기 이전에 징계를 회피할 목적으로 징계혐의자가 탈당하는 경우 각급 윤리심판원은 제명에 해당하는 징계처분을 결정하고 그 내용을 사무총장에게 통지하여 당규 제2호 당원및당비규정 제22조에서 정한 ‘탈당원명부’에 ‘징계를 회피할 목적으로 탈당한 자’로 기록하도록 하여야 한다”고

경제

더보기
【커버스토리】 함영주 회장 “판 바꾸는 혁신·하나금융 대전환” 선언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2025년 연임 성공 이후 본격적으로 출범한 2기 체제는 ‘안정’과 ‘성장’을 목표로 비은행 부문 강화, 글로벌 시장 확대, 주주가치 제고를 주요 과제로 삼고 있다. 새해 신년사에서 함 회장은 금융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판을 바꾸는 혁신’과 ‘하나금융 대전환’을 선언하며,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함영주 회장 ‘2기 체제’ 밸류업·비은행 부문 강화 지난해 3월 정기주총에서 81.2%의 찬성률로 연임에 성공한 함 회장은 오는 2028년 3월까지 임기를 보장받았다. 그의 정당성은 실적과 안정적인 리더십 체제에 기반하고 있다. 함 회장이 연임에 성공한 가장 큰 배경은 실적이다. 지난 2022년 함영주 회장 선임 당시에는 외국인 과반의 반대표가 나왔으나, 3년 후 연임 표결에서는 찬성 우위로 전환됐다. 이는 외국인 주주들이 과거와 달리 수익성과 경영 성과에 더 주목하고, 주주 환원 정책에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함 회장은 2015년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통합한 이후 초대 은행장을 맡았고, 하나금융 부회장을 거쳐 2022년 회장 자리에 올랐다. 그의 재임 기간 동안 그룹 당기순이

사회

더보기
아시아 염증성 장질환 환자, 경화성 담관염 동반 시 암 발생 ‘위험’
[시사뉴스 이용만 기자] 염증성 장질환은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이 대표적이며, 위장관에 만성적인 염증을 유발하는 난치성 질환이다. 경화성 담관염은 담도에 만성 염증 및 섬유화를 유발해 간경변이나 간부전으로 진행될 수 있는 질환으로, 염증성 장질환과 밀접하게 연관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동안 염증성 장질환과 경화성 담관염에 대한 대부분의 연구들은 주로 서양 환자들을 대상으로 이뤄졌고, 국내를 비롯한 아시아 지역에는 상대적으로 환자 수가 적어 대규모 역학 연구가 부족한 실정이었다.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박상형 교수팀은 한국, 일본, 중국 등 아시아 6개국 염증성 장질환 환자 5만여 명을 분석한 결과, 경화성 담관염 유병률은 서양보다 5~7배 낮지만, 경화성 담관염이 동반될 경우 대장암·담관암 발생 위험이 크게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아시아 지역 염증성 장질환 환자에서 경화성 담관염의 발생 현황과 임상 경과를 분석한 첫 대규모 역학 연구로, 아시아인의 특성에 맞는 조기 진단과 관리의 중요성을 과학적으로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박상형 교수팀은 아시아 6개국 25개 의료기관의 염증성 장질환 환자 51,314명을 분석한

문화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새해에도 계속 목도하는 ‘공정과 상식’이 무너진 세상
‘공정과 상식’의 아이콘으로 혜성처럼 나타난 대통령이 되었으나 2년10개월여의 재임기간 동안 ‘공정과 상식’을 무너뜨린 사상 최악의 대통령으로 전락한 윤석열 전 대통령. 내란 특검팀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등 사건 결심공판에서 사형을 구형했다. 선고가 어떻게 날 지는 모르지만 최소한 무기징역은 면하기 어려울 것 같다. 무너진 ‘공정과 상식’은 추악한 과거로 돌리고 병오년 새해에는 그런 일들이 벌어지지 않기를 희망하며 새해를 맞이했다. 그러나 새해 벽두부터 터져 나온 한 장관 후보자의 갑질, 폭언, 투기 등으로 인한 자질 논란과 정치권 인사들의 공천헌금과 관련한 수많은 의혹, 대장동 일당들의 깡통 계좌 등을 지켜보며 우리는 깊은 회의감과 자괴감에 빠진다. 평생을 ‘공정과 상식’이라는 가치를 등불 삼아 살아온 이들이 “불법과 비리를 멀리하고 공명정대하게 살라”, “과유불급을 가슴에 새기고 욕심내지 마라”, “남과 비교하며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기보다 자존감을 키워라”라고 강조해 온 말들이 무색해지는 순간이다. 법을 만드는 이들과 나라를 이끄는 이들이 정작 그 법과 상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