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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리학그램 기고] 삶은 마음 먹기의 기술(技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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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자기가 경험한 일에 의미를 부여하고 가치를 찾는 존재이다. 의미와 가치를 찾는 일은 마음의 일이다. 살다 보면 살아냄은 생로병사(生老病死)의 흐름에서 나날이 작아지는 자아를 끌어안는 일이다. ‘다 소용없다.’ 하면서도 주어진 오늘의 의무를 열심히 실천하면서 자기에게 의미를 부여하는 게 마음이다. 멀리 보면 삶은 특별한 무엇이 없다. 열등감이나 우월감도, 지배 욕망의 쾌락이나 피해 의식의 굴욕도 마음의 일이고, 시간 속에서 희미해진다.

 

사람은 몸이 있어서 살기 위해 일하고 돈을 벌고 사랑하고 이해한다. ‘돈’은 조직 내 갑을 권력을 따르거나, 인간관계의 위계를 지키면서 벌어들인 결과물이다. 삶은 주어진 사회 질서에 적응하는 자만 살아남는 경쟁이다. 말로는 평등해도 사회생활은 우열과 상하 위계가 있다. 평등은 이데아일 뿐, 인간사회는 위계와 차별로 움직인다. 사회는 ‘다 같이 잘살기’를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승자 독식이거나 패자부활전이 없는 시스템이다. 능력이나 노력을 강조하지만, 실제로는 태어나게 해준 부모의 지위로 삶이 결정된다.

 

멀리 보면 사회가 정의와 평등으로 나아가지만, 가까이 보면 일 개인의 삶은 불공정과 차별로 점철되며, 그런 가슴 아픈 일을 혼자 마음으로 해결하며 산다. 차별당하고 지배당하는 약자는 어쩔 수 없이 여우의 신포도 우화나 시시포스의 바윗돌 굴리기로 위안받는다. 주어진 자기 앞의 열악한 상황을 자기 한 몸으로 고독하게 끌어안으며 정신 승리 같은 마음 먹기를 하는 게 삶이다. 그러면서 작은 성취에 행복해하지만, 때로는 피해 의식이나 불행감도 혼자서 견딘다.

 

사회는 은밀하든 혹은 드러나든 갑을관계로 움직인다. 가정에서는 가장이 있고, 학교에서는 회장이 있고, 사회에서는 부장이나 사장이 있다. 예나 지금이나 사람은 사회적 위계로 구분되어, 자기 위계에 맞게, 옛날 말로 자기 분수를 지키며 산다. 자기 분수를 지키라는 의미는 위 계급을 함부로 넘보지 말라는 통념이다. 기득권은 을(乙)이나 병정(丙丁)에게 자기 위치에 걸맞게 말하고 행동하라는 질서를 암묵적으로 강요한다. 사회적 약자는 살기 위해 사회적 가면을 쓰고 위계질서를 지키는 것 외에 다른 무기가 없다.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부모도, 외모도, 머리도, 능력도, 다 다르다. 이런 요인은 자기가 선택하지 않은, 태어나면서 주어진 차이의 요인인데, 이런 요인으로 차별당한다. 이런 요인을 차이나 개성이라고 말하기에는 사회는 너무 차별적이다. 마음은 ‘다 똑같아.’해도 몸은 의식주 차이와 건강 차이와 외모 차이가 있다. 이런 차이가 차별로 되는 게 사회이다. 몸은 자기가 선택하지 않은 부모가 준 생명이지만, 몸 하나로 인해서 태어나자마자 흙수저니 금수저니 하는 차별의 삶을 살게 된다.

 

몸은 사회에서 비교당하면서 차이나 차별로 규정당해도, 마음은 마음먹기로 얼마든지 평등의 시공간을 살 수 있다. 자기가 선택하지 않은 몸 하나는 태어난 가정이나 주어진 환경에서 상대적 지위가 매겨지지만, 마음은 절대적인 자기만의 규율로 세상과 맞서서 혹은 세상에 적응하는 지혜로움을 양식으로 먹으면서 타인과의 동등함을 느낄 수 있다. 마음먹기라는 말은 자본 같은 물질을 먹으라는 말이 아니라 자존감 같은 정신력을 먹으라는 말이다. 몸은 태어난 겉모습으로 상대 평가당하면서 살아도, 마음만은 자기 낙관이나 긍정 같은 희망을 먹고 살 수 있다.

 

상대적 위계로 차별하는 사회를 살아내기 위해, 마음은 늘 긴장과 우울과 불안의 쳇바퀴를 돈다. 이런 힘든 마음이 몸을 아프게 한다. 몸을 아프게 하지 않으려면 마음먹기를 잘해야 한다. 마음먹기는 우울과 불안과 긴장감이 생길 때, 그런 부정적인 심리를 먹지 말고, 상대평가 당하지 않는 내면의 평온과 자신감을 먹으면 된다. 이런 긍정적 마음먹기는 비교당해서 작아진 자아를 위로할 수 있고, 초라한 현실을 정신력으로 극복할 수 있게 한다.

 

몸은 겉으로 보이는 물질과 자본으로 규정당해도, 마음만은 자기애 같은 정신의 양식을 먹어야, 몸이 건강하게 정글 사회에 적응하며 살아갈 수 있게 한다. 살다 보면 굴욕과 모욕으로 몸이 작아지지만, 마음은 용서와 화해 같은 정신력을 먹고 살 수 있다. 누구나 잘살 수 있는 사회는 어디에도 없다. 어떤 사회도 잘난 사람이 있고 못난 사람이 있다. 그러면서 차별이 생기고 분노와 좌절을 느끼며 사는 게 삶이다. 이런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사회적 약자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절대적 강인함이라는 자아의 양식을 먹는 게 사는 길이다.

 

마음먹기를 잘하면, 힘든 현실을 이겨내기 위한 회복 탄력성이 좋아진다. 마음먹기만 잘하면 지위, 외모, 건강, 돈 같은 권력에 지배당하지 않을 수 있다. 마음먹기는 책임감, 끈기, 연민, 공감을 먹는 일이다. 절제력과 자족도 마음에 좋은 식량이다. 이런 마음 먹기는 누구에게나 쉬운 삶의 기술이고, 타인에게 피해 입히지 않으며, 상대적 우열로 차별당하는 현실에서 자기 삶에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는 좋은 기술이다.


 

 

 

 

 

 

 

 

 

 

 

충남대 국문과 석사 졸업

대입 국어 논술 30년 지도

2016년 <서정문학> 시 부문 신인상

2022년 서정문학 대상 수상

서정문학 작가협회 회원

<한국대표서정시선> 공저자

명리학 칼럼니스트

 

저서 :

명리학그램 1-작은 인문학 (2019) / 명리학그램 2-사주통변론 (2020) / 명리학그램 3-사주통변술 (2022) / 명리학그램 4-12운성론 (2022) / 명리학그램5-60간지론 (2023)

 

시집 :

껍질의 시 (2020) / 고수(高手) (2021) / 견유주의 (2021) / 소식주의 (2022)

 

**. 편집자 주 :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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