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06.16 (월)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기본분류

“거짓의 사슬에서 풀릴 것”

URL복사
한명숙 전 국무총리는 14일 입적한 법정 스님을 기리며 “진실이 거짓의 사슬에서 자유롭게 풀려나는 날, 송광사 뒷산 불일암으로 찾아 가겠다”고 밝혔다.
한 전 총리는 이날 자신의 블로그 ‘한명숙의 세상이야기(http://www.hanms.net)’에 올린 글을 통해 “맑은 바람 소리와 개울물 소리로 맞이해 달라”며 “향기로운 가르침으로 이 어처구니없는 세상의 탐욕과 증오를 말끔히 씻어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제 육신이 법정에 매여 있던 그 시간, 스님께선 무소유의 淨土로 떠나셨습니다”면서 “배웅도 못해드린 것이 못내 죄스러워 뒤늦게 이런 글이라도 올리면, 마음의 짐이라도 좀 덜어질까 싶었습니다”라고 애도의 글을 남겼다.
◆ 다음은 한명숙 前 총리의 추모글 전문
법정 스님의 극락왕생을 기원합니다.
3월의 하얀 눈이 봄볕에 녹고 있던 그 날,
제 육신이 법정에 매여 있던 그 시간, 스님께선 무소유의 淨土로 떠나셨습니다.
배웅도 못해드린 것이 못내 죄스러워 뒤늦게 이런 글이라도 올리면, 마음의 짐이라도 좀 덜어질까 싶었습니다.
탐욕과 거짓에 물든 권력이 사람들의 삶을 거침없이 유린하는 이 땅엔 저희들만 남았습니다. 이제 어떤 스승에게 청빈과 상생의 지혜를 구해야 할지 막막할 따름입니다.
돌아보니 스님을 처음 뵈었던 것이 1970년대 초, 강원용 목사님과 함께 하셨던 종교간 대화의 자리가 아니었던가 싶습니다.
스님과 목사님은 종교를 넘나드는 소통의 장을 만들고 싶어 하셨고, 마침내 한국 최초로 ‘6개 종교 지도자’들의 대화의 자리가 마련되기도 하였습니다.
스님께선 크리스찬 아카데미의 종교간 대화에 어느 분보다 열심이셨습니다. “사람을 갈라놓는 종교는 좋은 종교가 아니다. 그것은 인간의 종교가 아니다.” 스님의 말씀입니다.
스님께선 속세의 불의에는 두 눈을 부릅뜨셨습니다. 각계 인사 일흔 한 분이 참여했던 ‘민주회복국민선언’에 불교계에선 유일하게 서명하셨습니다. 함석헌, 장준하 선생 등과 함께 민주수호국민협의회 결성과 유신 철폐운동을 이끌기도 하셨습니다.
그러던 스님께서 ‘인혁당 사건’으로 8명이 사형을 받은 뒤 산으로 떠나셨습니다. “박해를 받으니 증오심이 생긴다. 증오심은 마음의 독이다.” 사람을 증오하지 않기 위해 은둔하신 스님을 뵈러 송광사를 찾았던 기억이 지금 생각납니다.
송광사 산길을 따라 걷다보니 허름하고 조촐한 암자 한 채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스님께선 바람소리 청정한 그 곳에서 손수 밥을 지어주셨습니다. 그러던 차에 밖에서 느닷없이 “어처구니가 없네”라고 하는 말이 들렸습니다. 무슨 영문인지 몰라 하던 저희들에게, “어처구니는 맷돌의 손잡이다.” 라고 일러주셨습니다.
아! 그래서 어처구니가 없다는 말이 나왔구나....
‘어처구니’의 의미에는 ‘상상 밖의 큰 사람’이라는 뜻도 담겨 있음을 최근에야 알았습니다.
스님께선 이 시대 이 나라의 ‘어처구니’이십니다. 어처구니를 잃은 중생들이 스님의 법체를 따라 송광사로 운집해 눈물짓고 있습니다. 할 수만 있다면 스님을 이승으로 다시 모시고 싶습니다. 하지만 이 또한 속인의 욕심일 뿐이겠지요.
떠나신 자리가 너무나 크고 쓸쓸합니다. 혹시라도 누가 될까 병문안도 못 드린 채 스님을 보내드린 제 처지가 한없이 서글픕니다.
스님, 진실이 거짓의 사슬에서 자유롭게 풀려나는 날, 송광사 뒷산 불일암으로 찾아뵙겠습니다. 맑은 바람 소리와 개울물 소리로 맞아주십시오. 향기로운 가르침으로 이 어처구니없는 세상의 탐욕과 증오를 말끔하게 씻어주십시오.
스님의 극락왕생을 두 손 모아 기원합니다.
2010년 3월 14일
한명숙 올림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사회

더보기
한국마사회 이다은 선수, ‘프로탁구리그’ 여자 단식 초대 챔피언 등극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한국마사회는 소속 여자 탁구단 이다은 선수가 15일, 광명 아이벡스 스튜디오 경기장에서 열린 ‘2025 두나무 프로탁구리그 시리즈1’ 여자부 단식 결승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초대 챔피언에 등극했다고 밝혔다. 총 상금 1억 원 규모로 열린 이번 대회는 국내 첫 정규 프로탁구리그로, 남녀 단식 개인전으로 진행되었다. 이날 여자부 단식 결승에서 이다은 선수는 이승은(대한항공)을 세트스코어 3-0으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이번 승리로 이다은 선수는 프로 무대 첫 우승과 함께 상금 1,800만 원을 품에 안았다. 2005년생인 이다은 선수는 유연한 움직임과 빠른 경기 템포를 바탕으로 매년 눈에 띄게 성장하며, 한국마사회 여자 탁구단 대표 선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또한, 국내외 무대에서 꾸준히 성적을 올려 차세대 한국 여자 탁구 대표주자 중 한 사람으로 주목 받고 있다. 우승 직후 이다은 선수는 “프로무대 첫 우승이라 너무 기쁘고 다음 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라며 “옆에서 응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라고 첫 우승 소감을 전했다. 정기환 한국마사회장은 “신예 이다은 선수의 첫 우승을 축하한다”라며 “앞으로도

문화

더보기
생태조사·분석 전문서 출간... 식물자원 보전 과제 위한 구체적 지침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참생태연구소가 ‘식물자원 보전을 위한 생태조사와 분석’을 펴냈다. 이 책은 계명대학교 식물생태학 박사이자 국립환경과학원 전문위원, 공주대학교 연구교수를 거쳐 참생태연구소를 운영하면서 다양한 생태조사와 연구 프로젝트를 이끌어온 이율경 박사가 펴냈으며, 식물자원 보전이라는 중대한 과제를 풀어가기 위한 단단하고 구체적인 지침서이다. 이 책은 풍부한 사진과 도표, 지도 그리고 현장의 사례를 함께 담아 식물생태조사 실무를 처음 접하는 이들도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또한 식물상과 식생조사에 대한 이론적 정의부터 출발해, 조사 설계, 현장조사 방법, 수리·통계 기법, GIS·드론 영상 활용, 환경영향평가에서의 영향예측 및 저감방안까지 일련의 과정이 체계적으로 정리돼 있다. 저자는 이 책이 “식물자원 보전을 위한 조사·분석의 원리, 방법, 실무 적용을 모두 담은 실용서”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국내외 학술·현장 자료와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환경영향평가 제도 하에서 생태조사와 보전의 객관적 기준 마련에 기여하고자 했다”고 출간 배경을 밝혔다. 참생태연구소는 수많은 환경영향평가 보고서에서 식물 부분의 전문성과 실무 적용성 부족이 지적됐다며,

오피니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