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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진석號’, 당 비상상황 종식·지도체제 안정화 과제안고 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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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김철우 기자] ‘정진석 비대위’가 출범하면서 집권여당이 지도체제 정상화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이준석 리스크’를 돌파하며 전당대회 과정에서 노출될 ‘친윤 대 비윤’ 갈등도 해소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안고 있다. 새로운 비대위가 조기에 당내 분란을 수습하고 지도체제를 안정화시킬지 주목된다. 


국민의힘의 새로운 비상대책위원회 ‘정진석호(號)’가 지난 14일 첫발을 뗐다. 정 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성일종 정책위 의장 등 당연직 3명과 지명직 비대위원 6명으로 구성됐다. 지명직 비대위원에는 원내에서 3선 김상훈 의원(대구 서구), 재선 정점식 의원(경남 통영·고성), 초선 전주혜 의원(비례대표)이, 원외 인사로는 김병민 전 비대위원(40·서울)을 비롯해 김종혁 당 혁신위원회 대변인(60·경기), 김행 전 청와대 대변인(63·서울)이 합류했다. 김 전 대변인은 여성, 김 전 위원은 청년 몫으로 각각 임명됐다. 김종혁 혁신위 대변인은 향후 혁신위와 소통 강화를 위한 차원에서 합류했다. 


정 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첫 회의에서 “국정운영의 두 엔진 중 하나인 집권여당을 정상화시켜서 윤석열 대통령과 윤석열 정부가 성공할 수 있도록 하자”고 말했다. ‘정진석 비대위’의 임무를 ‘집권여당 비상상황 종식’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정진석 비대위가 공식 출항했으나 항로는 안갯속이다. 비대위가 지난 14일 바로 첫 회의를 열어 새 원내대표 선출 일정을 확정하는 등 당 지도부 재건과 내홍 수습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이준석 가처분 리스크’와 원내대표 선거·전당대회 등을 둘러싼 분란의 불씨가 암초로 작용할 수 있다. ‘친윤 프레임’ 극복도 정진석 비대위의 앞길에 변수가 될 것이라는 게 정치권 안팎의 시각이다.

 

 

비대위 출발은 매끄럽지 못했다


당초 비대위 명단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주기환 전 광주시장 후보(6.13지방선거)가 포함되어 있었다. ‘주호영 비대위’에서 활동했던 주 전 비대위원은 이번에도 지역(호남) 안배차원에서 인선했다고 전해진다. 그런데 곧 박형수 원내대변인이 “조금 전 1차로 발표한 비대위원 중에 주기환 비대위원께서 정진석 비대위원장께 간곡한 사의를 표명해왔다”며 “사의를 받아들이고 전주혜 의원을 비대위원으로 선임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비대위원 발표 1시간 30분만의 교체다. 이에 대해 정 위원장은 “주 위원이 지역에서 할 일이 좀 많은 상황에서 (서울) 왔다 갔다 하기가 뭐하다고 고사를 했다”며 “전 의원도 호남 연고이고 율사가 필요하고 해서 교체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친윤 비대위’라는 해석에 부담을 느껴 주 전 비대위원이 물러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주 전 비대위원은 검찰 수사관 출신으로 2003년 광주지검에서 윤 대통령과 함께 근무한 인연이 있는 ‘친윤계’로 분류되는 인사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면서 주 전 비대위원의 아들이 대통령실 6급 직원으로 채용돼 ‘사적 채용’ 논란이 일기도 했다. 게다가 주 전 비대위원이 ‘주호영 비대위’에 이어 ‘정진석 비대위’에 이름을 올리면서 ‘돌고 돌아 친윤 비대위’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여기에 ‘윤핵관’으로 분류되는 정 위원장이 지휘봉을 잡고 당내 범친윤계로 분류되는 정점식, 전주혜 의원을 비롯해 김병민 전 대선 선대위 대변인 등이 두루 포진돼 있다. 친윤 2선 후퇴가 아니라 ‘친윤 색채 강화’라는 해석이 나온 이유다. 새 비대위 시작부터 매끄럽지 못한 모습을 연출한 것이다. 주 전 비대위원이 ‘정진석 비대위’에 합류할 경우 ‘친윤 색채 강화’라는 해석이 나오거나, 그의 아들의 ‘사적 채용’ 논란이 다시 주목을 받을 것임을 예상했어야 한다는 의미다.

 

 

 

‘정진석號’ 항로에 놓인 ‘이준석 리스크’와 전당대회


‘정진석 비대위’가 출범했지만 아직 난제가 남아 있다. 이준석 전 대표가 새 비대위에도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을 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법원은 정진석 비대위 설치 및 비대위원장 임명안 전국위원회 의결 효력정지, 정 비대위원장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 심문 기일을 오는 28일 열기로 결정했다. 정 비대위원장은 “법원은 정당 안에서 자체적으로, 자율적으로 내린 결정에 대해서는 과도한 개입을 하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면서 연일 정치의 사법화를 막아달라고 견제구를 날리고 있다. 국민의힘 법률지원단은 법원이 1차 가처분 인용시 지적한 당헌당규 해석 문제를 보완했다며 가처분 기각을 자신하고 있다. 만약 비대위가 또 좌초될 경우 당내 혼란상은 극한의 양상으로 치달을 수 있다. 오는 19일로 예상하는 새 원내대표 경선은 물론,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개최 일정까지 줄줄이 차질이 빚어지며 ‘지도부 공백’ 사태를 가중시킬 것이라는 관측이다. 


당 ‘투톱’인 원내대표 선출과 전당대회 준비과정에서 나타날 당내 분란을 잘 관리해야 하는 과제도 쉽지 않다. 19일 예정돼 있는 원내대표 선거에 자천타천으로 출마를 검토하는 이들만 10~12명에 이르는 상황이다. 선출방식이나 새 원내대표 임기에 대한 문제도 당내 의견이 좀처럼 모이지 않고 있는 모습이어서 교통정리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진석 비대위’는 새로운 지도체제 구성을 위한 차기 전당대회 개최 시점 결정도 내려야 한다. 당권주자들이 차기 전당대회 시점을 두고 다툴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전당대회 개최 일정은 연내, 내년 초, 내년 4월 이후 등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당권주자들이 이를 두고 치열한 수 싸움을 벌일 경우 비대위에서 중재해야만 한다. 이는 비대위 임기와도 맞물리는 문제인데다가 당권 주자들 간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엇갈리는 상황이어서, 구체적인 시기나 룰을 정하기까지 과정이 순탄치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정기국회 및 대야관계 대응에도 중심을 잡아야 한다. 민주당은 강경한 대여 전략을 구사할 태세다. 이 복잡한 상황은 최근 박스권에 갇혀 있는 당정 지지율을 견인해야 하는 문제와도 연관된 사안이라 ‘정진석호’의 항로는 마지막까지 수많은 암초를 뛰어넘어야 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첫 공식 일정으로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하면서 방명록에 ‘견리사의 견위수명(見利思義 見危授命)’이라는 8자의 한자를 썼다. 이는 “이익을 보면 옳고 그름을 생각하고 나라 위기를 보면 목숨을 바친다”는 뜻으로, 안중근 의사의 유묵으로도 널리 알려진 문구다. 집권여당이 흔들리면 나라의 근본인 국민의 삶에 위기가 온다. 이번처럼 정권을 잡자마자 바로 집권여당이 장기간 분란에 휩싸인 경우는 없었다. ‘정진석 비대위’가 조기에 당의 지도체제를 안정화시켜 국정의 한 축의 역할을 수행할지 주목된다. 지난 14일 국회 비대위 회의장에는 “다 함께 새롭게 앞으로”라고 새긴 백 드롭이 걸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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