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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질병구경청’, ‘국가 도주 방역’”…과학방역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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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경란 청장 “국가 주도 방역 지속 불가능”
“국가 대책은 없나” 과학방역 역풍 여론
내달 30만명 유행 예측…1주만 추가 대책
지원책 없이 “아프면 쉬는 문화 도와 달라”

[시사뉴스 김백순 기자] 코로나19 유행 확산세 속에서도 정부와 방역 당국이 "국가 주도 방역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며 연일 자발적인 방역 참여를 강조하자 '각자도생'이라는 여론의 비판이 커지고 있다.

 

당초 예상보다 많은 확진자가 발생할 것이란 예측이 나오자 정부도 병상 행정명령, 유전자증폭(PCR) 검사 확대 방안을 추가로 내놨지만 여전히 실질적인 대책으로 보기 어렵다는 비판이 나온다.

 

21일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수가 다음주면 10만명을 넘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자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윤석열 정부의 '과학방역'에 대한 부정적 반응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

 

특히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이 지난 19일 브리핑 당시 "통제 중심의 국가 주도의 방역은 지속 가능하지 못하고 우리가 지향할 목표도 아니다"라고 말한 것을 두고 '질병구경청', '국가 도주 방역'이라는 조롱까지 나오고 있다.

 

한 트위터 이용자 @Joh***는 "백경란 질병청장 스스로 대책도 정부방침도 없다고 자백을 했으니 '질병구경청' 또는 '질병방치청' 소리를 들어도 할 말이 없게 됐다"고 비판했다.

 

다른 이용자 @San*** 역시 "얼마나 힘들게 만들어서 유지했던 시스템인데 두 달 만에 조롱거리가 되게 만드느냐"며 "실제 현장에 있는 분들은 엄청 힘들텐데 윗선에서는 '과학적으로 각자도생하라'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비판은 윤석열 정부가 '과학방역'을 내세우며 이전 정부의 방역을 '비과학적' 또는 '정치방역'이라고 깎아내린 데 대한 여론의 역풍으로도 풀이된다.

 

정부와 방역 당국은 지난 13일 '여름철 재유행 대응 방안'을 통해 영업시간이나 사적모임을 제한하는 방식의 사회적 거리두기는 향후 치명률이 눈에 띄게 높아지거나 중증도가 높은 변이가 유행할 때 최후의 수단으로 검토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신 4차 접종 등 백신과 치료제, 병상 등 의료체계를 가동해 최대한 대응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전문가들도 "실체가 없다"며 쓴 소리를 하고 나섰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전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유행의 규모를 줄이려면 유행이 시작하게 됐을 때 선제적으로 거리두기를 해야 하는데 (정부가) 그런 대응을 하지 않겠다고 결정했다"며 "유행은 우리 사회의 이동량이나 접촉량 증가, 백신접종률, 변이의 전파력에 맡겨진 대로 흘러가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문재인 정부 당시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을 맡았던 윤태호 부산대 예방의학과 교수도 전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를 통해 "국가가 모든 것을 다 할 수는 없지만 국가가 책임감을 갖고 국민의 안전과 건강을 감염병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책임은 절대 줄어들 수가 없다"며 "전 정부는 비과학적 방역이고 현 정부는 과학방역이라고 구분 짓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한 것 같다"고 꼬집었다.

 

확산세가 예상보다 더 빠르고 정점 규모도 약 30만명으로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자 정부도 일주일 만에 추가 대책을 내놨다.

 

전국 4개소로 줄였던 임시선별검사소를 70개소 추가로 설치하고 주말 검사도 확대된다. 코로나19 검사와 처방, 진료를 한 번에 할 수 있는 '원스톱' 진료기관은 이달 중 1만개소로 3500여개소 더 확대한다. 코로나19 환자 병상 확보를 위해 행정명령도 발동했다. 진료 당일 처방과 병상 연계를 하는 '패스트트랙' 대상을 확대하고, 요양병원 등 감염취약시설의 대면면회는 25일부로 중단하기로 했다.

 

다만 정부는 여전히 국민들 스스로 마스크 착용 및 개인방역수칙과 다중이용시설 밀집도 분산 등을 준수하고, 기업에는 '아프면 쉴 권리'를 보장하는데 참여해 달라고 요청하는 '자율방역' 기조를 고수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근로자가 증상이 있는데도 출근하면 결과적으로 상당한 규모의 집단감염이 발생할 수 있고 궁극적으로 보다 다수의 근로자들이 일을 쉴 수밖에 없는 결과가 나타난다"면서 "이에 따라 손실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하고 '아프면 쉴 수 있는 문화'가 정착되도록 함께 도와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민간의 적극적인 동참을 이끌어낼 제도적 장치는 미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지난 11일부터 코로나19 격리자에게 지급하던 생활지원금을 가구소득이 중위소득 100% 이하인 경우에만 지급하고 있다. 유급휴가비도 30인 이하의 중소기업에만 지원한다.

 

이로 인해 숨은 감염자가 유행을 더 키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자 정부도 확진자 대상 격리지원비 지급 대상을 다시 확대할 것인지 재정 당국과 논의하기로 했다. 당초 정부와 방역 당국은 하반기 재유행에 대비하고 재정 효율성을 위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고수했지만 어감이 다소 바뀐 것이다.

 

손 반장은 "확진자 격리지원금은 국가 전체의 재정여력을 고려해 활용 가능성 등을 감안해 검토해야 하는 사안"이라며 "재정당국과 함께 종합적인 의견들을 논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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