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07.17 (목)

  • 흐림동두천 23.0℃
  • 흐림강릉 20.8℃
  • 서울 27.9℃
  • 구름많음대전 28.0℃
  • 흐림대구 27.6℃
  • 구름많음울산 25.5℃
  • 구름조금광주 28.6℃
  • 구름조금부산 28.2℃
  • 구름조금고창 28.4℃
  • 구름많음제주 29.8℃
  • 흐림강화 26.6℃
  • 구름많음보은 23.2℃
  • 구름많음금산 27.2℃
  • 구름많음강진군 29.6℃
  • 구름많음경주시 26.8℃
  • 맑음거제 28.6℃
기상청 제공

국제

국민연금 미납 파문, 日정가 술렁

URL복사





연금미납으로 사임한 칸 나오히토 민주당 대표가 사죄하고 있는 장면.

일본은 지금 국민연금 문제로 연일 시끄럽다. 국민연금법 개정은 여당인 자민당과 고이즈미 정권이 가장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개혁 드라이브중의 하나다. 하지만, 이러한 현 정권의 ‘야심작’을 관철시키기 위한 여론 조성 및 국회내 법안 통과가 무르익고 있는 판에 지금까지 연금을 미납한 정부 각료나 정치인들이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누구보다도 솔선수범해야 할 정치인들이 이 모양이니, 새 연금법이 일반 국민들에게 씨가 먹히겠냐”는 등의 냉소적인 여론이 날로 팽배해지고 있다.


고이즈미 오른팔 잃어

5월12일 현재까지 알려진 연금 미납 현직 관료만 해서 아소 타로(麻生太郞) 총무대신,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방위청 장관, 그리고 나카가와 쇼이치(中川昭一) 경제산업대신 등을 포함한 모두 7명이다. 이들의 면면은 이름만 들어도 금방 알 수 있을 정도로 한결같이 일본 정계를 주름잡는 ‘거물급’ 정치인들이다. 이 때문에 금번 사건으로 일본인들이 느끼는 실망감과 충격은 더욱 컸다.

무엇보다도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일본 관방장관은 금번 연금미납 사건의 ‘결정타’를 날렸다. 한 주간지에 의해 폭로된 자신의 연금미납 사실을 처음에는 어물쩡어물쩡 미루다가, 지난달 28일에서야 기자회견을 통해서 1990년 2월부터 1992년 9월까지, 1995년 8월부터 12월까지 국민연금에 미가입, 결과적으로 “당연히 내야할 보험료를 내지 않았다”는 것을 인정했다.

한국에는 다소 생소하지만, 일본의 관방장관이라 함은 일본 내각부내에서 총리대신 다음가는 제2인자 자리로, 우리로 치자면 대통령 비서실장 정도에 해당한다. 여기에 대변인 역할을 겸하고 있어 거의 매일처럼 총리관저에서 정례 브리핑을 갖는 창구 역할도 하는 포스트가 바로 관방장관이다. 후쿠다 관방장관은 ‘카게노소우리(陰の總理, 그림자 총리)’라는 정치적 닉네임대로 고이즈미(혹은 정권)의 시어머니 역할을 톡톡히 하는 그야말로 없어서는 안될 인물로 인식되어 왔다.

그런 그가 이번달 7일에 있었던 총리관저의 정례브리핑 도중에 갑작스럽게 사임을 표해, 일본정계는 물론 온 국민이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했다. 사임 발표를 하기 전에 이미 심적인 결심을 했는지, 그리고 고이즈미 총리와 사전에 ‘통하였는지’에 대한 여부는 아직 확실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 사임 후 그는, “바람처럼 왔다가 바람처럼 사라지는 것 아니냐”라는 애매한 선문답과 관방장관직에 대한 미련을 남긴 채 3년 반 동안 정들었던 총리관저를 유유히 떠났다. 이유야 어찌되었건간에 고이즈미로선 실로 ‘오른팔’을 잃은 셈이다.


제1야당 대표까지… 국민 충격







일본 중의원 후생노동위원회에 출석, 국민연금 보험료의 미납 혹은 미가입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각료들.

후쿠다 관방장관이 3루타 정도였다면, 민주당의 칸 나오히토(菅直人) 대표는 ‘홈런타’를 날렸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금번 연금 미납파문의 불씨가 제1야당인 민주당에까지 번진 것이다. 그것도 당의 얼굴인 대표가 연금을 미납하지 않은 웃지도 울지도 못할 일에 일본 정국은 술렁거리고 있다.

그가 후생성 대신을 역임하고 있었을 때인 1996년 1월부터 10월까지 국민연금에 미가입했던 것이 문제의 발단이 되었다. 미가입 여부가 밝혀지기 직전까지만 해도 그는 ‘미납 3형제’라는 표현을 써가며 현정권 각료들의 연금미납 사실을 강도 높게 비난했었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비난을 받는 당사자가 된 것이다. 결국 그도 빗발치는 여론과 당내 비판에 못 이겨 후쿠다 관방장관처럼 당대표 자리에서 물러나게 되었다.

칸 나오히토는 젊은 세대와 개혁세력을 그 지지층으로 1996년 민주당을 결성, 현재에 이르기까지 당의 간판으로서의 역할을 해왔다. 제1야당인 민주당은 일찌감치 섀도 캐비넷(Shadow cabinet)를 구성, 고이즈미 정권의 퇴진만을 기다리고 있던 터였다. 물론 칸 나오히토는 새 내각의 총리감으로 일찌감치 물망에 올라 있었다. 하지만, 그의 연금 미가입 파문은 당 대표직 사임은 물론, 향후 그의 정치적 진로까지 위협하게 되었다.


거물들 ‘커밍아웃 러시’

한편, 우리에게도 낮익은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郞) 전 일본총리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는 각료로 재임중이던 1987년 4월부터 10월까지, 그리고 1990년 4월부터 1991년 9월까지 해서 총 25개월간의 보험료 미납 사실을 그의 지구당 사무실을 통해서 11일 밝혔다.

자민당과 함께 연립여당을 구성하고 있는 공명당도 당내 자체조사를 통해, 칸자키 다케노리(神崎武法) 대표를 필두로 간사장, 정조회장(정책위의장격) 등의 집행부를 포함한 현역의원 10여명이 국민연금 미납 혹은 미가입했음을 12일 발표했다.

불과 하루 전까지만 해도 칸자키 대표는 야당 민주당의 칸 나오히토 대표의 미납 사실에 대해 강한 톤으로 비판했을 뿐더라, 공명당의 수뇌부들은 ‘연금제도관련개혁법안’ 마련을 주도적으로 추진해 왔던 핵심멤버들이라는 점에서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게 되었다.

국민연금 미납파문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민주당의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전 대표가 자신의 홈페이를 통해 미납 사실을 시인했다. 여성 당수이자 중의원 의장으로 여성의 정계진출 ‘원조격’에 해당하는 도이다카코(土井たか子) 전 사민당 당수도 연금미납이라는 도마 위에 올랐다. 이 밖에도 요코미치 다카히로(橫路孝弘) 민주당 부대표 등 여야를 막론하고 거물급 정치인들의 국민연금 미납 및 미가입에 대한 ‘커밍아웃 러시’가 줄을 잇고 있다.


미납자 무려 100명 이상







연금미납으로 사임한 후쿠다 관방장관(위 오른쪽), 칸 나오히토 민주당 대표 (위 왼쪽), 그리고 여타 각료들.

교도통신이 11일 현재까지 현역 국회의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앙케이트 결과에 의하면, 국민연금의 의무가입이 시작된 1986년 이래로 공적연금보험료를 지불하지 않은 적이 있는 의원이 무려 54명이나 되었다. 동 조사에 응하지는 않았으나, 자신의 홈페이지 등 다른 방법으로 미납 혹은 미가입 사실을 인정한 의원 40명, 그리고 미납 각료를 합치면, 어림잡아 100명 이상은 족히 넘는 숫자다. 여기에다가 현지사, 시장 등 각 지자체장들도 하나둘씩 미납 대열에 합세하고 있어 당분간 그 수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같은 연금미납 사실에 대한 커밍아웃이 이어지는 것은 “이왕 맞는 매라면 빨리 맞는 것이 낫다”라는 논리가 작용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시 말해, 지금 미납 사실을 숨기고 있다가 나중에 발각되는 것보다, 수적인 논리에 힘입어 자신의 도덕적 내지는 정치적 책임을 희석화시키려는 의도로 여겨진다. 이들 대부분의 정치인들은 “단순한 사무착오로 지불하지 못했다”고 대답하는 경우가 많아, 국민연금에 대한 인식 및 이해 자체가 부족함을 여실히 드러냈다.

여야가 이례적으로 합심해 국민연금법 개혁이라는 ‘거사’를 치루려다가 오히려 정책입안자 자신들의 약점만 잡히는 형국이 되었다. 한 마디로 ‘긁어 부스럼 만든 격’이다.

보험료 단돈 몇 푼 아끼려다가 자신의 정치생명의 위태로움은 물론, 더나아가 일본 정가의 정치지형이 요동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일본국회에서도 연금제도관련법 개정안의 ‘선 국회통과, 후 개혁추진’이라는 낮은 포복으로 국면전환을 꾀하는 듯한 인상이나, 동 법안 시행에 대한 일본인들의 싸늘한 시선은 상당기간 지속되리라 사료된다.

동경통신원 라경수 rhasoo@hanmail.net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트림블코리아, 국내 철골 제작사 대상 ‘테클라 파워팹 런칭 세미나’ 개최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건설 3D BIM 기술의 글로벌 선두주자인 트림블(Trimble) 코리아가 17일 서울 구로구 롯데시티호텔 구로에서 철골 제작사를 위한 테클라 파워팹(Tekla PowerFab) 런칭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철골 제작의 생산성과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통합 관리 솔루션인 테클라 파워팹을 국내 제작사들 앞에서 소개하는 자리다. 테클라 파워팹은 견적부터 설계, 제작, 설치에 이르는 철골 제작 전 과정을 하나의 시스템에서 통합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를 통해 실시간 재고 관리와 정확한 원가 분석으로 프로젝트의 효율성과 수익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박완순 트림블코리아 사장은 “테클라 파워팹은 철골 제작사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고, 생산성 향상과 수익성 개선을 동시에 실현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이다. 이번 세미나를 통해 국내 제작사들이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발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한국에서는 지난 3월 공식 런칭 후 이미 철골 제작 3개 사가 테클라 파워팹을 도입했고, 이달에 1개 사가 도입할 예정이다”면서, “향후 3년 안에 100여 개 기업에 적용할 목표로, 내년쯤에는 테클라 파워팹의 시장 점유


경제

더보기
인천 대표 투자 유치 플랫폼 ‘빅웨이브’ IR 성료...딥테크∙바이오 분야 혁신 기술 발표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인천광역시와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이하 인천센터)가 함께하는 투자생태계의 대표적 투자 유치 플랫폼 ‘빅웨이브(BiiG WAVE)’가 16일 서울 코엑스에서 올해 지원 대상으로 선정된 스타트업들의 투자유치 사업계획 발표회(IR)를 성황리에 개최했다. 올해 빅웨이브에는 총 306개 기업이 지원하며 30:1이 넘는 역대 최고 경쟁률을 기록해 높은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최종 선정된 10개 기업은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은 ‘딥테크’ 5개사와 ‘바이오·헬스케어’ 5개사로 구성됐다. 이날 무대에 오른 스타트업들은 ▲전기차 충전 통합 플랫폼 ▲수소충전장비 및 연료전지 발전기 ▲물류 상하차 자동화 ▲차세대 양자 보안 기술 ▲AI를 활용한 심전도 분석 솔루션 ▲다양한 경로를 활용한 혁신 신약 개발 등 세계 시장을 겨냥한 기술력과 성장 비전을 발표해 국내외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2025년 빅웨이브 지원 대상 스타트업 딥테크 부문 기업은 ▲메이아이(mAsh(매쉬): CCTV 기반 방문객 데이터 분석 AI 솔루션)▲비티이(수소 전주기 Solution Provider: 수소충전장비 및 연료전지 발전기)▲스칼라데이터(EV 및 EV충

사회

더보기
무더위 속에서도 안전 최우선... 한국마사회 여름철 경주로 관리 총력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한국마사회가 때 이른 폭염과 장마철 집중호우에 대비해 안전한 경마시행을 위한 여름철 경주로 집중관리 체계를 가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집중호우로 인한 노면유실이나 고온으로 인한 경주로 열섬현상 등은 경주마의 부상 위험을 높이고 경주의 공정성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과천, 부산, 제주 3개 경마공원에서는 매일 경주로 전 구간에 대해 수분함량, 경도, 평탄도 등 과학적 데이터를 측정하고 필요시 살수 및 모래 보충작업을 시행하고 있다. 특히 폭우에 대비해 경주로 배수로 준설작업을 시행하거나 폭염기간 동안에는 밤낮으로 살수 및 정지작업을 통해 노면 온도를 효과적으로 낮추고 있다. 경주로는 일반적으로 더트(모래), 잔디, 인조 등으로 구분되는데, 사계절이 뚜렷하고 강수량과 강설량이 많은 한국에서는 기후 특성에 맞춰 모래주로를 채택하고 있다. 모래주로는 비바람에 대한 내성이 강하고 손상 시 빠른 복구가 가능하기 때문에 경주의 안정성도 담보할 수 있다. 그러나 모래주로 특성상 내측 모래쏠림 현상이나, 말이 달리는 동안 가해지는 답압 등에 의해 마모되는 입자가 발생하기 쉽기 때문에 전구간 균질한 두께 유지 및 주기적 모래 교체를 통한 품질관

문화

더보기
농업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할 대안, 스마트팜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좋은땅출판사가 ‘스마트팜, 미래 농업의 퍼즐을 맞추다’를 펴냈다. 이인규 저자는 글로벌스마트팜연구소 대표이자 스마트팜 전문 행정사로, 지난 25년간 국내외 농업 현장에서 스마트팜의 설계, 시공, 운영, 교육까지 전 과정을 직접 경험해 온 실무 전문가다. 그는 스마트팜의 개념과 적용 사례는 물론, 농업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할 대안으로써 스마트팜의 역할을 다층적으로 짚어낸다. 기후 변화, 농촌 고령화, 노동력 부족, 공급망 불안 등 농업을 둘러싼 위기는 점점 더 복합적으로 심화되고 있다. 저자는 이 위기의 시대에 스마트팜이 단순한 자동화 기술이 아니라 기술과 사람, 자연이 조화를 이루는 새로운 농업 생태계의 중심이 될 수 있음을 강조한다. 이 책은 실시간 데이터 기반으로 작물의 생육 환경을 정밀하게 제어하는 스마트팜 기술을 소개하고, 이를 통해 농업의 전문성을 높이는 동시에 청년, 퇴직자, 장애인 등 다양한 계층이 농업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한다. 스마트팜이 기술 혁신을 넘어 포용성과 지속가능성을 갖춘 농업 모델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스마트팜, 미래 농업의 퍼즐을 맞추다’는 위기의 시대에 농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전략을 고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의대생 전공의 복귀하려면 무조건 사과부터 해야
지난해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에 반발해 집단 이탈했던 의대생과 전공의들이 지난 14일 전격 복귀 의사를 밝히면서 17개월 만에 의정 갈등이 마침표를 찍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만 복귀자들에 대한 학사일정조정, 병역특례, 전공의 시험 추가 응시기회 부여 등 특혜 시비를 슬기롭게 해결하지 못하면 의정갈등의 불씨는 계속 남아있게 된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서 1년5개월 만에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 있는 의정 갈등의 해법은 의대생, 전공의들이 무조건 국민과 환자들에게 의정 갈등으로 인한 진료 공백 사태에 대해 사과부터 하고 그 다음 복귀 조건을 제시하는 수순을 밟는 것이다. 지난해 2월부터 발생한 의정 갈등은 정부가 고령화 시대 의료 수요 증가와 지역·필수의료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의대 정원 2000명 증원과 지역의료 강화, 필수 의료 수가 인상 등을 묶어 필수 의료 정책 패키지 추진을 강행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의료계는 이에 대해 의사 수 부족이 아닌 ‘인력 배치’의 불균형 문제이며, 의료개혁이 충분한 협의 없이 졸속으로 추진되었다고 반발하며 집단행동에 나섰다. 의료계는 의사 수 증가가 오히려 과잉 진료와 의료비 증가를 야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