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2.19 (금)

  • 흐림동두천 3.7℃
  • 구름많음강릉 12.8℃
  • 구름많음서울 7.5℃
  • 흐림대전 10.3℃
  • 흐림대구 8.7℃
  • 구름많음울산 15.7℃
  • 맑음광주 16.8℃
  • 흐림부산 15.2℃
  • 맑음고창 15.9℃
  • 구름조금제주 18.6℃
  • 구름많음강화 6.2℃
  • 구름많음보은 7.1℃
  • 흐림금산 8.6℃
  • 맑음강진군 15.9℃
  • 구름많음경주시 13.8℃
  • 흐림거제 12.4℃
기상청 제공

문화

【책과사람】 동아시아를 뒤흔든 냉전과 열전의 순간들 <반전의 한국사>

URL복사

흐름과 맥락으로 보는 역사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동북아 정세에 영향을 주는 것처럼 외교는 국가의 운명을 결정짓곤 했다. 이런 상황에서 <반전의 한국사>는 동아시아 무대 위에서 동시대 다양한 지역과 국가 간 관계성에 주목하는 ‘새로운 한국사’를 보여준다.

 

관계성을 읽으면 새롭게 보인다


오늘날 우리는 글로벌 공동체에 속해 있음에도, 역사를 쓰고 읽을 때만큼은 바깥 세계와 우리를 분리하려 든다. 예를 들어 3세기 고구려가 위나라 관구검의 침입으로 멸망할 뻔한 이야기는 교과서에 실려 있을 정도로 잘 알려져 있지만, 당시 이 사건이 중국의 위·촉·오 삼국시대와 관련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사실 위나라가 요동 변방의 한 신흥 세력에 불과한 고구려까지 쳐들어온 배경에는 촉나라 승상 제갈량의 죽음과 오나라 황제 손권의 무모한 외교적 행보가 있었다.


이렇게 동아시아라는 지리적·역사적 범주 속에서 한국사를 조망하면 국가주의와 민족주의에 가려진 새로운 면들이 발견되기도 한다. 한 예로,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몽골제국과 고려 간 관계를 생각해보자. 당시 고려는 세계사적 대격변의 한가운데에 있었다. 몽골제국은 중앙아시아를 거쳐 동유럽까지 정복하면서 유라시아 대륙의 강력한 지배자로 우뚝 섰다. 이 와중에 무조건 몽골제국과 대립각을 세우는 것만이 능사였을까? 심지어 고려 왕실은 몽골제국의 힘을 빌려 고려 내정에 간섭하고 사리사욕을 챙기는 몽골 장수와 일부 고려인 세력들도 견제해야 했다. 이렇게 보면 고려왕이 먼저 나서서 몽골제국의 부마국이 되겠다고 자처한 것은 자주성의 포기가 아니라 당시 동아시아 내 고려 왕실의 지위를 상승시킴으로써 국가의 존립을 위협하는 여러 세력들에 대응해 정국을 안정시키려는 전략적 선택이었다고 할 수 있다. 

 

오해와 욕망을 걷어 내다


관계성에 주목하는 역사 서술은 오늘날 역사 분쟁의 배경과 본질을 이해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이 책은 일본의 임나일본부설과 백제의 요서진출설을 근거로 당시 국제 정세와 다양한 외교적 행위의 이면을 살피지 않고 사료를 있는 그대로 믿는 것을 경계해야 함을 보여준다.


실제로 6세기 전반 백제 사신은 유창한 중국어와 외교적 수완을 발휘해 ‘신라는 백제의 속국’이라는 거짓을 고하고 중국 황제로부터 높은 책봉호와 사여품을 얻어내는데, 그 거짓 증언이 고대 사료 중 하나인 〈양직공도〉에 남아 전해지고 있다. 


기록은 누가 어떤 의도로 작성했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으며, 그 기록을 읽어낼 때 현재의 필요에 따라 해석하려는 욕망이 개입해 진실을 왜곡하기도 한다. 이 책은 각종 가치관과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바라본 우리 역사를 선보인다.


이 책의 또 다른 매력 중 하나는 문학적 재미가 살아 있다는 점이다. 이 책은 정치문화나 사회·경제적 구조 같은 거시적인 힘의 변화에 따라 연도별로 무미건조하게 서술하는 형식을 지양한다. 대신 개인의 선택과 상황, 우연 등이 복잡하게 상호작용하며 예상치 못한 반전과 충격적인 결말로 이어지는 과정에 주목한다. 


오늘날 역사의 쓸모란 인간의 본성과 그 인간들이 모여 이룬 사회의 성향을 탐구함으로써 현재 우리 주변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현상과 갈등을 이해하는 데 있다. 이 책은 다양한 성격의 인물들이 의리와 명예를 지키기 위해 힘을 합치기도 하고 권력과 생존을 위해 처절한 투쟁을 벌이기도 하는 다채로운 이야기를 통해 개인의 처세부터 국가의 전략까지 도움이 될 만한 교훈과 통찰을 제공한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비만학회·한국릴리 미디어 세션...올바른 비만·2형당뇨병 관리 방안 모색'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비만을 질환으로 인식하고, 정부가 적극적인 치료를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견이 나왔다. 17일 대한비만학회와 한국릴리가 17일 비만과 2형 당뇨병을 사회적 건강 과제로 규정하고, 치료 중심의 관리 전략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국릴리와 대한비만학회는 이날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사회적 건강 과제 해결을 위한 올바른 비만·2형당뇨병 관리 방안 모색'을 주제로 미디어 세션을 공동 개최했다. 이번 세션은 국내 비만·당뇨병 치료 환경의 현주소를 점검하고, 인크레틴 기반 주사 치료제를 포함한 최신 치료 옵션이 적절히 활용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논의하고 미충족 수요를 조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제2형 당뇨병 및 비만 치료에 사용되고 있는 GLP-1 수용체 작용제 계열의 약물들이 사용되고 있으며, 최근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등 여러 비만치료제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첫 번째 연사로 나선 대한비만학회 총무이사인 이재혁 명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왜 비만 치료가 중요한가?: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한 대한비만학회의 노력'을 주제로 학회의 활동을 소개하면서 "비만은 단순한 체중증가 상태가 아닌 치료가 필요한 질병이지만, 여전히 법정비급여 질환

정치

더보기
내란특검 수사 결과에 與“헌정 회복 이정표”vs野“태산명동서일필로 끝난 정치보복”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15일 발표된 내란 특검 최종 수사 결과에 대해 여야는 상반된 평가를 내렸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헌정 회복에 많은 기여를 했음을 강조한 반면 국민의힘은 성과 없는 ‘내란몰이’로 평가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는 16일 국회에서 개최된 원내대책회의에서 “'12·3 내란사태는 권력 유지를 위한 불법 계엄이었다‘ 어제 내란 특검은 12·3 내란 사태 수사의 결론을 공식 발표했다”며 “활동을 마무리한 내란 특검은 헌정을 회복하기 위한 중요한 이정표였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주의를 무너뜨리려 한 시도에 국가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분명히 보여준 과정이었다. 관련자 기소와 사실 규명, 책임 구조의 윤곽까지 의미 있는 성과를 남겼다. 누구든 헌정을 흔들면 철저하게 책임을 묻는다는 원칙도 분명히 세웠다”며 “아직 남은 과제도 분명하다. 내란의 기획과 지휘 구조, 윗선 개입 여부 등 핵심 쟁점 가운데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김병기 원내대표는 “재판은 신속하고 단호하게 진행돼야 한다”며 “준엄한 단죄로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은 내란 세력을 결코 용인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민주주의의 역사에 분명히 새겨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문화

더보기
현대 문명을 관통하는 ‘유비쿼터스행복학’의 비전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좋은땅출판사가 ‘유비쿼터스행복학 비전을 공유하다’를 펴냈다. 교육자이자 다수의 인문·경영·자기계발서를 집필해 온 이정완 저자는 이번 책에서 현대 문명의 핵심 영역(경제, 사회, 정치, 기술, 교육)을 ‘행복’이라는 공통된 언어로 재해석하며, 개인의 감정을 넘어 사회·문명 전체를 관통하는 행복의 구조적 의미를 탐구한다. 저자는 인류가 기술 발전과 경제 성장으로 거대한 편의를 확보했음에도 오히려 불안·소외·갈등이 심화된 현실을 지적한다. 그리고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또 하나의 성장 전략이 아니라 ‘행복을 중심에 둔 문명적 전환’이라고 강조한다. 책은 이를 위해 다섯 개의 주요 부문과 국제적 시각까지 폭넓게 다루며, 미래 사회가 어떤 ‘행복 문명’을 지향해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 방향을 제시한다. 제1부 ‘경제와 행복’에서는 GDP 중심 지표가 삶의 질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를 짚고, 포용적 성장·공감 자본주의·윤리적 혁신 등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안한다. 제2부 ‘사회와 행복’에서는 디지털 시대의 단절, 정신건강 문제 등 사회적 불안을 분석하며, 신뢰와 공감의 회복을 핵심 가치로 제시한다. 정치 영역을 다루는 제3부는 투명성,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마음이 전하는 따뜻한 이야기: 아직 살 만한 세상이다
일상생활과 매스컴 등을 통해 우리가 마주하는 세상은 때로는 냉혹하고, 험악하고, 때로는 복잡하게 얽혀 있어 사람들의 마음을 삭막하게 만든다. 하지만 문득 고개를 돌렸을 때, 혹은 예상치 못한 순간에 마주하는 작고 따뜻한 선행들은 여전히 이 세상이 살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마치 어둠 속에서 빛나는 별들처럼, 우리 주변에는 서로를 향한 배려와 이해로 가득 찬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끊임없이 펼쳐지고 있다. 최근 필자가 경험하거나 접한 세 가지 사례는 ‘아직 세상은 살 만하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해 소개할까 한다. 첫 번째 이야기: ‘쪽지 편지’가 부른 감동적인 배려 누구나 한 번쯤은 실수를 저지른다. 아무도 없는 어느 야심한 밤. 주차장에서 타인의 차량에 접촉 사고를 냈는데 아무도 못 봤으니까 그냥 갈까 잠시 망설이다가 양심에 따라 연락처와 함께 피해 보상을 약속하는 간단한 쪽지 편지를 써서 차량 와이퍼에 끼워놓았다. 며칠 후 피해 차량의 차주로부터 뜻밖의 연락을 받았다. 보통 이런 상황에서는 손해배상 절차에 대한 이야기부터 오가기 마련이지만, 차주분은 “요즘 같은 세상에 이렇게 쪽지까지 남겨주셔서 오히려 고맙다”며, 본인이 차량수리를 하겠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