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팬데믹은 평소 건강관리와 면역력 강화가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일깨워줬다.
부산에서 ‘자연치유 약국’으로 유명한 ‘문화약국’의 김현좌(82) 약사와 이준희(53) 약사는 “코로나팬데믹에 ‘면역력’을 강화하는 올바른 생활습관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두 약사는 이화여대 약대 동문인 동시에 모녀 사이다. 또 양약 하나만 해도 어려울 판에 졸업 후 한방까지 공부를 시작한 점도 같다. 모전여전이다.
두 약사는 부산 대연4동 일대에서 40년간 지역민의 건강지킴이를 해온 ‘문화약국’의 기둥이다.
김현좌 약사가 1980년 문을 연 ‘문화약국’은 양약-한약간의 균형을 유지하며 지역의 터줏대감으로 자리해왔다. 코로나팬데믹 속에서도 이준희 약사의 블러그를 통한 비대면 상담이 늘면서 전국 단위의 환자들로부터 병과 약에 관한 상담 요청을 받고 있다.
보통 약사들은 병원 의사의 처방에 따라 약 조제만 하곤 하지만, 김현좌 약사와 이준희 약사는 약 조제 외에도 환자의 자연치유를 돕는 주치 약사, 상담 약사를 자처한다. 만성병 난치병으로 고민해온 환자를 만나면 두 약사는 머리를 맞대고 '자연치유'를 위한 문제 해결을 내어놓는다. 더구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가 확장된 지금, 바쁜 와중에도 유투브(쭈니약사TV)까지 개설하고 건강과 약에 관해 회원들과 소통하는 열성을 보여준다.
60년대 의사만큼 국민 건강 책임졌던 약사의 길 선택
‘자연치유’를 지향하는 문화약국의 아이덴티티는 김현좌 약사가 약사로 첫발을 내딛으면서부터 변함없이 유지해온 철학이다. 6.25전쟁 후 병원도 적어 병을 고치기 힘들었던 시대에 약학 공부를 했던 김 약사는 일찌감치 한방 공부의 필요성을 깨달았다 한다.
“당시만해도 가난하고 아픈 사람은 많은데 병원은 적었죠. 의약분업 전이었으니 약국에서 약사들이 환자들을 진단하고 처방,조제했었지요. 양약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걸 알고 한방 공부를 계속 했어요.”
김 약사는 공무원이었던 남편과 세남매의 건강을 돌보면서 약사로 일했다. 그 와중에 주말에는 한방 공부까지 하는 능력있는 워킹우먼이었다. 친구들이 치매로 힘들어하는 나이에도 김 약사는 여전히 현직 약사로 일한다. 업계에서도 보기드문 현역 전문가다.

딸인 이준희 약사는 어머니가 진심으로 존경스럽다고 말한다. “제가 어릴때는 약국이 병원의 역할까지 해야 했기에 환자가 아주 많았어요. 어머니는 평일에는 환자들을 돌보고 주말에는 책가방을 들고 늘 한방심포지움을 다니셨죠. 가족들이 아플 땐 한방과립제로 병을 다스려주셔서 병원간 기억이 없어요.”
이준희 약사는 어머니를 롤모델 삼아 사람을 치유하는 약사가 됐고, 어머니처럼 계속 한방 공부를 병행하고 있다. 졸업 후 약국 근무 약사로 일하다가 문화약국 약사로 합류한지는 2006년부터 15년이 됐다. 이 약사는 생활이나 자녀 양육면에서도 부모님의 도움을 많이 받았고, 김 약사도 딸이 곁에 약사로 함께 하니 믿고 의지하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었다고 한다.
“아직도 어머니께 많은 것을 배워요. 특히 오랫동안 양약에 한방 공부까지 해오신 어머니는 병원에서도 원인을 알 수 없어 못고친 병을 증상만 듣고도 알아내시곤 하죠. 어려운 만성질환자들이 와도 자신있게 상담하고 한방과립 처방을 할 수 있는 것도 든든한 선생님 같은 어머니 덕분이에요.”
이 약사의 말에 어머니 김 약사는 “딸도 지금은 한약 공부 깊이도 깊어지고 실력도 많이 늘었다”며 “하루에 4시간 밖에 안자고 계속 공부하고 유투브까지 하는데 본인 건강도 잘 챙기라고 말해주고 싶다”며 미소지었다.
두 약사가 지향하는 ‘자연치유’에 대해 물었다. 이준희 약사는 “현대의학은 한계가 분명한 만큼 그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한방생약과립제와 식물영양소를 자연치유 수단으로 사용한다”면서 “병원 처방 약들은 세포를 살려주는 게 아니라 수치만 제어해준다. 그래서 저희는 상담자의 몸이 스스로 항상성을 맞춰가도록 세포를 살리는 데 도움을 주도록 한다”고 밝힌다.
김현좌 약사는 “병원약이 만병통치라면 환자가 건강해져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게 현실이다. 예를 들어 고혈압 약을 평생 먹으면 혈관이 약해지는 병이 올 수밖에 없고, 당뇨병 환자가 당뇨약을 15년 이상 계속 복용하면 당뇨병성망막질환 신부전 등 당뇨합병증이 나타나게 마련이다”고 말한다.
모녀 약사는 만성질환일수록 몸이 스스로 정상적으로 균형을 잡아가려면 자연에서 만들어진 식물영양소밖에 없다는 것을 임상에서 경험하고, 아픈 사람들에게 영양요법을 강조하는 ‘자연치유’를 전파하고 있다.
두 모녀 약사에게 던진 질문(Q)과 공동 답변(A).
Q.면역력을 높이려면 어떻게 하면 좋은가.
A.평소 건강관리를 잘하기 위해서는 잘 먹고, 잘 자고, 잘 배설해야 한다. 밤낮을 거꾸로 사는 것도 건강에 안좋다. 요즘 먹방이 대세인데 맛난 음식만 찾지 말고, 몸에 좋은 균형있는 집밥을 챙겨 먹으면 좋겠다. 변비가 있으면 식이섬유를 섭취해야 한다. 대장의 음식찌거기가 정체되면 이것이 다 혈액독소가 되어 면역력을 떨어뜨린다. 피곤하면 습관적으로 하루종일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 그러면 내부 장기의 수명을 단축시키게 된다.
Q.코로나 상황에 약국을 찾는 고객들의 변화가 있나.
A.70세 이상 노인분들에게 유기농 잡곡과 채소로 집밥을 해서 드시라고 권하고 싶다. 또 운동은 체력에 맞게 해야 한다. 다리 아픈 사람은 걷기 보다는 수영이나 누워서 하는 다리 운동이 차라리 좋다. 또 노화될수록 미네랄이 중요한데 토양과 수질이 산성화되고 오염되어 음식으로만 미네랄 보충이 힘들어졌다. 전문 약사와 상담을 통해 합성원료 미네랄 보다는 장수와 건강에 도움되는 제품을 섭취하면 좋다.
Q.환자 상담을 많이 해주는데 어떨 때 큰 보람을 느끼나.
A. 병원에 갈 수 없는 주말에 우리 약국을 찾아 응급 상황을 잘 수습하는 분들을 보면 큰 보람을 느낀다. 배가 불편해 고생하던 한 여성 내담자는 추천한 한방 과립제와 효소제를 먹고 ‘문화약국’의 홍보우먼이 됐다. 병원문이 닫혔는데 갑자기 복통과 몸살, 방광염, 치주염, 치질, 흉통이 왔을 때 응급으로라도 그분들에게 약을 선별해 도움을 줄 수 있어 기쁘다. 한때는 처방전이 너무 줄어 약국 경영 개선을 고민하기도 했다. 그러나 영양학과 한방 공부로 쌓인 전문지식이 비대면 시대에 블러그나 유튜브 운영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Q.한방 연구 약사로서 한방을 설명하자면.
A.현대의학에서 외과적 수술요법이나 응급상황시의 빠른 대처 혹은 항생제와 진통제의 효과는 한방이 양약을 따라갈 수가 없다. 하지만 몸을 전체관으로 오장육부를 유기적인 관계로 바라보고 병의 원인을 유추하는 것은 양방보다 한방에 장점이 있다. 간 신장 비위 폐 심장이 모두 연결되어 있다보니, 간질환이 간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거다. 신장과 비위와 폐까지도 들여다보며 병의 근본 원인을 찾는 것이 한방이다. 따라서 2천년 동안 이어온 한방을 단지 근거가 부족하다고 외면할 것이 아니라, 온고지신(溫故知新)의 정신으로 계승하고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한방을 하는 약사가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