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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만리장성의 자존심이 흔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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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리장성은 우주에서도 보이는 유일한 건축물이다” 라는 말은 우리 모두에게 익숙한 화제임을 알 것이다. 이 말의 근거가 어디에 있는지, 언제 어떻게 구전된 말인지 정확하진 않지만, 한국인인 나까지도 분명하게 알고 있는 사실이다.

중국인들에게 만리장성은 매우 특별하고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건축물의 그 웅장한 규모며, 건설과정 또한 아직까지 풀리지 않은 수수께끼로 세계 불가사의 현상의 한 가지로 아직까지 남아 있다. 만리장성이 이렇게 신비하고 절대적인 존재이다 보니, 달에서도 보인다는 과장된 표현이 생겨났고, 자랑하기 좋아하는 중국인들 사이에 점차 사실로 굳어지지 않았나 싶다.

그러나 “우주에서도 만리장성이 보인다” 는 중국인들의 오랜 신화는 중국인 스스로에 의해 파기됐다. 중국 과학기술의 면모를 보여주었던 첫 유인 우주선 선저우 5호의 우주비행사, 온 중국 국민의 영웅이자 자랑스런 중국인인 양리웨이(楊利偉)가 우주비행에서 돌아온 후 가진 인터뷰에서 만리장성은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는 이 역사적 사실의 과학적 진위여부를 밝히기 위한 논란이 일었고, 결국 오랜 시간 동안 전해 내려왔던 이 구전이 사실적 근거가 없음이 드러났다. 그리고 지금 중국에서는 초등학교 교과서에 수록된 관련 내용을 수정해야 하며, 어떤 방식으로 전개할 방침인지에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초등학교 교과서 내용수정할 판
중국의 인민교육출판사가 발행한 초등학교 4학년《국어(語文)》교과서 제 20과에는《만리장성의 돌》이라는 제목의 고사가 나온다. 이 고사는 만리장성의 돌이 미국의 전람회에 참가하게 된 것을 의인화한 이야기다.

교과서 본문에서는 “한 우주비행사가 우주선에서 지구를 관찰하였는데, 육안으로 두 가지의 인공구조물을 보았다. 그것은 바로 네델란드의 바다를 막은 둑과 중국의 만리장성이었다” 는 내용이 분명하게 기재돼 있다. 중국인들의 만리장성에 대한 자부심은 가히 상상을 초월한다. 평생에 한번 만리장성을 오르는 것이 소원이며, “만리장성에 가 보지 못하면 사내대장부가 아니다” 는 말까지 떠돌 정도다.

교과서에 실린 고사의 내용도 만리장성의 위대함을 세계에 널리 알려서 중국인의 우수성을 보여주려는 뉘앙스다. 인민교육출판사 웨이윈화(魏運華) 교과서 출판 심사관은 “고사의 내용은 동화형식으로 그 내용이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이해근거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우리는 고사를 통해 학생들에게 함부로 자신을 비하하지 않고, 민족의 자존심 및 자부심을 세우는 것이 원래의 취지였다”고 밝혀 교과서 내용 수정을 반대하는 입장을 나타냈다.


과학적 근거가 없음 판명
싱가포르 영자지《스트레이트 타임즈》에서는 1972년 달에 착륙했던 미국의 우주비행사 진 커넌이 “고도 160~320km 지구궤도에서 육안으로 만리장성을 봤다” 는 인터뷰 내용을 보도했다.

그러나 그로부터 30여 년이 지난 후, 중국의 첫 유인 우주비행사 양리웨이가 무사히 지구로 귀환해 가진 인터뷰에서 그는 “우주에서 바라 본 지구는 정말 아름다웠다. 그러나 우리의 만리장성은 보이지 않았다” 라고 말해, 그 사실유무에 관한 논란이 일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과학적 근거는 있는 것인가?

만리장성의 길이는 6,700km로 실로 엄청난 길이이나, 평균 폭이 10m에 불과하고, 또한 폭이 고르지 않고 불규칙적이다. 게다가 주위 풍경과 유사한 재료를 사용해 만들었기 때문에 육안으로 구분하는 것이 쉽지 않다. 따라서 비행고도가 300km에 달하는 우주선에서 육안으로 보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고, 36km 고도만 되어도 장성이 우리 시야에서 사라져 버린다. 비행고도 300km 우주비행선에서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으려면 적어도 폭이 500m는 되어야 겨우 하나의 점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우주에서 만리장성은 볼 수 없음이 확인됐다.

중국과학원의 원격기술응용연구소 동창시(童慶禧) 대표는 “우주비행사가 고도로 정밀한 원격탐지장치를 이용한다면 만리장성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육안만으로는 장성의 윤곽 조차도 볼 수 없다” 고 말하며, 과학적 근거를 부인했다. 따라서 초등학교 교과서에 나오는 ‘우주서도 만리장성이 보인다’ 는 구절은 과학적 근거가 전혀 없는 말로 판명났다.


‘만리장성’에 대한 자부심에 흠집
현재 중국 교육부는 이 역사적 진실의 심판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교과서에 진실이 아닌 허구내용을 싣는다는 것이 교육방침에 어긋나는 일이기도 하지만, 너무나 오랜 기간 동안 전설이 되어버린 데다, 중국인의 자부심이 잔뜩 들어가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전국정치협상회의 왕상(王翔) 대표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 교과서 수정을 요청하는 안건을 정식으로 제출했다. 그는 “초등학생의 기본적인 지식형성에 교과서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지금까지 교과서에 오용된 사실이 수록된 것이 어쩌면 이렇게 광범위하게 구전된 이유 중의 하나일 것이다. 이는 아이들의 올바른 지식형성에 누가 되고 말 것이다” 라며 대체방안을 건의했다.

우선 초등학교 교과서에 ‘우주서도 만리장성이 보인다’ 는 잘못된 표현을 시급히 수정하고, 만약 수정작업이 즉시 이루어 지지 않는다면, 선생님들이 잘못된 오용을 학생들에게 설명하여 학생들의 이해를 돕고, 과학적인 근거가 없는 전설이 더 이상 전해지지 않도록 엄중히 조치할 방침이다.

교육부 교과서 관리부서에서는 이러한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으며, 교과서 수정을 인민교육출판사에 이미 요청한 상태다. 현재 수정작업을 위한 절차가 시작됐고, 《만리장성의 돌》 고사는 중국 교과서에서 사라질 것이다.

중국은 정책적으로 교육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자연히 교육과정이나 방침에도 많은 관심을 가진다. 그것 때문에 초등학교 교과서에 나오는 고사의 과학적 진위여부까지 가려내는 나라가 된 것이다.

우주에서 만리장성이 안보인다 하니 그 잘난 체하는 중국인들의 코가 꺽였을 만도 한데, 교육문제로 관심을 돌려버렸다. 고사의 오용을 바로잡아 올바른 사실을 교육시킴으로써 더욱 우수한 인재들을 키워 후사를 다지겠다고 하니 말이다. 교육은 나라의 백년대계이다. 특히 중국에서는 더욱 절실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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