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06.09 (월)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기본분류

30대 여인과 10대 소년의 ‘진솔한 사랑가’

URL복사
길을 가던 중 열병으로 심한 구토를 일으키는 소년 마이클(데이비드 크로스)을 도와주는 한나(케이트 윈슬렛). 병이 나은 마이클은 고마움을 전하러 그녀를 찾아간다. 서로에게 강렬한 성적 충동을 느끼는 두 사람. 결국 30대 여인과 십대 소년의 은밀한 만남이 시작된다.
마이클은 그녀와의 지속된 만남, 아니 섹스를 통해서 매사에 자신감이 생긴다. 언제부터인가 섹스를 하기 전에 책을 읽어달라고 조르는 한나. 자연스럽게 책 읽어주기, 샤워, 섹스 수순의 절차가 성립된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가 불현듯 사라지자 마이클은 공허감에 깊은 상처를 입는다.
그로부터 8년 후, 법대생이 된 마이클은 재판에 참관했다가 피고인 신분의 한나를 발견하는데….
이 영화는 제2차 세계대전이 휩쓸고 간 독일의 1950-60년대를 배경으로 36세 여인과 15세 소년의 뜨거운 사랑을 다루고 있다.
영화는 연대순으로 진행되는 원작과 달리, 195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주인공의 삶이 교차되면서 시간의 순서를 뛰어넘는 방식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베른하르트 슐링크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거시적으로는 제2차 세계대전의 상흔을 한나라는 여성을 통해 조명하며, 미시적으로는 남녀 간의 사랑을 진솔하게 표현했다. 역사영화와 멜로드라마의 두 장르를 모두 포함하는 <더 리더>.
오프라 윈프라가 찬사를 보냈듯이, 원작과 영화에는 두 주인공의 너무나도 많은 감정이 얽혀져 있다.
그럼 이 영화에 나오는 남녀 간의 복잡한 심경 중 가장 고뇌에 찬 감정선은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도 관객들에게 가장 큰 논쟁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장면이기도 한, 마이클이 한나를 위해 법정 증언을 해야 할 지 고민하는 부분이다.
그는 자신의 답답한 심정을 해소하기 위해 지도교수에게 선문답 같은 질문을 던지기도 하고 동료 여학생과 몸을 섞기도 한다. 그리고 결국 증언을 포기하고, 한나가 종신형 선고를 받는 걸 고통스럽게 지켜본다.
그녀가 결코 드러내고 싶지 않은 비밀을 지키기 위해 종신형을 받는 것과 그 비밀을 마이클이 증언함으로써 형량을 줄이는 것 중에서 어느 쪽이 보다 나은 선택일까.
강의 중에 이 질문을 여학생들에게 했는데, 공교롭게도 거의 동수(同數)로 의견이 갈렸다. 한쪽에서는 그 비밀이 목숨처럼 중요하게 여기는 그녀의 자존심이기 때문에 증언을 하지 않은 게 잘한 선택이라고 보는 반면, 다른 한쪽에서는 억울하게 과중한 옥살이를 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있었다.
<그림1>
증언을 하지 않아 그녀의 인생이 끝장난 게 과연 그녀를 위한 것인지 의심스럽다는 말도 덧붙였다.
만일 필자가 마이클이라면 어떤 행동을 취했을까? 아마도 십중팔구 증언 했을 것이다. 비록 그녀가 수치심으로 치를 떨고 내게 저주의 욕설을 퍼부을지라도 말이다. 자존심이 아무리 중요해도 목숨보다 더한 경우는 거의 없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더욱이 다른 피고인들이 자신의 형량을 줄이기 위해서 그녀를 모함하고 그녀 또한 이에 저항할 만한 의지가 약하다면, 당연히 증언을 했어야 했다. 그리고 한나에게 더 이상 수치스러운 비밀이 되지 않도록 자신이 글을 가르치는 등 직접적인 도움을 주었어야 했다.
그러나 이러한 이성적인 논리 역시 개인적인 소견으로 치부될 수도 있다. '사랑'이란 단어가 원래 '합리성'이나 '이성'과 종종 배치되는 걸 세상사에서 많이 봐왔기 때문이다.
한편 한나와 마이클의 관계는 어떻게 규정할 수 있을까? 영화의 대사에도 나왔듯이 마이클에게 한나는 첫사랑이자 운명같은 여성이다.
법정에서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하는데 대한 괴로움을 다른 동료 여대생과의 성관계로 잊으려고 했으나, 오히려 한나에 대한 사랑만 확인했을 뿐이다.
그는 가정을 꾸렸지만 결국 이혼하고, 심지어 숙성한 딸에게 자신의 가슴 아픈 첫사랑을 언급한다. 즉 그에게 첫사랑은 마지막 사랑이자, 그의 인생에 다른 여성이 내재할 수 없는 숙명적인 사랑이다.
그럼 한나에게 마이클은 어떤 존재일까. 이 영화에서 가장 복선을 많이 깔고 있는 게 바로 이 부분이다. 그녀가 먼저 키스하고 성적으로 리드한 걸 짐작하면, 마이클을 사랑한 것 같다.
그러나 그 사랑은 마이클처럼 순수하고도 무조건적인 사랑이 아니라, '책' 이라는 매개체가 전제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왜냐하면 그녀는 책을 읽어주는 마이클로부터 지적인 갈증을 해소한 뒤에야 그의 성적인 욕망을 허락했기 때문이다.
<그림2>
끝으로 이 영화와 관련하여 흥미로운 에피소드가 있다. 마이클 역을 맡은 데이비드 크로스가 영화 촬영 시에 15세 미성년자여서 베드신을 찍을 수 없었다.
그래서 데이비드가 성년이 되는 3년을 기다려 농염하고도 대담한 정사 장면을 촬영했다. 제작진의 투철한(?) 직업 정신에 경탄할 따름이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오금란 시의원, “AI 기술 접목을 통한 수어통역센터 기능 전환 모색 토론회” 개최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서울특별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 오금란 부위원장(더불어민주당, 노원2)은 지난 5일 서울시립미술관 세마홀에서 서울특별시수어통역센터지역지원본부와 공동으로 「AI 기술 접목을 통한 수어통역센터의 기능적 역할 변화 모색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AI 기술 발전에 따른 수어통역센터의 기능 전환을 논의하고, 이에 대한 법적ㆍ정책적 지원 및 구체적 실행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발제를 맡은 구혜영 한양사이버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현재 수어통역센터가 겪고 있는 인력 부족과 그에 따른 운영 제약을 지적하며, AI 기술을 활용하면 통역사 부족 문제 해소와 실시간 번역 서비스 제공 등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AI가 수어의 독특한 문법과 뉘앙스를 완벽히 이해하지 못해 오역 가능성이 있으며, 기술 접근성이 낮은 농인들이 소외될 수 있다는 점, 수어통역사 직업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언급했다. 구 교수는 이에 대한 대안으로 AI와 수어통역센터 간의 협업 방안을 제시했다. 감정이 담긴 대화나 맥락이 중요한 상황은 수어통역사가 담당하고, 단순 반복적인 내용은 AI가 처리하는 역할 분담을 통해 통역사는 고도화된 영역


오피니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