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2.16 (화)

  • 흐림동두천 4.0℃
  • 흐림강릉 9.2℃
  • 서울 4.2℃
  • 흐림대전 9.3℃
  • 흐림대구 7.2℃
  • 흐림울산 10.3℃
  • 흐림광주 9.9℃
  • 흐림부산 11.0℃
  • 흐림고창 9.8℃
  • 구름조금제주 16.9℃
  • 흐림강화 5.7℃
  • 흐림보은 6.2℃
  • 흐림금산 8.2℃
  • 구름많음강진군 10.9℃
  • 흐림경주시 8.5℃
  • 구름많음거제 10.9℃
기상청 제공

기본분류

참여의 정치와 정치의 질

URL복사
4.29 재보선을 목전에 앞둔 시점까지 한나라당, 민주당 그리고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조차 각각 전략 선거구를 선포하며 후보자의 공천(公薦)이라기보다 사천(私薦)에 가까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뚜렷한 프로그램을 내세우는 당간 정책경쟁이 아니라 권력욕에 빠진 듯한 당내 파벌싸움에 몰두하고, 선거승리를 위해서라면 민주적인 절차조차 경시하기 일쑤다. 한나라당은 '친이'와 '친박' 계파간 권력싸움 때문에, 민주당은 정동영 전 장관의 출마문제로 난항을 겪고 있다. 전자가 지난 총선 결과 '친박연대' 같은 기형적 정치집단이 출현하며 촉진된 것이라면, 후자는 당내 신주류와 비주류 간의 갈등에서 시작해 급기야 전 대통령 후보의 탈당과 현직 대학교수의 출마라는 어색한 발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두 정당의 공천 난항은 모두 3년 후 대선을 염두에 두어서일지도 모르지만, 대선승리를 위해서라 해도 민주주의와는 사뭇 다른 이야기다.
4.29 재보선 자체가 작년 18대 총선 공천에서의 문제 때문에 치러지는 것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잊으면 안된다. 당시는 객관성과 정의라는 명분을 앞세워 공천 자체를 당 외부인사에게 '외주화'했지만, 이로 인해 국민은 물론 당원들까지 공천 과정에서 배제되었다. 자질이 의심스러운 국회의원이 탄생했다가 당선무효라는 판결을 받는 웃지 못할 촌극이 발생하기도 했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에도 만성적인 분파갈등의 역사가 되살아나고 있다니 안타깝기 짝이 없다. 결국 단일후보에 겨우 합의를 했지만, 두 당의 참된 신뢰관계와 아래로부터의 결정과정을 통한 결과라고 하기엔 어려울 뿐 아니라 아슬아슬해 보이기까지 하다. 이렇게 실망스러운 정당들의 공천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모르지만, 그 과정에서 배제된 국민이나 당원들은 또다시 낭패를 볼 것이 뻔하다.
재보선 공천 난항, '그들만의 잔치'가 반복되는가
올가을 독일에서 치러지는 총선에 나설 후보자의 선출은 일찌감치 작년 봄부터 시작됐다. 가장 많이 주목받은 출마자는 진보진영인 녹색당에서 보수진영인 기독민주연합(기민련)으로 옮긴 오스발트 메츠거(Oswald Metzger)일 것이다. 재선의원이자 금융전문가인 그는 녹색당의 경제 및 사회복지 정책을 더이상 지지하기 어려워졌다는 이유로 기민련으로 당적(黨籍)을 바꿔 2009년 총선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1970년대 중반부터 정치활동을 시작했으며 연방 수준에서 인정받고 언변도 뛰어난 메츠거에게 해당 선거구의 기민련 당원 혹은 대의원들은 냉담했다. 치열한 논쟁 끝에 당적 이전은 허용됐지만, 중앙당과 주(州) 당조직 지도부의 기대와 달리 메츠거는 공천에서 끝내 탈락하고 말았다. 지구당 대의원들에 의해 내려진 최종 결정에서 후보자로 뽑힌 출마자는 그 지역의 농민이었다. 조직화된 지구당이라는 제도에 따라 대의원들이 선거구 유권자를 대신해 자기 선거구를 대표하는 국회의원 후보자를 직접 뽑는다는 실질적 주권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다시 한국으로 눈을 돌리면, 선거가 국민과는 동떨어져 벌어지는 '그들만의 잔치'로 보일 때가 많다. 정당들은 대선이든 총선이든 지방선거든 단지 자기 당의 후보자가 당선되면 그만일 뿐 그가 어떤 인물이며 무슨 정책을 옹호하는지는 상관없다는 '수(數)의 논리'에 빠져 있는 듯하다. 그러다 보니 정치의 질이 떨어지고 국민주권은 소외되기 일쑤다. 민주화와 3김시대 이후에도 이러한 승자독식을 동반하는 '수의 정치'가 개선되지 않은 것은 물론, 정당정치의 민주화와 저비용·고효율 개선이라는 명분 아래 이루어진 개혁--지구당 폐지, 원내정당화, 공천위원회 도입 등--으로 인해 오히려 (아직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있는) 민주주의라는 나무의 '분재(盆栽)화'가 더 심해지고 있음이 이번 재보선에서 또다시 확인된다.
정당은 현대 민주주의에서 핵심적 역할을 하기 때문에 필수적이다. 정치학자들이 말하듯이 "정당 없이는 민주주의를 상상도 할 수 없다." 그 이유는 "시민사회와 정부를 연결하는 핵심적 매개구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잘 알려져 있듯이 한국 민주주의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가 바로 이 정당정치의 취약성이다.
민주주의 토대 다지는 '재래시장'식 대중정당
대의민주주의의 참뜻은 대표와 참여에 있지만, 국민이 참여를 안하거나 하지 못한다면 그들의 의사는 제대로 대표될 수 없다. 정당이라는 매개구조는 시민사회와 정부를 연계하는 기능으로 개념화되는데, 여기서 전제조건은 '토대에서의 정당'(party on the ground)의 형성이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이러한 정당이 1960년대 형식적으로 제도화되었을 때부터 제대로 작동하기 어려웠고, 급기야 2004년 지구당 제도의 폐지는 이러한 토대의 발전가능성이 크게 위축된 대표적 사례다. 그간 거의 작동되지 못한 토대민주주의(Basisdemokratie)는 이제 아예 제도적으로도 차단된 것이다. 그 결과 국민의 적극적이고 질적인 참여보다 소극적인 혹은 양적인 참가를 유인하는 정당제도가 자리잡았다. 공천 때는 여론조사, 경선, 언론홍보 등의 통로로 선거운동을 하지만, 이는 참여정치라기보다 동원정치, 즉 국민에 의한 그리고 국민을 위한 민주주의라기보다 국민 위에 있는 피상적 민주주의에 불과하다.
홈쇼핑이나 인터넷몰은 물건을 사고팔기가 편하고 효율적일지 몰라도 재래시장처럼 직접 만지며 고를 수가 없다. 선거는 불량품이 배달되면 4년이나 기다려야 반품이 가능한 거래이기 때문에 조금 불편하고 번거롭다고 해도 재래시장에서 선택하는 것이 결국 더 효과적이다. 이 재래시장처럼 동네와 가까운 곳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규칙적으로 만나 교류하고 이해관계를 토의함으로써 신뢰를 쌓아가는 것, 즉 적극적 참여를 통해 가장 힘없는 사회구성원을 비롯해서 모든 사람들의 의사가 적절하게 반영될 수 있게 해주는 대중정당이라는 조직형태가 필요한 것이다.
18대 총선에서는 공천위원회 제도가 도입되어 전문가라는 엘리뜨들에 의해 후보자가 지명됨으로써 민주적 공천과정 자체가 생략된 터였다. 요컨대 유권자는 정당이 공급하는 상품(후보자) 가운데 악과 차악 중에서 고를 수 있을 뿐이었다. 시장논리에도 못 미치는 원리로 운영되는 민주주의는 국민이 소극적으로 참가(!)하는 수동적 '선다형 민주주의'와 다름없다. 당원들에 의해 민주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공천이 극소수에 의해 관리됨으로써 정치엘리뜨는 점점 국가기관으로 변하고, 이에 무력감과 분노를 느낀 국민은 사적 영역으로 잠복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이에 따라 정당이 매개기능으로 채워야 할 정치적·정책적 공간은 비워지고 일종의 정치진공이 생긴다는 이야기다. 물론 이런 현상은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지만, 일각에서 운운하는 것과 달리 피할 수 없는 운명이 아님은 앞의 독일의 사례가 보여준다.
정치참여 제도와 현실의 거리를 좁히려면
한국은 이론적으로 독일과 매우 비슷한 제도를 갖추었지만 실천은 영 딴판이다. 한국 헌법과 정당법은 독일 기본법과 정당법을 받아들인 면이 상당한데, 정당조직에 관한 조항은 오히려 모형인 독일 법률보다 더 구체적이다. 한국 헌법과 정당법에 따르면 정당은 "그 목적·조직과 활동이 민주적이어야 하며,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에 참여하는 데 필요한 조직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고, 여기서 '필요한 조직'은 '당원의 총의를 반영할 수 있는 대의기관'으로 규정되어 있기까지 하다. 그렇다면 왜 실천은 이렇게 다른 걸까?
우선, 선거법이 병립식 비례대표제를 바탕으로 되어 있는 탓에 정당 지도부가 공천과정에 개입하는 유혹에 빠지기 쉽다는 제도적인 설명이 가능하겠다. 하지만 그보다는 관련 법규를 제정·개선하지 않고 오히려 자익을 위해 활용하는 정치권의 의도와 더불어 '공중전화 관습'이 결정적인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서는 출마자가 선출과 당선을 목적으로 당원들과 잠시 '연락'하는 데 마치 공중전화를 쓰듯 먼저 지구당(당원)에 돈을 넣어야 한다. 반면 독일에서는 거꾸로 당원들이 중앙당 및 정부와 지속적인 '통화'를 통해서 정치과정(공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위해 '집전화'의 기본요금은 물론 가끔 부가요금까지 자발적으로 지불한다.
국민의 정치참여 배제가 반독재 민주화와 촛불시위 같은 운동을 촉진한 근자의 사례에는 '억압된 만큼 폭발한다'는 법칙이 잘 드러난다. 여기서 불필요하게 소모되는 비용이야말로 개선해야 할 대상이다. 19세기에 또끄빌(Tocqueville)이 미국에서 인상깊게 목적한 공회당 회의(town hall meeting)라는 이상형은 아니더라도, 21세기 민주주의에는 국민이 정치에 관여하며 토의과정을 통해 타협과 합의를 이루는 적극적인 참여와 개입의 문화가 더욱더 요구된다. 따라서 제대로 된 제도를 마련할 필요도 있지만, 무엇보다 제도와 실천의 양립을 위해서는 주권을 행사하는 국민의 깨어 있는 문제의식과 책임있는 행동이 필수적이다.

* 본문은 디지털 창비 논평이며,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내년 국토교통 R&D 신규사업 사전설명회 개최...실사구시 R&D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은 16일 서울 건설회관 2층 중회의실에서 2026년도 국토교통 R&D(연구개발) 분야로 신규 추진 예정인 사업들에 대해 사전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번 사전 설명회는 사전 정보 공유를 통해 신규사업을 준비하는 연구자들의 이해도 증진과 다양한 기관들의 참여 기회 확대를 위해 기관 최초로 개최하는 행사이다. 내년 2026년 국토교통 분야 신규사업은 미래모빌리티와 ‘K-AI 시티’ 실현,탄소중립 등 새정부 국정과제 이행과 국토교통 AX 전환 등 기술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각 분야별로 폭넓게 지원한다. 신규사업 규모는 국토분야 9건, 모빌리티 분야 15건으로 총 24개 사업이다. 전체 예산은 590억원으로 전년대비 약 288억원 늘었다. 주요 사업으로는 인공지능을 활용한 지능도시 구현을 위한 초연결 지능도시 핵심기술 개발, 공동주택 건설에 최적화된 다용도-건설작업로봇 기술개발, 지역 특성에 맞춘 자율주행 서비스 모델개발, 초고속 하이퍼 튜브 아진공 기술개발 등이 있다. 이번 설명회를 통해 연구진들은 관심있는 신규 사업별로 연구 목표, 주요 연구개발 내용, 지원규모 및 기간 등을 파악하고, 참여 신청을 위한

정치

더보기
내란특검 수사 결과에 與“헌정 회복 이정표”vs野“태산명동서일필로 끝난 정치보복”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15일 발표된 내란 특검 최종 수사 결과에 대해 여야는 상반된 평가를 내렸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헌정 회복에 많은 기여를 했음을 강조한 반면 국민의힘은 성과 없는 ‘내란몰이’로 평가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는 16일 국회에서 개최된 원내대책회의에서 “'12·3 내란사태는 권력 유지를 위한 불법 계엄이었다‘ 어제 내란 특검은 12·3 내란 사태 수사의 결론을 공식 발표했다”며 “활동을 마무리한 내란 특검은 헌정을 회복하기 위한 중요한 이정표였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주의를 무너뜨리려 한 시도에 국가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분명히 보여준 과정이었다. 관련자 기소와 사실 규명, 책임 구조의 윤곽까지 의미 있는 성과를 남겼다. 누구든 헌정을 흔들면 철저하게 책임을 묻는다는 원칙도 분명히 세웠다”며 “아직 남은 과제도 분명하다. 내란의 기획과 지휘 구조, 윗선 개입 여부 등 핵심 쟁점 가운데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김병기 원내대표는 “재판은 신속하고 단호하게 진행돼야 한다”며 “준엄한 단죄로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은 내란 세력을 결코 용인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민주주의의 역사에 분명히 새겨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경제

더보기
내년 국토교통 R&D 신규사업 사전설명회 개최...실사구시 R&D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은 16일 서울 건설회관 2층 중회의실에서 2026년도 국토교통 R&D(연구개발) 분야로 신규 추진 예정인 사업들에 대해 사전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번 사전 설명회는 사전 정보 공유를 통해 신규사업을 준비하는 연구자들의 이해도 증진과 다양한 기관들의 참여 기회 확대를 위해 기관 최초로 개최하는 행사이다. 내년 2026년 국토교통 분야 신규사업은 미래모빌리티와 ‘K-AI 시티’ 실현,탄소중립 등 새정부 국정과제 이행과 국토교통 AX 전환 등 기술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각 분야별로 폭넓게 지원한다. 신규사업 규모는 국토분야 9건, 모빌리티 분야 15건으로 총 24개 사업이다. 전체 예산은 590억원으로 전년대비 약 288억원 늘었다. 주요 사업으로는 인공지능을 활용한 지능도시 구현을 위한 초연결 지능도시 핵심기술 개발, 공동주택 건설에 최적화된 다용도-건설작업로봇 기술개발, 지역 특성에 맞춘 자율주행 서비스 모델개발, 초고속 하이퍼 튜브 아진공 기술개발 등이 있다. 이번 설명회를 통해 연구진들은 관심있는 신규 사업별로 연구 목표, 주요 연구개발 내용, 지원규모 및 기간 등을 파악하고, 참여 신청을 위한

사회

더보기
최호정 의장, 의정활동을 빛낸 ‘의회전문도서관 이용 우수의원’ 15명 시상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서울특별시의회 최호정 의장은 16일 의장접견실에서 ‘2025년 서울특별시의회 전문도서관 이용 우수의원’으로 15명을 선정하여 감사장을 시상했다고 밝혔다. 서울시의회는 2019년부터 서울시의회 전문도서관 이용성과 (도서대출 등)에 따라 ‘도서관 이용 우수의원’을 선정하여 시상하고 있다. 전문도서관의 다양한 자료를 효율적으로 활용하여 서울시 정책과 의정활동 연구에 반영함으로써 의회 역량 강화에 기여한 11대 의원 15명의 의원이 올해 수상자로 선정됐다. 심도 있는 입법․정책 개발을 통해 의정활동의 내실화를 도모하고 지역발전과 서울시의회 역량을 높이는 데 기여한 도서관 이용 우수의원은 앞으로도 끊임없이 공부하고 연구하는 의원으로서의 역할이 기대된다. 최호정 의장은 수상자들을 축하하며 “꾸준한 독서와 연구가 깊이 있는 의정활동의 근간이 됨을 확인하였으며, 서울시의회전문도서관 자료를 활용하여 시민의 삶을 개선하는 데 노력해 주신 의원님들께 존경과 감사”의 말을 전했다. 또한 “수상의원들이 ‘전문성을 갖춘 현장 중심의 서울시의회’의 대표로서, 앞으로도 서울시와 지방의회 발전을 위해 선도적인 역할을 다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수상자 15명

문화

더보기
서로의 감각이 예술로 소통하고 연결되는 지점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성북문화재단(대표이사 서노원)은 오는 12월 18일(목) 오후 6시 성북문화예술교육센터 5층에서 장애·비장애 통합 문화예술교육의 방향과 가능성을 모색하는 ‘모두를 위한 문화예술교육 ‘모두 예술로’ 오픈테이블 - 연결되는 사이’를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장애 유무를 떠나 서로 다른 신체와 경험, 감각의 경계를 넘어 예술로 연결되는 현장의 다양한 실천 사례를 공유하고, 장애·비장애 통합 문화예술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과제를 함께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1부에서는 ‘장애·비장애를 넘나드는 지역의 예술적 실험’을 주제로 성북문화예술교육센터에서 올해 시도한 모두를 위한 문화예술교육 ‘모두 예술로’ 워크숍 사례와 일본 ‘랜드 페스(LAND FES)’의 사례 발표가 진행된다. 김은설 시각예술작가와 원우리 사운드 아티스트는 농인, 청인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워크숍으로 각각 진행한 ‘소리 풍경’, ‘소리와 그림 사이’ 사례를 중심으로 감각적 예술활동으로 나눈 소통 방식의 시도들을 공유한다. 이어 일본의 무용가이자 ‘랜드 페스’의 디렉터 마츠오카 다이는 퍼포밍 아트 프로젝트를 통해 장애·비장애인이 함께하는 일본의 사례를 나눈다. 이어지는 종합토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마음이 전하는 따뜻한 이야기: 아직 살 만한 세상이다
일상생활과 매스컴 등을 통해 우리가 마주하는 세상은 때로는 냉혹하고, 험악하고, 때로는 복잡하게 얽혀 있어 사람들의 마음을 삭막하게 만든다. 하지만 문득 고개를 돌렸을 때, 혹은 예상치 못한 순간에 마주하는 작고 따뜻한 선행들은 여전히 이 세상이 살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마치 어둠 속에서 빛나는 별들처럼, 우리 주변에는 서로를 향한 배려와 이해로 가득 찬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끊임없이 펼쳐지고 있다. 최근 필자가 경험하거나 접한 세 가지 사례는 ‘아직 세상은 살 만하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해 소개할까 한다. 첫 번째 이야기: ‘쪽지 편지’가 부른 감동적인 배려 누구나 한 번쯤은 실수를 저지른다. 아무도 없는 어느 야심한 밤. 주차장에서 타인의 차량에 접촉 사고를 냈는데 아무도 못 봤으니까 그냥 갈까 잠시 망설이다가 양심에 따라 연락처와 함께 피해 보상을 약속하는 간단한 쪽지 편지를 써서 차량 와이퍼에 끼워놓았다. 며칠 후 피해 차량의 차주로부터 뜻밖의 연락을 받았다. 보통 이런 상황에서는 손해배상 절차에 대한 이야기부터 오가기 마련이지만, 차주분은 “요즘 같은 세상에 이렇게 쪽지까지 남겨주셔서 오히려 고맙다”며, 본인이 차량수리를 하겠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