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2.16 (화)

  • 흐림동두천 4.0℃
  • 흐림강릉 9.2℃
  • 서울 4.2℃
  • 흐림대전 9.3℃
  • 흐림대구 7.2℃
  • 흐림울산 10.3℃
  • 흐림광주 9.9℃
  • 흐림부산 11.0℃
  • 흐림고창 9.8℃
  • 구름조금제주 16.9℃
  • 흐림강화 5.7℃
  • 흐림보은 6.2℃
  • 흐림금산 8.2℃
  • 구름많음강진군 10.9℃
  • 흐림경주시 8.5℃
  • 구름많음거제 10.9℃
기상청 제공

기본분류

장자연 또는 핏빛 다이아몬드

URL복사
그다지 사람들의 주목을 받지는 못했지만 개인적으로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주연한 영화 <블러드 다이아몬드 ; The Blood Diamond>를 제법 흥미롭게 보았다. 잔인한 현실과 로맨스를 섞고, 역사와 활극을 혼합하며, 건달을 회개시켜 소영웅으로 만든 것이 평론가들에게는 불만스러웠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그 정도 타협이나마 하지 않았다면 도대체 그 영화를 만들 화폐를 어디서 구했겠는가.
두 눈이 있다 보니 보석이 아름답다는 것은 알지만, 그래봤자 그저 돌일 뿐인데 왜 그렇게 많은 돈을 주고받으며 거래하는지 솔직히 이해가 안된다. 알다시피 다이아몬드는 고온에서 결정이 되어버린 탄소에 지나지 않는다. 한마디로 숯과 본질이 같다는 뜻이다. 하지만 나 또한 보석을 바라보는 여인들의 눈빛이 흔들리는 것을 본 일이 있다. 본질이 아무리 숯에 지나지 않은들 그것을 보고 눈빛이 흔들리는 여인이 다수라면 그것은 경제 법칙이 된다.
숯과 다이아몬드
영화 <블러드 다이아몬드>는 빛과 견고함으로 인해 '영원한 사랑의 징표'로까지 격상된 다이아몬드의 생산과 교환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아프리카인들이 희생되고 있는가를 보여줬다. 이 영화 때문에 다이아몬드의 수요가 실제로 감소했는지는 의심스럽지만, 많은 사람들은 다이아몬드를 볼 때마다 사랑이 아니라 아프리카 소년병사의 피눈물을 연상하게 되었다.
그런데 오만한 인간들의 거친 세상에서 피로 얼룩진 것이 어디 다이아몬드뿐일까. 유명 스포츠용품이나 커피에서 가혹한 노동착취를 연상하게 되는 것도 이제는 낯설지 않다. 따지고 보면, 가축을 도륙하여 식생활을 영위하는 것이 인간사의 기본이니만큼 좋은 것 치고 피로 얼룩지지 않은 것이 없다. 아프리카인들의 피가 어린 다이아몬드 반지를 손가락에 끼워주며 행복한 눈빛을 주고받는 남녀나, 레스또랑에서 쇠고기 스테이크를 먹으며 고상한 대화를 주고받는 사람들이나 그로테스크하기는 마찬가지 아닌가.
만지는 것마다 금으로 만드는 미다스 왕처럼, 만지는 것마다 피로 더럽히는 것이 인간들이 하는 일이지만, 장자연이라는 젊은 연기자의 소식을 들었을 때 '블러드 다이아몬드'라는 상징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스타의 삶 또한 무수한 사람들의 일상이 그렇듯이 본래는 그저 숯에 지나지 않는 것일지 모른다. 하지만 많은 이들은 그들이 다이아몬드처럼 빛난다고 믿었거나 믿고 싶어했다. 그러나 그 다이아몬드는 스스로 목숨을 끊어야 할 만큼 괴로운 삶, 피로 얼룩진 삶이었던 것이다. 과연 대한민국에 사는 우리에게 숯으로서 따분한 일생을 살든가 핏빛 다이아몬드가 되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있는가.
장자연 사건이 상징하는 것
필자가 명색이 영화사 대표라니까 지인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 중 하나는 "연기자들을 자주 만나느냐" 하는 것이다. 여성들이 물어볼 때는 장동건씨를 만났느냐는 뜻이고, 남성들이 물어볼 때는 김혜수씨와 아는 사이냐는 것이다. 물론 일터가 그렇다 보니 오며가며 스타들을 만날 일이 없지는 않다. 처음에 그런 스타들을 볼 때는 제법 긴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그들도 모두 그저 사람일 뿐이라는 것을 안다. 그들이 우리와 마찬가지로 숯인지까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다이아몬드라고 믿지는 않는다.
어떤 사람이 이른바 스타의 반열에 올랐다 하더라도 그 사람이 일반인과 전혀 다른 외계인이라 생각하면 곤란하다. 단지 타인의 이목을 끄는 직업을 가졌고, 그에 맞는 어떤 재능을 가지고 있다고 이해하면 된다. 수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견딜 수 있는 단단한 신경, 가능하면 호감을 주는 용모, 늘 대중에게 노출되는 상황에서 돌발적으로 발생하는 순간에 대처하는 최소한의 지적 능력 따위가 그것이다. 나는 그들이 경멸의 대상이 되는 것도 안타깝고 선망의 대상이 되는 것도 어색하다. 다만 실제야 어떻든 간에 세상사람들에게는 이땅의 무의미한 하루하루를 버티게 해줄 환상이 반드시 필요하고, 그 환상의 주재자가 되려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누군가는 실제로 그 무대를 점유하는 다이아몬드가 된다.
그런데 다른 인생의 길과 마찬가지로 그 무대를 차지하는 것이 단순히 재능과 노력만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기에는 우열을 가리기 힘든 경우가 너무 많다. 게다가 이 상징적 위치를 차지하느냐 마느냐가 너무 많은 차이를 낳기 때문에 경쟁은 살벌한데, 그 경쟁을 사회가 공정하게 관리하기도 어렵다. 저기 무대가 있다. 그 무대에 서면 꿈이 이루어진다. 숯이 다이아몬드가 되는 연금술이 저 무대를 향한 입구만 통과하면 이루어질 것 같다. 그런데 만일 내가 들어가고자 하는 입구를 야수들이 지키고 있다면 어쩔 것인가.
야수들을 통과해야 하는 낙원의 입구
삶은 본디 비루하다. 부자 부모를 만났거나 출중한 DNA를 타고나지 않은 한, 언젠가부터 우리 사회의 씨스템에서는 다이아몬드는커녕 은이 되는 것도 어렵다. 노력하면 누구나 무언가 될 수 있다고, 성공할 수 있다고 자기암시를 하면 정말로 성공할 수 있다고, 온갖 처세서적들은 감미롭게 속삭인다. 그러면, 모두 열심히 하면 누가 경쟁에서 이기는가. 결국은 또 재력과 선천적인 DNA가 문제가 된다. 그런 책들의 일부는 진실하지만 대부분은 당신의 빠듯한 주머니에서 돈을 털어 당신이 아니라 저자의 꿈을 이루려는 술책에 지나지 않는다.
세상은 삶의 비약을 위하여 꿈을 꾸라 한다. 하지만 행운의 별을 타고나지 않은 사람이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반드시 야수들이 지키는 저 입구를 지나야 하는데 야수들은 당신에게 무엇을 요구하는가. 당신의 양심을 내려놓거나, 당신의 몸을 던지거나, 당신의 웃음을 팔아야 한다. 이것은 장자연씨만의 문제가 아니다. 연기자들만의 문제도 아니고 이 비루한 세상을 사는 우리 모두의 문제다.
만일 당신이 그 요구들을 거절할 생각이면 숯으로 사는 것에 만족해야 하며, 야수들의 요구를 거절하고서도 저 입구를 통과하고자 한다면 야수들과 싸우느라 피투성이가 될 각오를 해야 한다. 야수들이 낙원으로 가는 입구를 지키는 사회에서 꿈을 꾸는 것은 위험하다. 차라리 꿈을 꾸지 않았다면 장자연씨도 사랑하는 사람들, 좋아하는 친구들과 다정하고 은근하며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저 야수들은 그런 조용하고 빛나지 않는 삶을 비웃을지 몰라도 어차피 우리 모두 탄소에 지나지 않는다.
숯의 모양이든 다이아몬드의 모양이든 나름의 삶에는 모두 작으나마 행복의 기회가 있고, 그 행복을 찾는 지혜는 다행히 누구에게나 주어져 있다. 꿈을 이루라고 부추기는 사회는 위험하다. 더군다나 어느 사회가 꿈을 이루기 위해 지나야 할 입구를 야수들에게 맡겨둔 주제에, 사람들에게 꿈을 이루라고 부추기는 것은 말 그대로의 의미에서 살인이 되기도 한다.
나는 장자연씨가 좋은 사람이었는지 아니었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 하지만 그녀가 삶의 마지막 순간에 느낀 절망이 이 세상의 많은 사람들이 느끼는 절망보다 더 화려했거나 더 값싼 것은 아니었으리라 생각한다.

* 본문은 디지털 창비 논평이며,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내년 국토교통 R&D 신규사업 사전설명회 개최...실사구시 R&D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은 16일 서울 건설회관 2층 중회의실에서 2026년도 국토교통 R&D(연구개발) 분야로 신규 추진 예정인 사업들에 대해 사전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번 사전 설명회는 사전 정보 공유를 통해 신규사업을 준비하는 연구자들의 이해도 증진과 다양한 기관들의 참여 기회 확대를 위해 기관 최초로 개최하는 행사이다. 내년 2026년 국토교통 분야 신규사업은 미래모빌리티와 ‘K-AI 시티’ 실현,탄소중립 등 새정부 국정과제 이행과 국토교통 AX 전환 등 기술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각 분야별로 폭넓게 지원한다. 신규사업 규모는 국토분야 9건, 모빌리티 분야 15건으로 총 24개 사업이다. 전체 예산은 590억원으로 전년대비 약 288억원 늘었다. 주요 사업으로는 인공지능을 활용한 지능도시 구현을 위한 초연결 지능도시 핵심기술 개발, 공동주택 건설에 최적화된 다용도-건설작업로봇 기술개발, 지역 특성에 맞춘 자율주행 서비스 모델개발, 초고속 하이퍼 튜브 아진공 기술개발 등이 있다. 이번 설명회를 통해 연구진들은 관심있는 신규 사업별로 연구 목표, 주요 연구개발 내용, 지원규모 및 기간 등을 파악하고, 참여 신청을 위한

정치

더보기
내란특검 수사 결과에 與“헌정 회복 이정표”vs野“태산명동서일필로 끝난 정치보복”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15일 발표된 내란 특검 최종 수사 결과에 대해 여야는 상반된 평가를 내렸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헌정 회복에 많은 기여를 했음을 강조한 반면 국민의힘은 성과 없는 ‘내란몰이’로 평가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는 16일 국회에서 개최된 원내대책회의에서 “'12·3 내란사태는 권력 유지를 위한 불법 계엄이었다‘ 어제 내란 특검은 12·3 내란 사태 수사의 결론을 공식 발표했다”며 “활동을 마무리한 내란 특검은 헌정을 회복하기 위한 중요한 이정표였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주의를 무너뜨리려 한 시도에 국가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분명히 보여준 과정이었다. 관련자 기소와 사실 규명, 책임 구조의 윤곽까지 의미 있는 성과를 남겼다. 누구든 헌정을 흔들면 철저하게 책임을 묻는다는 원칙도 분명히 세웠다”며 “아직 남은 과제도 분명하다. 내란의 기획과 지휘 구조, 윗선 개입 여부 등 핵심 쟁점 가운데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김병기 원내대표는 “재판은 신속하고 단호하게 진행돼야 한다”며 “준엄한 단죄로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은 내란 세력을 결코 용인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민주주의의 역사에 분명히 새겨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경제

더보기
내년 국토교통 R&D 신규사업 사전설명회 개최...실사구시 R&D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은 16일 서울 건설회관 2층 중회의실에서 2026년도 국토교통 R&D(연구개발) 분야로 신규 추진 예정인 사업들에 대해 사전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번 사전 설명회는 사전 정보 공유를 통해 신규사업을 준비하는 연구자들의 이해도 증진과 다양한 기관들의 참여 기회 확대를 위해 기관 최초로 개최하는 행사이다. 내년 2026년 국토교통 분야 신규사업은 미래모빌리티와 ‘K-AI 시티’ 실현,탄소중립 등 새정부 국정과제 이행과 국토교통 AX 전환 등 기술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각 분야별로 폭넓게 지원한다. 신규사업 규모는 국토분야 9건, 모빌리티 분야 15건으로 총 24개 사업이다. 전체 예산은 590억원으로 전년대비 약 288억원 늘었다. 주요 사업으로는 인공지능을 활용한 지능도시 구현을 위한 초연결 지능도시 핵심기술 개발, 공동주택 건설에 최적화된 다용도-건설작업로봇 기술개발, 지역 특성에 맞춘 자율주행 서비스 모델개발, 초고속 하이퍼 튜브 아진공 기술개발 등이 있다. 이번 설명회를 통해 연구진들은 관심있는 신규 사업별로 연구 목표, 주요 연구개발 내용, 지원규모 및 기간 등을 파악하고, 참여 신청을 위한

사회

더보기
최호정 의장, 의정활동을 빛낸 ‘의회전문도서관 이용 우수의원’ 15명 시상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서울특별시의회 최호정 의장은 16일 의장접견실에서 ‘2025년 서울특별시의회 전문도서관 이용 우수의원’으로 15명을 선정하여 감사장을 시상했다고 밝혔다. 서울시의회는 2019년부터 서울시의회 전문도서관 이용성과 (도서대출 등)에 따라 ‘도서관 이용 우수의원’을 선정하여 시상하고 있다. 전문도서관의 다양한 자료를 효율적으로 활용하여 서울시 정책과 의정활동 연구에 반영함으로써 의회 역량 강화에 기여한 11대 의원 15명의 의원이 올해 수상자로 선정됐다. 심도 있는 입법․정책 개발을 통해 의정활동의 내실화를 도모하고 지역발전과 서울시의회 역량을 높이는 데 기여한 도서관 이용 우수의원은 앞으로도 끊임없이 공부하고 연구하는 의원으로서의 역할이 기대된다. 최호정 의장은 수상자들을 축하하며 “꾸준한 독서와 연구가 깊이 있는 의정활동의 근간이 됨을 확인하였으며, 서울시의회전문도서관 자료를 활용하여 시민의 삶을 개선하는 데 노력해 주신 의원님들께 존경과 감사”의 말을 전했다. 또한 “수상의원들이 ‘전문성을 갖춘 현장 중심의 서울시의회’의 대표로서, 앞으로도 서울시와 지방의회 발전을 위해 선도적인 역할을 다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수상자 15명

문화

더보기
서로의 감각이 예술로 소통하고 연결되는 지점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성북문화재단(대표이사 서노원)은 오는 12월 18일(목) 오후 6시 성북문화예술교육센터 5층에서 장애·비장애 통합 문화예술교육의 방향과 가능성을 모색하는 ‘모두를 위한 문화예술교육 ‘모두 예술로’ 오픈테이블 - 연결되는 사이’를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장애 유무를 떠나 서로 다른 신체와 경험, 감각의 경계를 넘어 예술로 연결되는 현장의 다양한 실천 사례를 공유하고, 장애·비장애 통합 문화예술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과제를 함께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1부에서는 ‘장애·비장애를 넘나드는 지역의 예술적 실험’을 주제로 성북문화예술교육센터에서 올해 시도한 모두를 위한 문화예술교육 ‘모두 예술로’ 워크숍 사례와 일본 ‘랜드 페스(LAND FES)’의 사례 발표가 진행된다. 김은설 시각예술작가와 원우리 사운드 아티스트는 농인, 청인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워크숍으로 각각 진행한 ‘소리 풍경’, ‘소리와 그림 사이’ 사례를 중심으로 감각적 예술활동으로 나눈 소통 방식의 시도들을 공유한다. 이어 일본의 무용가이자 ‘랜드 페스’의 디렉터 마츠오카 다이는 퍼포밍 아트 프로젝트를 통해 장애·비장애인이 함께하는 일본의 사례를 나눈다. 이어지는 종합토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마음이 전하는 따뜻한 이야기: 아직 살 만한 세상이다
일상생활과 매스컴 등을 통해 우리가 마주하는 세상은 때로는 냉혹하고, 험악하고, 때로는 복잡하게 얽혀 있어 사람들의 마음을 삭막하게 만든다. 하지만 문득 고개를 돌렸을 때, 혹은 예상치 못한 순간에 마주하는 작고 따뜻한 선행들은 여전히 이 세상이 살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마치 어둠 속에서 빛나는 별들처럼, 우리 주변에는 서로를 향한 배려와 이해로 가득 찬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끊임없이 펼쳐지고 있다. 최근 필자가 경험하거나 접한 세 가지 사례는 ‘아직 세상은 살 만하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해 소개할까 한다. 첫 번째 이야기: ‘쪽지 편지’가 부른 감동적인 배려 누구나 한 번쯤은 실수를 저지른다. 아무도 없는 어느 야심한 밤. 주차장에서 타인의 차량에 접촉 사고를 냈는데 아무도 못 봤으니까 그냥 갈까 잠시 망설이다가 양심에 따라 연락처와 함께 피해 보상을 약속하는 간단한 쪽지 편지를 써서 차량 와이퍼에 끼워놓았다. 며칠 후 피해 차량의 차주로부터 뜻밖의 연락을 받았다. 보통 이런 상황에서는 손해배상 절차에 대한 이야기부터 오가기 마련이지만, 차주분은 “요즘 같은 세상에 이렇게 쪽지까지 남겨주셔서 오히려 고맙다”며, 본인이 차량수리를 하겠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