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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일근거지 밀산에 기념비를 세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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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운동 90주년을 맞이하여 항일운동에 관한 여러 발표가 있었다. 일제가 만주지역에서 독립운동을 하던 201명을 추방하고 징역을 살렸던 재류금지(在留禁止) 처분자료도 공개됐다. 이 자료중에는 한말 자강운동의 선봉에 섰던 양기탁 선생이 만주로 망명하여 독립운동을 하다가 일제에 체포돼 수번을 달고 있는 사진도 있었다.
그 초췌한 모습을 보니 가슴이 미어져왔다. 저 형극의 길을 걸었던 숱한 선열들에 대해 우리 후손들은 과연 무엇을 하고 있는가. 부끄럽기 이를 데 없었다.
제 나라의 말, 글도 똑바로 가르치지 않으면서 영어에 미쳐있고, 무자비한 탄압과 고통을 준 역사에 대해 아무런 반성도 없는 일본지도층과 장밋빛 한일미래를 운운하는 한심한 지도층이 득실대는 이 현실에서 정신을 바로 잡고 당당하게 움직이지 않으면 우리는 역사의 죄인이 될지도 모른다.
많은 작업이 필요하다. 가장 기초적인 작업에 속하는 일이 고대, 근현대사의 소중한 유산과 기록들을 제대로 찾아내고 알리는 작업이다. 아직도 항일운동 관련자료가 미발굴된 채 묻혀있는 것이 많다. 또 일부는 밝혀졌지만, 연구자들의 관심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것도 괘 있다. 중국 흑룡강성 밀산시의 항일독립운동 근거지 건설운동이 그런 경우이다. 이명화 박사를 비롯해서 몇 분 연구자들의 노력으로 당시에 봉밀산으로 알려졌던 밀산시 십리와 지역의 독립운동건설노력이 실체를 드러냈지만, 일반 국민들의 관심이나 항일운동사에서는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 까닭은 토지도 매입하고 100여채의 가옥과 축사 등을 만들었지만, 내부분열과 일제의 탄압, 러일동맹의 강화라는 국제정세의 변화로 지속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만약 러시아혁명으로 러일동맹이 붕괴되고 밀산의 근거지가 보다 강력해졌다면 한국의 독립운동사는 질적인 변화를 가져왔을 것이다.
어쨌든 지금까지 해외항일운동과 관련해서 한국정부나 민간단체들이 해왔던 일은 상해의 임정청사나 홍구공원의 윤봉길, 하얼빈의 안중근, LA의 안창호, 용정의 윤동주 같은 분들과 관련된 건물이나 동상 건립이 대부분이다.
항일독립운동에서 빠질 수 없는 황포군관학교는 어떤가. 조선인 출신의 이름만 기록돼있을 뿐이다. 그 지사들의 이후 기록들은 제대로 정리되지 못했다. 육군사관학교에서조차 이들의 꿈과 희망을 확실히 가르치지 않는다. 물론 북한 정부와 관련된 항일유적지는 만주의 경우에도 일부 기념비 등이 남아있다.
따라서 정부차원에서 3.1절이나 8.15광복절에 그럴싸한 추모사만 읽어댈 게 아니라 체계적인 자료발굴과 평가, 기념유적지 보존과 정비가 절실하다. 그렇지만 독도문제도 묻어두려하고 독립운동자들을 잡아죽이던 자들을 건국공로자로 표창하려는 자들에게서 대대적인 항일기념사업은 기대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손을 놓고 있다가는 그런 기록이나 유적들이 흔적도 없이 사라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중국지역의 경우 중국동포인 조선족 집단거주지들이 해체되고 있고, 항일운동의 숨결을 느꼈던 분들이 대부분 타계하고 극히 일부만 생존해 있기 때문에 하루바삐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위치조차 파악하기 어렵게 될지 모른다. 밀산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구전으로 전해온 항일의 역사조차 지역주민들이 헷갈리거나 잊고 있고, 몇 년이 지나면 이마저도 불가능해지게 되어 있다.
그런 점에서 나라가 망하던 1910년 전후에 특히 국내에 1907년 신민회를 조직하면서 또 소련과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수천리 머나먼 곳에 항일독립운동근거지를 선정하고 역량을 집중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의의를 갖는 것이다. 북만주의 흑룡강 밀산에 신민회와 미주국민회 비롯한 항일독립운동세력들이 독립전쟁을 수행할 사관학교를 세우고 동포들의 생활근거지를 만들어 독립운동의 중심지로 닦으려 했던 것이다.
흑룡강성의 밀산시 십리와 지역을 아무런 표지도 없이 방치해선 안된다. 마침 밀산지역은 조선족 이주백년사를 공식적으로 간행했을 정도로 시정부도 긍정적이기 때문에 항일독립운동 유적지를 기념하는 조촐한 비석을 세우는 일은 커다란 장애도 없다. 문제는 우리의 의지와 재정부담인데 필자가 알아본 바로는 그렇게 큰 금액이 들어갈 것 같지 않다. 지사(志士)들의 염원을 이어받아 뜻을 살려나갈 이들의 참여를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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