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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다시 불거진 ‘수술실 CCTV 설치’ 해법 찾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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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황수분 기자] 최근 일부 병원의 ‘대리 수술’ 의혹이 발생하면서 수술실 내 CCTV 설치 의무화가 정치권, 의료계는 물론 국가적 핵심 이슈로 떠올랐다.

 

여야는 지난달 국회에서 ‘수술실 CCTV 설치법’ 법안을 두고 본격적인 논의가 진행됐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해 처리가 불발됐다. 국민 10명 중 8명이 CCTV 설치법 제정에 찬성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환자 권리 vs 의사 인권


여야는 지난해 11월부터 4차례에 걸쳐 심사한 결과 환자의 동의하에 수술실 촬영이 이뤄지는 것은 물론, 의료사고 소송 중 법원이나 수사기관의 요구가 있을 때만 영상을 열람하도록 하는 것에는 공감대를 이뤘다. 다만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는 것은 CCTV 설치 위치와 의무화 방안이다.


여당은 법안 처리에 적극적이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직접 CCTV 설치법의 시급성을 강조했고 차기 대권 주자로 꼽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수술실 CCTV 전국 확대를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제1야당인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 법안 처리 과정에서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환자와 소비자 단체들은 의료 사고와 대리수술, 성범죄 등 수술실 내의 부적절한 행위를 방지하고 환자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CCTV 설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수술실은 외부와 엄격히 차단되어 있고 환자는 의식이 없거나 의사표현을 할 수 없는 상태인 경우가 많아 범죄나 의료사고 발생 시 관련 정보를 확보하기 위한 장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반면 의사와 병원 단체는 해외에도 수술실에 CCTV를 설치한 사례는 없고 의료진을 상시 감시하는 것은 인권 침해라는 입장이다. 또 수술실에 CCTV를 설치하면 의료진의 집중력과 능동성 · 적극성을 떨어뜨려 의료 서비스의 질이 저하될 것이라는 의견을 내고 있다.


이 문제가 국회에서 논의된 지 6년이나 지났지만 이해 당사자들의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해 여러 차례 법안 발의, 폐기 등이 반복됐다. 


의료계에 따르면 수술실 CCTV 설치 법안은 지난 2015년 1월 최동익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처음으로 대표 발의했다. 


2014년 서울의 한 성형외과에서 의료진이 수술실에서 생일파티를 한 사실이 SNS를 통해 논란이 되고, 여고생이 성형수술을 받다가 뇌사에 빠지는 등 수술실 CCTV에 대한 여론이 커지던 시기였다. 하지만 법안은 제대로 논의조차 못 되고 폐기됐다.


2016년 강남의 한 성형외과에서 고(故) 권대희씨가 안면윤곽 수술 중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자 국내 의료계의 수술 관행에 대한 비판 여론이 다시 높아졌다. 


당시 유족이 확보한 CCTV 영상에는 의사가 수술을 다 마치지 않고 다른 수술실로 이동하거나 간호조무사가 의사 없이 지혈하는 장면 등이 담겨있었다. 이때도 20대 국회에서 CCTV 설치 법안이 다시 발의됐지만 상임위 문턱을 넘지 못하고 흐지부지 폐기됐다.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 법안은 21대 국회에서 다시 수면위에 올랐다. 최근 인천과 광주의 척추전문병원에서 대리수술을 했다는 의혹이 언론 등을 통해 제기된데다 한 대학병원 인턴이 수술실에서 마취된 여성들을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사실이 논란이 됐다.

 

 

국민여론 압도적 찬성


정부는 수술실 CCTV 설치와 관련, 정치권과 이해관계자의 다양한 이견을 조율 중이다. 대표적으로 수술실 내부가 아닌 외부에 CCTV를 설치하도록 하는 방안, 상급종합병원에 우선 도입하고 순차적으로 확대해 나가자는 방안 등이다.

 

다만 병원의 60%가량은 이미 수술실 외부에 CCTV를 두고 있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다. 앞서 어린이집 CCTV 설치 의무화법도 인천 송도 아동학대 사건을 계기로 학부모와 어린이집 원장 · 보육교사가 팽팽하게 맞서 논란이 됐다. 


하지만 진통 끝에 국회를 통과해 지난 2015년 9월부터 시행되고 있다. CCTV 설치비용은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각각 40%를 지원하고, 어린이집은 나머지 20%를 부담하도록 했다.


한편 국민 10명 중 8명이 수술실 폐쇄회로(CCTV) 설치법 제정에 찬성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국민권익위원회가 4개 여론조사 전문기관에 의뢰해 지난달 21일부터 23일까지 사흘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6명 대상으로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한 결과 수술실 내 CCTV 설치 법제화에 찬성한다는 의견은 82%, 반대 의견은 13%로 각각 조사됐다.


응답자들은 찬성 이유로 ▲의료사고 입증책임 명확화 ▲대리수술 등 불법행위 감시 ▲안전하게 수술받을 환자의 권리 ▲ 의료진 간의 폭언 · 폭행 예방 등을 위해 필요하다는 의견을 꼽았다고 권익위는 밝혔다.


반대 이유로는 ▲소극적 · 방어적 수술 ▲어려운 수술 회피 등 부작용 ▲의료행위에 대한 과도한 관여 및 의료인 인권 침해 ▲수술환자의 신체부위 노출 및 녹화파일에 대한 저장 · 관리의 어려움 등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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