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임직원들이 정부의 구제금융까지 초래하는 상황에 이르기까지 그동안 과도하게 돈잔치를 벌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금융업계 자료에 따르면 7대 시중은행은 연간 10조원에 육박하는 이익을 올리면서 주주들에게 수조원대 배당을 지급하고 임원들은 최고 20억원의 연봉을 받아가고 있다.
우리, SC제일, 하나, 신한, 국민, 씨티, 외환 등 7개 시중은행은 2005년부터 작년까지 3년간 총 26조110억원(이익)을 벌었다.
2005년과 2006년 순이익은 각각 8조5712억원, 8조766억원, 작년에는 9조3631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올해 상반기 순이익도 4조4886억원으로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예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기업 및 가계대출 등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을 은행들은 주로 외국인 주주들에게 퍼주고 있다. 7대 시중은행이 2005년부터 작년까지 주주들에게 지급한 배당총액은 6조8000억원이며 이중 외국인 배당금액이 4조4000억원으로 65%에 달한다.
2005년에는 총 배당금 1조3659억원의 44%인 6139억원만 외국인 배당금으로 지급했으나 2006년에는 3조21억원의 68%인 2조620억원, 작년에는 2조4341억원의 71%인 1조7345억원을 각각 외국인 배당금으로 지출했다.
금융감독원은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자산건전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면서 은행들에게 고배당 자제를 요구하고 있다.
은행들은 또 정부가 세워준 높은 진입장벽 안에서 막대한 돈을 벌면서 임원들에게 최대 20억원의 연봉을 지급하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신학용(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작년 기준으로 국민은행장이 20억2500만원의 연봉을 받는 것을 비롯해 하나은행장(10억800만원), 우리은행장(9억400만원), 신한은행(6억8100만원) 등 4대 시중은행장의 연봉은 6억~20억원에 달했다.
임원 평균연봉도 국민은행이 5억2200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신한은행(4억3100만원), 우리은행(3억3500만원), 하나은행(1억7700만원) 순이었다. 4대 시중은행의 감사 연봉도 4억~7억원대로 다른 금융회사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5개 시중은행 해외점포의 자산은 지난 6월 말 현재 외환은행 113억 달러, 우리은행 110억 달러, 신한은행 90억 달러, 하나은행 46억 달러, 국민은행 29억 달러 등 총 388억 달러로 나타났다. 또 본점이 관리하는 해외자산은 150억 달러에 이르지만 우리은행과 신한은행만 최근 4800만 달러의 자산을 매각하는데 그쳐 자구 의지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신학용 의원은 "정부의 은행 대외채무 보증안에 대한 국회동의 과정에서 국민들이 납득할 만한 구체적 실천 방안이 도출돼야 한다"며 "행장과 임원들이 연봉을 얼마나 줄이겠다는 답변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 의원은 이어 "최근 미국, 독일, 스웨덴 등이 금융기관 경영진의 보수를 제한하는 법규를 마련하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도 이 문제를 제도적으로 정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은행들의 빈약한 사회공헌 활동도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7개 시중은행들의 지난해 순이익 대비 기부금 비율은 1%가 조금 넘어 상장사 평균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게다가 사회공헌활동에 나서고 있는 은행들도 비용의 30%를 홍보나 마케팅 성격이 강한 문화, 스포츠, 예술 분야에 지출해 의도의 순수성을 의심받고 있다.
시중은행의 작년 재무재표상 기부금은 총 1111억원으로 전체 순이익의 1.18%에 그쳐 상장사 평균 2.6%에 크게 못 미친다.
외국계 은행들이 특히 기부에 인색해서 SC제일은행과 씨티은행은 작년 이익금 대비 기부율이 각각 0.38%, 0.64%에 그쳤고, 미국계 사모펀드인 론스타가 최대주주인 외환은행은 0.29%로 주요 은행들 중에 가장 낮았다.
우리은행(1.04%)과 하나은행(2.09%), 국민은행(1.14%), 신한은행(1.85%) 등 4대 시중은행도 모두 상장사 평균에는 못 미쳤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국민들의 혈세로 지원 받는 은행들의 사회공헌활동이 지나치게 빈약하다"며 "이번 정부의 유동성 지원을 계기로 은행의 사회적 책임경영을 강화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지난 19일 은행의 외화유동성 개선을 위해 1천억 달러 규모로 대외채무를 보증해주기로 했으며 은행들의 만기연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은행채를 한국은행의 발권력을 동원해 매입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서울] (05510)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35가길11 (신천동) 한신빌딩 10층 | TEL : (02)412-3228~9 | FAX : (02) 412-1425
창간발행인 겸 편집인 회장 강신한 | 대표 박성태 | 개인정보책임자 이경숙 | 청소년보호책임자 김지원 l 등록번호 : 서울 아,00280 | 등록일 : 2006-11-3 | 발행일 : 2006-11-3
Copyright ⓒ 1989 - 2025 SISA NEWS All rights reserved. Contact webmaster@sisa-news.com for more information
시사뉴스의 모든 컨텐츠를 무단복제 사용할 경우에는 저작권 법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